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관타나모서 재판 전 심리 재개…“고문 실상 이랬다”
입력 2023.09.20 (07:21)
수정 2023.09.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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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로 약 3천 명이 숨진 후 미국은 전 세계를 뒤져 테러 용의자들을 잡아들였습니다.
특히 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했던 용의자 5명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채 20년 넘도록 법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문 과정에서의 고문과 인권 침해 등이 폭로되면서 재판이 지연됐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재판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타나모 기지의 9.11 재판 상황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양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로 향하는 배편.
검찰과 변호인들, 9.11 희생자 유족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재판 전 심리에 참여하기 위해섭니다.
철조망 너머엔 9.11 테러 설계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5명이 수감돼 있습니다.
20년 넘게 독방에 갇혀있는데, 재판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테러를 자백했지만 고문으로 나온 증거인 만큼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고문으로 인해 받은 자백의 효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5월 기밀해제 된 CIA 문건입니다.
9.11 테러에 자금을 댔던 용의자는 자필로 고문 실태를 기록했습니다.
[음성 대역 : "옷을 벗기고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때리고 물고문을 하면서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을 틀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9.11 테러 용의자 아마르 알 발루치 변호인 : "CIA가 한 말입니다. 심문관들은 발루치의 머리를 벽에 찧는 데 지쳤습니다. 그래서 번갈아 가면서 하기로 했죠. 몇 시간씩 돌아가면서 벽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음성 대역 : "천장에 얼마나 매달려 있었는지 다리가 퉁퉁 부어 감각이 없었습니다. 의사가 심문관에서 말하더군요. '충분히 붓지 않았군. 더 부어도 돼.'"]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변호인 : "의료지원을 둘러싼 거대한 관료주의가 존재합니다. 군 고위층조차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워요. 그러니 수용자들에게 주어지는 치료는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지금도 미군은 관타나모 기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코넬/변호인 : "관타나모에서는 본질적으로 투명성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위에서는 일부러 혼돈을 만들어 통제를 하고 있죠."]
이곳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이름은 캠프 저스티스, 정의롭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정의구현과는 거리가 먼 비밀, 고문, 통제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 변호인과 시민단체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용의자 5명이 출석하는 심리는 현지 시각 19일부터 열립니다.
정식 재판이 시작될지는 군 재판부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웅/그래픽:채상훈/자료조사:이은결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로 약 3천 명이 숨진 후 미국은 전 세계를 뒤져 테러 용의자들을 잡아들였습니다.
특히 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했던 용의자 5명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채 20년 넘도록 법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문 과정에서의 고문과 인권 침해 등이 폭로되면서 재판이 지연됐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재판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타나모 기지의 9.11 재판 상황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양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로 향하는 배편.
검찰과 변호인들, 9.11 희생자 유족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재판 전 심리에 참여하기 위해섭니다.
철조망 너머엔 9.11 테러 설계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5명이 수감돼 있습니다.
20년 넘게 독방에 갇혀있는데, 재판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테러를 자백했지만 고문으로 나온 증거인 만큼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고문으로 인해 받은 자백의 효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5월 기밀해제 된 CIA 문건입니다.
9.11 테러에 자금을 댔던 용의자는 자필로 고문 실태를 기록했습니다.
[음성 대역 : "옷을 벗기고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때리고 물고문을 하면서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을 틀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9.11 테러 용의자 아마르 알 발루치 변호인 : "CIA가 한 말입니다. 심문관들은 발루치의 머리를 벽에 찧는 데 지쳤습니다. 그래서 번갈아 가면서 하기로 했죠. 몇 시간씩 돌아가면서 벽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음성 대역 : "천장에 얼마나 매달려 있었는지 다리가 퉁퉁 부어 감각이 없었습니다. 의사가 심문관에서 말하더군요. '충분히 붓지 않았군. 더 부어도 돼.'"]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변호인 : "의료지원을 둘러싼 거대한 관료주의가 존재합니다. 군 고위층조차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워요. 그러니 수용자들에게 주어지는 치료는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지금도 미군은 관타나모 기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코넬/변호인 : "관타나모에서는 본질적으로 투명성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위에서는 일부러 혼돈을 만들어 통제를 하고 있죠."]
이곳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이름은 캠프 저스티스, 정의롭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정의구현과는 거리가 먼 비밀, 고문, 통제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 변호인과 시민단체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용의자 5명이 출석하는 심리는 현지 시각 19일부터 열립니다.
정식 재판이 시작될지는 군 재판부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웅/그래픽:채상훈/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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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3-09-20 07:54:56
[앵커]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로 약 3천 명이 숨진 후 미국은 전 세계를 뒤져 테러 용의자들을 잡아들였습니다.
특히 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했던 용의자 5명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채 20년 넘도록 법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문 과정에서의 고문과 인권 침해 등이 폭로되면서 재판이 지연됐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재판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타나모 기지의 9.11 재판 상황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양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로 향하는 배편.
검찰과 변호인들, 9.11 희생자 유족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재판 전 심리에 참여하기 위해섭니다.
철조망 너머엔 9.11 테러 설계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5명이 수감돼 있습니다.
20년 넘게 독방에 갇혀있는데, 재판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테러를 자백했지만 고문으로 나온 증거인 만큼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고문으로 인해 받은 자백의 효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5월 기밀해제 된 CIA 문건입니다.
9.11 테러에 자금을 댔던 용의자는 자필로 고문 실태를 기록했습니다.
[음성 대역 : "옷을 벗기고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때리고 물고문을 하면서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을 틀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9.11 테러 용의자 아마르 알 발루치 변호인 : "CIA가 한 말입니다. 심문관들은 발루치의 머리를 벽에 찧는 데 지쳤습니다. 그래서 번갈아 가면서 하기로 했죠. 몇 시간씩 돌아가면서 벽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음성 대역 : "천장에 얼마나 매달려 있었는지 다리가 퉁퉁 부어 감각이 없었습니다. 의사가 심문관에서 말하더군요. '충분히 붓지 않았군. 더 부어도 돼.'"]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변호인 : "의료지원을 둘러싼 거대한 관료주의가 존재합니다. 군 고위층조차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워요. 그러니 수용자들에게 주어지는 치료는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지금도 미군은 관타나모 기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코넬/변호인 : "관타나모에서는 본질적으로 투명성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위에서는 일부러 혼돈을 만들어 통제를 하고 있죠."]
이곳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이름은 캠프 저스티스, 정의롭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정의구현과는 거리가 먼 비밀, 고문, 통제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 변호인과 시민단체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용의자 5명이 출석하는 심리는 현지 시각 19일부터 열립니다.
정식 재판이 시작될지는 군 재판부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웅/그래픽:채상훈/자료조사:이은결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로 약 3천 명이 숨진 후 미국은 전 세계를 뒤져 테러 용의자들을 잡아들였습니다.
특히 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했던 용의자 5명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수감된 채 20년 넘도록 법적 판단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문 과정에서의 고문과 인권 침해 등이 폭로되면서 재판이 지연됐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재판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타나모 기지의 9.11 재판 상황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양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로 향하는 배편.
검찰과 변호인들, 9.11 희생자 유족들로 북적입니다.
코로나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재판 전 심리에 참여하기 위해섭니다.
철조망 너머엔 9.11 테러 설계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5명이 수감돼 있습니다.
20년 넘게 독방에 갇혀있는데, 재판은 시작도 못 했습니다.
테러를 자백했지만 고문으로 나온 증거인 만큼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코넬/수석 변호인 : "고문으로 인해 받은 자백의 효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증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5월 기밀해제 된 CIA 문건입니다.
9.11 테러에 자금을 댔던 용의자는 자필로 고문 실태를 기록했습니다.
[음성 대역 : "옷을 벗기고 천장에 매달았습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때리고 물고문을 하면서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을 틀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9.11 테러 용의자 아마르 알 발루치 변호인 : "CIA가 한 말입니다. 심문관들은 발루치의 머리를 벽에 찧는 데 지쳤습니다. 그래서 번갈아 가면서 하기로 했죠. 몇 시간씩 돌아가면서 벽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음성 대역 : "천장에 얼마나 매달려 있었는지 다리가 퉁퉁 부어 감각이 없었습니다. 의사가 심문관에서 말하더군요. '충분히 붓지 않았군. 더 부어도 돼.'"]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했습니다.
[알카 프리드한/변호인 : "의료지원을 둘러싼 거대한 관료주의가 존재합니다. 군 고위층조차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려워요. 그러니 수용자들에게 주어지는 치료는 어떨까요? 대단하겠죠."]
지금도 미군은 관타나모 기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코넬/변호인 : "관타나모에서는 본질적으로 투명성이란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위에서는 일부러 혼돈을 만들어 통제를 하고 있죠."]
이곳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이름은 캠프 저스티스, 정의롭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정의구현과는 거리가 먼 비밀, 고문, 통제로 얼룩져 있다는 것이 변호인과 시민단체들의 일관된 설명입니다.
용의자 5명이 출석하는 심리는 현지 시각 19일부터 열립니다.
정식 재판이 시작될지는 군 재판부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관타나모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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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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