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명의 달라도 되는 점 악용”…공공근로 수당 ‘3억 원’ 횡령

입력 2023.09.18 (19:20) 수정 2023.09.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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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고흥군의 한 공무직 직원이 공공근로를 하다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의 급여를 가로채 횡령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횡령한 돈이 3억 원이 넘습니다.

다른 사람 계좌로도 급여가 지급되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방자치단체가 노인이나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공근로사업.

마을 꽃길 가꾸기나 환경 정비 등의 일을 합니다.

전남 고흥군의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한 A씨는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A씨 이름으로 급여는 계속 지급됐습니다.

실제 돈을 받아간 사람은 A씨가 아닌 고흥군청의 공공근로 업무 담당자인 공무직 B씨, B씨는 A씨가 계속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1차 결재를 받은 뒤. 급여 수령 계좌를 자신의 자녀 계좌로 바꿔 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남 고흥군 관계자 : "첫 번째 결재가 나면 연계되어서 지출이 되는 시스템으로 가는 건데 거기서 (엑셀) 파일을 바꿀 수가 있더라고요."]

감사원은 B씨가 2020년부터 이 같은 방법으로 중도 포기한 공공근로자 백여 명의 급여를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횡령 금액은 3억 원이 넘습니다.

지방재정관리시스템인 e-호조 시스템은 일한 사람과 예금주가 달라도 급여가 지급된다는 허점을 노린 겁니다.

[전남 고흥군 관계자 : "신용불량자라거나 이런 분들이 계세요. 가끔 (급여 계좌를) 자녀 계좌라든가 '이렇게 바꿔주세요' 라고 (요청합니다.)"]

고흥군은 실제 일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무 일지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B씨는 감사가 시작되자 횡령한 금액을 모두 변제했고, 고흥군은 B씨를 직위해제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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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좌 명의 달라도 되는 점 악용”…공공근로 수당 ‘3억 원’ 횡령
    • 입력 2023-09-18 19:20:41
    • 수정2023-09-18 19:33:44
    뉴스 7
[앵커]

전남 고흥군의 한 공무직 직원이 공공근로를 하다 중도에 포기한 사람들의 급여를 가로채 횡령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횡령한 돈이 3억 원이 넘습니다.

다른 사람 계좌로도 급여가 지급되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방자치단체가 노인이나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공근로사업.

마을 꽃길 가꾸기나 환경 정비 등의 일을 합니다.

전남 고흥군의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한 A씨는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A씨 이름으로 급여는 계속 지급됐습니다.

실제 돈을 받아간 사람은 A씨가 아닌 고흥군청의 공공근로 업무 담당자인 공무직 B씨, B씨는 A씨가 계속 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1차 결재를 받은 뒤. 급여 수령 계좌를 자신의 자녀 계좌로 바꿔 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남 고흥군 관계자 : "첫 번째 결재가 나면 연계되어서 지출이 되는 시스템으로 가는 건데 거기서 (엑셀) 파일을 바꿀 수가 있더라고요."]

감사원은 B씨가 2020년부터 이 같은 방법으로 중도 포기한 공공근로자 백여 명의 급여를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횡령 금액은 3억 원이 넘습니다.

지방재정관리시스템인 e-호조 시스템은 일한 사람과 예금주가 달라도 급여가 지급된다는 허점을 노린 겁니다.

[전남 고흥군 관계자 : "신용불량자라거나 이런 분들이 계세요. 가끔 (급여 계좌를) 자녀 계좌라든가 '이렇게 바꿔주세요' 라고 (요청합니다.)"]

고흥군은 실제 일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무 일지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B씨는 감사가 시작되자 횡령한 금액을 모두 변제했고, 고흥군은 B씨를 직위해제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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