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일회용품 줄이자” 협약 무색…함성 뒤 청소노동자 ‘한숨’ [현장K]
입력 2023.09.22 (21:19)
수정 2023.09.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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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 경기장 찾는 분들 많습니다.
응원전에, 갖가지 먹거리까지...
즐길 때는 좋은데 여기서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관심 밖입니다.
올해 처음 한국야구위원회가 일회용품 덜 쓰겠다고 협약도 맺었는데 좀 달라졌을까요?
김화영, 신현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원 열기로 가득 찬 야구장.
응원 도구는 필수, 치킨과 맥주로 흥을 돋웁니다.
응원 도구도, 음식 용기도, 모두 '일회용품'입니다.
[임채연/경기 고양시 : "일회용품 아니면 집에서 가져와야 하니까 일회용품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올해 4월,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환경부는 처음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고 협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비닐 막대풍선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일회용 응원 도구를 사서 구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노점상/음성변조 : "(이거 안에 들고 갈 수 있어요?) 네, 다 들어가요. (반입금지라고 돼 있는데.) 말만 그렇게 돼 있지 다 가져가요."]
구장 측 제재는 없습니다.
[검표 직원/음성변조 : "(이거 들고 가도 돼요? 응원봉 괜찮아요?) 네, 딱히 규제는 안 해요."]
[임승재/서울 은평구 : "왜냐면 (노점상에서) 파니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팔지 않을까'라고 생각해가지고 산 거라..."]
일회용 식음료 용기 사용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10대 구단의 홈 구장 9곳 중 식음료 '다회 용기'를 제공하는 곳은 단 2곳뿐.
이마저도 일부 매장에서만, 관중이 먼저 '요구'해야 제공합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지금 안하고 있어서요, 일반으로 드릴게요. (안 남아 있어요?) 네."]
[음식점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저희가 쓰면 담아주시나요?) 다회용기 있으시면 주세요, 저희는 없어가지고..."]
야구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한 켠엔 일회용품이 한데 섞여 거대한 '쓰레기 산'이 쌓였습니다.
매 경기, 모든 구장이 이렇습니다.
1년 동안 야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만 2천 톤이 넘습니다.
이 2리터짜리 물병 백만 개를 가득 채울 양이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결국 일일이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건데,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리포트]
바로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뒤섞인 쓰레기를 다시 나눠 담느라, 동 틀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통.
청소 노동자의 '노란 장갑'은 쉴 틈이 없습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올라오니까 이렇게 차 있어요. 시작도 안 했는데."]
분리수거는 되고 있을까.
비닐과 종이, 먹다 만 음식물이 뒤섞여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손으로 뒤지며 재활용품을 일일이 솎아내야 합니다.
상자와 음식물을 분리하고, 컵에 가득 찬 음료는 따라 버립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여기 이렇게 버리면 안되는 거거든요."]
한 층에 쓰레기통이 70여 개, 청소노동자 1명이 분리해야 하는 대형 쓰레기 봉투는 20개가 넘습니다.
불꺼진 경기장, 관중석의 쓰레기도 청소 노동자 몫입니다.
제가 직접 치워봤더니, 관중석 한 구역을 돌았는데도 이 45L짜리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꼬박 10시간 작업 끝에 새벽 4시에야 일이 마무리됩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다 아프죠. 밤새도록 일을 해야 하니까."]
KBO와 환경부에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환경부는 점진적으로 사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어서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설명했고, KBO는 분리 배출을 최대한 유도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진예원/녹색연합 활동가 : "구단이 야구장의 쓰레기 배출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내년부터는 일회용 응원도구를 사용하면 구장 측에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잠실야구장 측은 구단들의 일회용 응원도구 생산은 중단됐지만, 관중들을 일일이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며 홍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허수곤/그래픽:서수민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 경기장 찾는 분들 많습니다.
응원전에, 갖가지 먹거리까지...
즐길 때는 좋은데 여기서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관심 밖입니다.
올해 처음 한국야구위원회가 일회용품 덜 쓰겠다고 협약도 맺었는데 좀 달라졌을까요?
김화영, 신현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원 열기로 가득 찬 야구장.
응원 도구는 필수, 치킨과 맥주로 흥을 돋웁니다.
응원 도구도, 음식 용기도, 모두 '일회용품'입니다.
[임채연/경기 고양시 : "일회용품 아니면 집에서 가져와야 하니까 일회용품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올해 4월,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환경부는 처음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고 협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비닐 막대풍선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일회용 응원 도구를 사서 구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노점상/음성변조 : "(이거 안에 들고 갈 수 있어요?) 네, 다 들어가요. (반입금지라고 돼 있는데.) 말만 그렇게 돼 있지 다 가져가요."]
구장 측 제재는 없습니다.
[검표 직원/음성변조 : "(이거 들고 가도 돼요? 응원봉 괜찮아요?) 네, 딱히 규제는 안 해요."]
[임승재/서울 은평구 : "왜냐면 (노점상에서) 파니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팔지 않을까'라고 생각해가지고 산 거라..."]
일회용 식음료 용기 사용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10대 구단의 홈 구장 9곳 중 식음료 '다회 용기'를 제공하는 곳은 단 2곳뿐.
이마저도 일부 매장에서만, 관중이 먼저 '요구'해야 제공합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지금 안하고 있어서요, 일반으로 드릴게요. (안 남아 있어요?) 네."]
[음식점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저희가 쓰면 담아주시나요?) 다회용기 있으시면 주세요, 저희는 없어가지고..."]
야구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한 켠엔 일회용품이 한데 섞여 거대한 '쓰레기 산'이 쌓였습니다.
매 경기, 모든 구장이 이렇습니다.
1년 동안 야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만 2천 톤이 넘습니다.
이 2리터짜리 물병 백만 개를 가득 채울 양이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결국 일일이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건데,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리포트]
바로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뒤섞인 쓰레기를 다시 나눠 담느라, 동 틀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통.
청소 노동자의 '노란 장갑'은 쉴 틈이 없습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올라오니까 이렇게 차 있어요. 시작도 안 했는데."]
분리수거는 되고 있을까.
비닐과 종이, 먹다 만 음식물이 뒤섞여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손으로 뒤지며 재활용품을 일일이 솎아내야 합니다.
상자와 음식물을 분리하고, 컵에 가득 찬 음료는 따라 버립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여기 이렇게 버리면 안되는 거거든요."]
한 층에 쓰레기통이 70여 개, 청소노동자 1명이 분리해야 하는 대형 쓰레기 봉투는 20개가 넘습니다.
불꺼진 경기장, 관중석의 쓰레기도 청소 노동자 몫입니다.
제가 직접 치워봤더니, 관중석 한 구역을 돌았는데도 이 45L짜리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꼬박 10시간 작업 끝에 새벽 4시에야 일이 마무리됩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다 아프죠. 밤새도록 일을 해야 하니까."]
KBO와 환경부에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환경부는 점진적으로 사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어서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설명했고, KBO는 분리 배출을 최대한 유도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진예원/녹색연합 활동가 : "구단이 야구장의 쓰레기 배출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내년부터는 일회용 응원도구를 사용하면 구장 측에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잠실야구장 측은 구단들의 일회용 응원도구 생산은 중단됐지만, 관중들을 일일이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며 홍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허수곤/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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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장 일회용품 줄이자” 협약 무색…함성 뒤 청소노동자 ‘한숨’ [현장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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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22 21:19:35
- 수정2023-09-22 22:02:38
[앵커]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 경기장 찾는 분들 많습니다.
응원전에, 갖가지 먹거리까지...
즐길 때는 좋은데 여기서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관심 밖입니다.
올해 처음 한국야구위원회가 일회용품 덜 쓰겠다고 협약도 맺었는데 좀 달라졌을까요?
김화영, 신현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원 열기로 가득 찬 야구장.
응원 도구는 필수, 치킨과 맥주로 흥을 돋웁니다.
응원 도구도, 음식 용기도, 모두 '일회용품'입니다.
[임채연/경기 고양시 : "일회용품 아니면 집에서 가져와야 하니까 일회용품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올해 4월,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환경부는 처음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고 협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비닐 막대풍선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일회용 응원 도구를 사서 구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노점상/음성변조 : "(이거 안에 들고 갈 수 있어요?) 네, 다 들어가요. (반입금지라고 돼 있는데.) 말만 그렇게 돼 있지 다 가져가요."]
구장 측 제재는 없습니다.
[검표 직원/음성변조 : "(이거 들고 가도 돼요? 응원봉 괜찮아요?) 네, 딱히 규제는 안 해요."]
[임승재/서울 은평구 : "왜냐면 (노점상에서) 파니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팔지 않을까'라고 생각해가지고 산 거라..."]
일회용 식음료 용기 사용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10대 구단의 홈 구장 9곳 중 식음료 '다회 용기'를 제공하는 곳은 단 2곳뿐.
이마저도 일부 매장에서만, 관중이 먼저 '요구'해야 제공합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지금 안하고 있어서요, 일반으로 드릴게요. (안 남아 있어요?) 네."]
[음식점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저희가 쓰면 담아주시나요?) 다회용기 있으시면 주세요, 저희는 없어가지고..."]
야구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한 켠엔 일회용품이 한데 섞여 거대한 '쓰레기 산'이 쌓였습니다.
매 경기, 모든 구장이 이렇습니다.
1년 동안 야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만 2천 톤이 넘습니다.
이 2리터짜리 물병 백만 개를 가득 채울 양이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결국 일일이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건데,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리포트]
바로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뒤섞인 쓰레기를 다시 나눠 담느라, 동 틀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통.
청소 노동자의 '노란 장갑'은 쉴 틈이 없습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올라오니까 이렇게 차 있어요. 시작도 안 했는데."]
분리수거는 되고 있을까.
비닐과 종이, 먹다 만 음식물이 뒤섞여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손으로 뒤지며 재활용품을 일일이 솎아내야 합니다.
상자와 음식물을 분리하고, 컵에 가득 찬 음료는 따라 버립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여기 이렇게 버리면 안되는 거거든요."]
한 층에 쓰레기통이 70여 개, 청소노동자 1명이 분리해야 하는 대형 쓰레기 봉투는 20개가 넘습니다.
불꺼진 경기장, 관중석의 쓰레기도 청소 노동자 몫입니다.
제가 직접 치워봤더니, 관중석 한 구역을 돌았는데도 이 45L짜리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꼬박 10시간 작업 끝에 새벽 4시에야 일이 마무리됩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다 아프죠. 밤새도록 일을 해야 하니까."]
KBO와 환경부에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환경부는 점진적으로 사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어서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설명했고, KBO는 분리 배출을 최대한 유도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진예원/녹색연합 활동가 : "구단이 야구장의 쓰레기 배출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내년부터는 일회용 응원도구를 사용하면 구장 측에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잠실야구장 측은 구단들의 일회용 응원도구 생산은 중단됐지만, 관중들을 일일이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며 홍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허수곤/그래픽:서수민
프로야구 시즌 막바지, 경기장 찾는 분들 많습니다.
응원전에, 갖가지 먹거리까지...
즐길 때는 좋은데 여기서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는 관심 밖입니다.
올해 처음 한국야구위원회가 일회용품 덜 쓰겠다고 협약도 맺었는데 좀 달라졌을까요?
김화영, 신현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응원 열기로 가득 찬 야구장.
응원 도구는 필수, 치킨과 맥주로 흥을 돋웁니다.
응원 도구도, 음식 용기도, 모두 '일회용품'입니다.
[임채연/경기 고양시 : "일회용품 아니면 집에서 가져와야 하니까 일회용품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올해 4월,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환경부는 처음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고 협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비닐 막대풍선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일회용 응원 도구를 사서 구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노점상/음성변조 : "(이거 안에 들고 갈 수 있어요?) 네, 다 들어가요. (반입금지라고 돼 있는데.) 말만 그렇게 돼 있지 다 가져가요."]
구장 측 제재는 없습니다.
[검표 직원/음성변조 : "(이거 들고 가도 돼요? 응원봉 괜찮아요?) 네, 딱히 규제는 안 해요."]
[임승재/서울 은평구 : "왜냐면 (노점상에서) 파니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 팔지 않을까'라고 생각해가지고 산 거라..."]
일회용 식음료 용기 사용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10대 구단의 홈 구장 9곳 중 식음료 '다회 용기'를 제공하는 곳은 단 2곳뿐.
이마저도 일부 매장에서만, 관중이 먼저 '요구'해야 제공합니다.
[카페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지금 안하고 있어서요, 일반으로 드릴게요. (안 남아 있어요?) 네."]
[음식점 직원/음성변조 : "(다회용기 저희가 쓰면 담아주시나요?) 다회용기 있으시면 주세요, 저희는 없어가지고..."]
야구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 한 켠엔 일회용품이 한데 섞여 거대한 '쓰레기 산'이 쌓였습니다.
매 경기, 모든 구장이 이렇습니다.
1년 동안 야구장에서 나오는 폐기물만 2천 톤이 넘습니다.
이 2리터짜리 물병 백만 개를 가득 채울 양이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결국 일일이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건데, 과연 누구의 몫일까요.
[리포트]
바로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뒤섞인 쓰레기를 다시 나눠 담느라, 동 틀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통.
청소 노동자의 '노란 장갑'은 쉴 틈이 없습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올라오니까 이렇게 차 있어요. 시작도 안 했는데."]
분리수거는 되고 있을까.
비닐과 종이, 먹다 만 음식물이 뒤섞여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를 손으로 뒤지며 재활용품을 일일이 솎아내야 합니다.
상자와 음식물을 분리하고, 컵에 가득 찬 음료는 따라 버립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여기 이렇게 버리면 안되는 거거든요."]
한 층에 쓰레기통이 70여 개, 청소노동자 1명이 분리해야 하는 대형 쓰레기 봉투는 20개가 넘습니다.
불꺼진 경기장, 관중석의 쓰레기도 청소 노동자 몫입니다.
제가 직접 치워봤더니, 관중석 한 구역을 돌았는데도 이 45L짜리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습니다.
꼬박 10시간 작업 끝에 새벽 4시에야 일이 마무리됩니다.
[청소노동자/음성변조 :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다 아프죠. 밤새도록 일을 해야 하니까."]
KBO와 환경부에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환경부는 점진적으로 사용을 줄이기로 한 것이어서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설명했고, KBO는 분리 배출을 최대한 유도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진예원/녹색연합 활동가 : "구단이 야구장의 쓰레기 배출 체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내년부터는 일회용 응원도구를 사용하면 구장 측에 3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잠실야구장 측은 구단들의 일회용 응원도구 생산은 중단됐지만, 관중들을 일일이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며 홍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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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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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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