[뉴스 인사이트]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벤틀리까지…강남서 무슨 일이

입력 2023.09.18 (18:28) 수정 2023.09.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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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강남에서 고급 외제차량 운전자들의 소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약을 투약한 운전자가 연루된 일명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사건, 그리고 음주 운전자가 사고를 냈던 '벤틀리' 사건입니다.

초고가 차량들을 둘러싸고 벌어진 잇딴 사고들이 엉뚱하게 조폭 수사로도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사회부 이희연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최근에 있었던 벤틀리 사건, 먼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있던 일입니다.

벤틀리 차량이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피하려다가 택시를 들이받은 건데요.

화면으로 먼저 보시겠습니다.

흰색 벤틀리 한 대가 도로 위를 매우 빠른 속도로 질주하더니, 이내 택시를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택시 기사와 승객이 다쳤고, 이미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이 현장에서 20대 남성 운전자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당시에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던 운전자는 나중에 "음주 상태였다"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미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겁니다.

[앵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큰 인명피해가 있을 법 했네요.

최근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고급 외제차를 둘러싼 소동, 이게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명 '람보르기니 사건'과 '롤스로이스 사건'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겁니다.

'람보르기니 사건'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30대 남성 홍 모 씨가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위협한 뒤, 차량을 몰고 달아난 사건입니다.

홍 씨는 도주 3시간여 만에 신사동에서 붙잡혔는데요.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게 체포 당시 영상입니다.

휘청이기도 하고, 앞으로 넘어지기도 하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요.

마약 간이 검사 결과,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롤스로이스 사건'도 이 사건과 판박인데요.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를 덮쳐, 지나가던 20대 여성이 크게 다치게 한 사건입니다.

이 운전자도 체내에서 케타민,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 7종이 검출됐습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벤틀리 사건'은 음주운전,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사건'은 약물 운전인 거네요.

이 운전자들이 마약을 어디서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피의자들은 모두 '병원'에서 마약성 약물을 구했습니다.

람보르기니 운전자 홍 씨는 사건 당일에 피부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 두 곳을 방문해 수면 마취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출된 약물 중 필로폰과 엑스터시는 마취제 성분은 아니라서 경찰은 이들에 대한 입수 경위를 조사중입니다.

또,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모 씨도 당일에 한 성형외과에서 9시간 넘게 시술을 받으면서 마약류 수면제를 투약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신 씨는 그 전에도 병원 4곳을 돌며 16차례 약물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와 관련해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처방이 적법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사건들이 단순 마약 건으로 그친게 아니라 이른바 'MZ 조폭' 수사로도 번져나가고 있다던데, 이건 어떤 의미죠?

[기자]

네, 이번 사고들에 시선이 모인 건 해당 차량들이 모두 대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차량이기도 했기 때문인데요.

운전자들이 모두 젊은 청년들이라서, 구입 자금의 출처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들이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신 씨의 주거지에선 1억 3천여만 원 상당의 현금 돈다발이 발견됐는데, 이 돈이 범죄와 연관됐는지, 경찰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신 씨가 이른바 'MZ 조폭'이라 불리는 95년생 또래 모임에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불법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는 의혹이 제기 됐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람보르기니 운전자 홍 씨도 신 씨와 서로 아는 사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오늘 "일명 MZ조폭과 관련한 사건들을 취합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교통사고로 촉발된 수사가 다른 방향으로도 뻗어나가는 모양새네요.

계속되는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듯한데,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기자]

네, 경찰은 우선 오늘부터 약 2개월간 교통질서 특별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음주운전은 물론,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약물운전'까지 중점적으로 단속하겠다는 겁니다.

음주 의심 차량은 사고 예방 차원에서 적극 단속하고요.

이 과정에서 약물 의심 차량이 발견될 경우 초기부터 마약팀, 강력팀과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음주운전'에 더해 이제는 '약물운전'까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단속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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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트]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벤틀리까지…강남서 무슨 일이
    • 입력 2023-09-18 18:28:42
    • 수정2023-09-18 1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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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강남에서 고급 외제차량 운전자들의 소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약을 투약한 운전자가 연루된 일명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사건, 그리고 음주 운전자가 사고를 냈던 '벤틀리' 사건입니다.

초고가 차량들을 둘러싸고 벌어진 잇딴 사고들이 엉뚱하게 조폭 수사로도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사회부 이희연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장 최근에 있었던 벤틀리 사건, 먼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있던 일입니다.

벤틀리 차량이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를 피하려다가 택시를 들이받은 건데요.

화면으로 먼저 보시겠습니다.

흰색 벤틀리 한 대가 도로 위를 매우 빠른 속도로 질주하더니, 이내 택시를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택시 기사와 승객이 다쳤고, 이미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이 현장에서 20대 남성 운전자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당시에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던 운전자는 나중에 "음주 상태였다"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미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겁니다.

[앵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 큰 인명피해가 있을 법 했네요.

최근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고급 외제차를 둘러싼 소동, 이게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명 '람보르기니 사건'과 '롤스로이스 사건'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겁니다.

'람보르기니 사건'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30대 남성 홍 모 씨가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위협한 뒤, 차량을 몰고 달아난 사건입니다.

홍 씨는 도주 3시간여 만에 신사동에서 붙잡혔는데요.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게 체포 당시 영상입니다.

휘청이기도 하고, 앞으로 넘어지기도 하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요.

마약 간이 검사 결과,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롤스로이스 사건'도 이 사건과 판박인데요.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를 덮쳐, 지나가던 20대 여성이 크게 다치게 한 사건입니다.

이 운전자도 체내에서 케타민,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의약품 7종이 검출됐습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벤틀리 사건'은 음주운전,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사건'은 약물 운전인 거네요.

이 운전자들이 마약을 어디서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피의자들은 모두 '병원'에서 마약성 약물을 구했습니다.

람보르기니 운전자 홍 씨는 사건 당일에 피부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 두 곳을 방문해 수면 마취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검출된 약물 중 필로폰과 엑스터시는 마취제 성분은 아니라서 경찰은 이들에 대한 입수 경위를 조사중입니다.

또,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모 씨도 당일에 한 성형외과에서 9시간 넘게 시술을 받으면서 마약류 수면제를 투약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신 씨는 그 전에도 병원 4곳을 돌며 16차례 약물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이와 관련해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처방이 적법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사건들이 단순 마약 건으로 그친게 아니라 이른바 'MZ 조폭' 수사로도 번져나가고 있다던데, 이건 어떤 의미죠?

[기자]

네, 이번 사고들에 시선이 모인 건 해당 차량들이 모두 대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차량이기도 했기 때문인데요.

운전자들이 모두 젊은 청년들이라서, 구입 자금의 출처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들이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신 씨의 주거지에선 1억 3천여만 원 상당의 현금 돈다발이 발견됐는데, 이 돈이 범죄와 연관됐는지, 경찰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신 씨가 이른바 'MZ 조폭'이라 불리는 95년생 또래 모임에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불법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라는 의혹이 제기 됐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람보르기니 운전자 홍 씨도 신 씨와 서로 아는 사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오늘 "일명 MZ조폭과 관련한 사건들을 취합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교통사고로 촉발된 수사가 다른 방향으로도 뻗어나가는 모양새네요.

계속되는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듯한데,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기자]

네, 경찰은 우선 오늘부터 약 2개월간 교통질서 특별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음주운전은 물론, 최근 빈번해지고 있는 '약물운전'까지 중점적으로 단속하겠다는 겁니다.

음주 의심 차량은 사고 예방 차원에서 적극 단속하고요.

이 과정에서 약물 의심 차량이 발견될 경우 초기부터 마약팀, 강력팀과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음주운전'에 더해 이제는 '약물운전'까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단속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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