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인도 쌀 수출 금지…배경과 영향은?

입력 2023.09.19 (10:48) 수정 2023.09.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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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쌀 작황에 타격을 받으면서 최근 쌀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한 배경과 세계 식량시장에 미치는 영향 알아봅니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연결돼 있습니다.

최근 인도가 잇단 쌀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그 내용과 수출 제한의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답변]

지난 7월 20일 인도가 쌀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작년에 싸래기 수출 금지에 이어 향미쌀을 제외한 모든 백미에 대해 수출금지령을 내린 것입니다.

이는 최근의 기상이변으로 지난 6월에 심한 가뭄이 있었고 이어서 집중호우로 홍수가 범람하여 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인도 국내 쌀값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겁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수출국으로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2021/22년 쌀 수출량은 2,121만톤으로 우리나라 1년 생산량의 5배를 넘습니다.

인도의 수출제한조치가 장기화되면 인도 쌀을 주로 수입해 먹는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국가는 커다란 식량난을 겪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90% 정도 자급하고 있으므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쌀의 국제가격이 오르면 다른 곡물가격도 따라서 오를 수 있습니다.

2007/08년 미국이 옥수수를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하면서 옥수수 국제가격이 급등하였는데 이에 덩달아서 쌀, 밀, 콩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해 세계 곡물파동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필리핀을 비롯해서 약 30개 국가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앵커]

기후 변화가 세계 식량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설명해 주시죠.

[답변]

우리는 금년에 가장 더운 여름을 겪었는데 앞으로는 더 더워진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하고 있으며, 사과의 재배적지는 이미 대구에서 강원도로 올라갔습니다.

남해안에는 키위, 무화과 등 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기온이 올라 포도의 재배적지에서 벗어나게 되고, 명품 포도주의 산지라는 명성이 곧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강우량이 감소해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지에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으로 집중호우와 가뭄이 세계적으로 빈번히 발생해 식량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0/11년에는 건조한 대륙인 호주에서 큰 홍수가 일어나고, 태국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중국도 대규모 가뭄과 홍수가 일어나 세계 곡물가격이 최고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러한 기상이변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는 농산물 수송과 가공유통에 차질이 생겨 아프리카를 비롯한 가난한 지역의 영양실조 인구가 8억명 정도로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의 식량자급률을 포함해 식량안보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식량안보지수가 최하위이며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곡물자급률이 20% 이하로 떨어지고 있으며, 양곡관리법에 의해 비축되는 쌀의 양은 80만톤 밖에 안 돼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2개월 이내에 국민이 먹을 식량이 동이 납니다.

기후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뿐만 아니라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신냉전시대의 도래로 세계의 식량 사정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주요 생산국들이 곡물수출을 제한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사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로 오는 식량수송선의 주요항로이기 때문에 이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런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식량을 충분히(최소한 6개월분) 비축하고, 식량위기에서 취약한 저소득 영세민에게 쌀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국가이고 통일이 되면 150만톤 내외의 양곡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를 대비하여 120만톤의 쌀을 상시 비축해야 합니다.

또한 통일이 되었을 때 즉각적으로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지원하려면 남한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대한민국 식량안보특별법 초안’을 작성하여 국회의원 전원에게 발송했는데, 이 초안에 기초하여 지난 6월 말 국회 윤준병의원을 비롯한 12명의 의원이 ‘식량안보특별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이 하루속히 국회를 통과해 식량안보가 탄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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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9 10:48:02
    • 수정2023-09-19 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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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가 쌀 작황에 타격을 받으면서 최근 쌀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한 배경과 세계 식량시장에 미치는 영향 알아봅니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 연결돼 있습니다.

최근 인도가 잇단 쌀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그 내용과 수출 제한의 배경을 설명해 주시죠.

[답변]

지난 7월 20일 인도가 쌀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작년에 싸래기 수출 금지에 이어 향미쌀을 제외한 모든 백미에 대해 수출금지령을 내린 것입니다.

이는 최근의 기상이변으로 지난 6월에 심한 가뭄이 있었고 이어서 집중호우로 홍수가 범람하여 쌀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인도 국내 쌀값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겁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쌀 수출국으로 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2021/22년 쌀 수출량은 2,121만톤으로 우리나라 1년 생산량의 5배를 넘습니다.

인도의 수출제한조치가 장기화되면 인도 쌀을 주로 수입해 먹는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국가는 커다란 식량난을 겪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90% 정도 자급하고 있으므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쌀의 국제가격이 오르면 다른 곡물가격도 따라서 오를 수 있습니다.

2007/08년 미국이 옥수수를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하면서 옥수수 국제가격이 급등하였는데 이에 덩달아서 쌀, 밀, 콩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해 세계 곡물파동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필리핀을 비롯해서 약 30개 국가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앵커]

기후 변화가 세계 식량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설명해 주시죠.

[답변]

우리는 금년에 가장 더운 여름을 겪었는데 앞으로는 더 더워진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온대에서 아열대로 변하고 있으며, 사과의 재배적지는 이미 대구에서 강원도로 올라갔습니다.

남해안에는 키위, 무화과 등 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기온이 올라 포도의 재배적지에서 벗어나게 되고, 명품 포도주의 산지라는 명성이 곧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강우량이 감소해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지에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으로 집중호우와 가뭄이 세계적으로 빈번히 발생해 식량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0/11년에는 건조한 대륙인 호주에서 큰 홍수가 일어나고, 태국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고 중국도 대규모 가뭄과 홍수가 일어나 세계 곡물가격이 최고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러한 기상이변이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는 농산물 수송과 가공유통에 차질이 생겨 아프리카를 비롯한 가난한 지역의 영양실조 인구가 8억명 정도로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한국의 식량자급률을 포함해 식량안보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식량안보지수가 최하위이며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곡물자급률이 20% 이하로 떨어지고 있으며, 양곡관리법에 의해 비축되는 쌀의 양은 80만톤 밖에 안 돼 한반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2개월 이내에 국민이 먹을 식량이 동이 납니다.

기후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뿐만 아니라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신냉전시대의 도래로 세계의 식량 사정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주요 생산국들이 곡물수출을 제한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돈이 있어도 식량을 사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로 오는 식량수송선의 주요항로이기 때문에 이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런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식량을 충분히(최소한 6개월분) 비축하고, 식량위기에서 취약한 저소득 영세민에게 쌀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국가이고 통일이 되면 150만톤 내외의 양곡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를 대비하여 120만톤의 쌀을 상시 비축해야 합니다.

또한 통일이 되었을 때 즉각적으로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지원하려면 남한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대한민국 식량안보특별법 초안’을 작성하여 국회의원 전원에게 발송했는데, 이 초안에 기초하여 지난 6월 말 국회 윤준병의원을 비롯한 12명의 의원이 ‘식량안보특별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이 하루속히 국회를 통과해 식량안보가 탄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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