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 사격장에서 가장 많이 만나…시상식 분위기는 냉랭

입력 2023.09.26 (21:25) 수정 2023.09.2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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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대회에는 북한 선수들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때는 남북 단일팀까지 꾸렸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를 만나더라도 거리를 두거나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항저우에서 박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격 남자 10m 러닝타깃 혼합 개인전, 우리나라의 정유진과 북한의 권광일이 공동 2위를 차지해 연장 승부인 슛오프를 치릅니다.

결과는 북한 권광일의 은메달, 정유진의 동메달이었습니다.

시상식장에 나란히 나선 두 선수는 마치 모르는 사이처럼 축하 인사도 없었고 악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권광일은 취재진을 만나는 공간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하며 접촉 자체를 피했습니다.

[정유진/사격 국가대표 : "그런 사람들(북한 선수단 관계자)이 있으면 모르는 척하고 그냥 지나가고, 그분들이 없으면 대화도 조금씩 하고… 많이는 아니고요."]

어제(25일) 단체전 시상식에서는 북한 선수들이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국기 방향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이 시상대 맨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자며 제안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굳은 모습으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메달리스트 모두가 1위 단상에서 사진을 찍는 게 국제 대회 관례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했다고 외신이 꼬집을 정도였습니다.

[하광철/사격 국가대표 : "같이 사진 한 번 찍자고 제가 이야기를 건넸었는데 대답을 안 했었고요. 몸짓으로 저희에게 얘기했을 때는 같이 찍을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대회 때는 용선 등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돼 힘을 합쳐 금메달을 따낸 뒤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진한 우정을 나눴습니다.

[도명숙/2018년 당시 카누 용선 단일팀 북한 선수 : "아리랑, 아리랑 민족… 이런 생각에서 진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5년 전 자카르타와 달라진 풍경은 그사이 냉랭해진 남북 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박선우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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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선수, 사격장에서 가장 많이 만나…시상식 분위기는 냉랭
    • 입력 2023-09-26 21:25:19
    • 수정2023-09-26 21: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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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대회에는 북한 선수들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5년 전 자카르타 대회 때는 남북 단일팀까지 꾸렸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를 만나더라도 거리를 두거나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항저우에서 박선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격 남자 10m 러닝타깃 혼합 개인전, 우리나라의 정유진과 북한의 권광일이 공동 2위를 차지해 연장 승부인 슛오프를 치릅니다.

결과는 북한 권광일의 은메달, 정유진의 동메달이었습니다.

시상식장에 나란히 나선 두 선수는 마치 모르는 사이처럼 축하 인사도 없었고 악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권광일은 취재진을 만나는 공간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하며 접촉 자체를 피했습니다.

[정유진/사격 국가대표 : "그런 사람들(북한 선수단 관계자)이 있으면 모르는 척하고 그냥 지나가고, 그분들이 없으면 대화도 조금씩 하고… 많이는 아니고요."]

어제(25일) 단체전 시상식에서는 북한 선수들이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국기 방향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이 시상대 맨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자며 제안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굳은 모습으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메달리스트 모두가 1위 단상에서 사진을 찍는 게 국제 대회 관례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했다고 외신이 꼬집을 정도였습니다.

[하광철/사격 국가대표 : "같이 사진 한 번 찍자고 제가 이야기를 건넸었는데 대답을 안 했었고요. 몸짓으로 저희에게 얘기했을 때는 같이 찍을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대회 때는 용선 등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돼 힘을 합쳐 금메달을 따낸 뒤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진한 우정을 나눴습니다.

[도명숙/2018년 당시 카누 용선 단일팀 북한 선수 : "아리랑, 아리랑 민족… 이런 생각에서 진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5년 전 자카르타와 달라진 풍경은 그사이 냉랭해진 남북 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박선우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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