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따른 장소의 재활용…도시의 재발견

입력 2023.10.02 (21:22) 수정 2023.10.0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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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 현지 취재를 통해 15분 도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실현 요소를 살펴보는 기획 네 번째 순서입니다.

앞서 자동차에 빼앗긴 공간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고 자전거로 이동 수단을 대체하려는 파리시의 정책들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순서에서는 15분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도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파리시 남쪽 12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교 입구로 들어서자 놀이터와 의자가 놓인 조그마한 공원이 눈에 띕니다.

파리시가 15분 도시를 추진하면서 주목한 건 도심 어디에나 있는 학교.

아이들이 오지 않는 주말에는 문화 강좌를 제공하거나,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는 등 시간에 따라 용도를 달리하는 겁니다.

[이도/파리시민 : "매주 토요일은 모든 사람한테 여기 정원이 개방돼요. 공공정원 같은 거죠. 정말 멋진 곳이죠."]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파리 플라주'도 시간에 따라 공간을 재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이 도심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건데, 프랑스어로 해변을 뜻하는 '플라주'의 의미처럼 센느강변과 북부 라빌레트 지역이 여름철 휴양지로 탈바꿈합니다.

[로랑/파리 시민 :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고, 무료예요. 바캉스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한테는 정말 좋은 거죠. 여기서 즐겁게 놀 기회가 있으니까요."]

이처럼 시간에 따라 공간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로 15분 도시에서 강조하는 '크로노토피아', 일명 자유로운 시공간이라는 개념입니다.

특히 이 개념은 건물을 재생할 때도 적용되는데, 파리 중심부, 오르셰 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옛 국방부 건물도 과거의 용도와는 아예 다른 공공임대 주택과 탁아소, 체육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소를 재활용하여 도시를 변형하는 일. 이러한 일은 사람들이 일하고 활동할 새로운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은 시민들이 자기 시간을 다른 식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죠."]

결국, 15분 도시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강조해 기존의 도시를 재발굴하는 데도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간과 요일, 그리고 길게는 계절에 따라 건물의 용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15분 도시.

기존 건물을 재생하는 과정에서도 주거를 비롯한 생활 필수기능들을 공급하며 도심 곳곳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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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에 따른 장소의 재활용…도시의 재발견
    • 입력 2023-10-02 21:22:42
    • 수정2023-10-02 22:17:07
    뉴스9(제주)
[앵커]

프랑스 현지 취재를 통해 15분 도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실현 요소를 살펴보는 기획 네 번째 순서입니다.

앞서 자동차에 빼앗긴 공간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고 자전거로 이동 수단을 대체하려는 파리시의 정책들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순서에서는 15분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도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파리시 남쪽 12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학교 입구로 들어서자 놀이터와 의자가 놓인 조그마한 공원이 눈에 띕니다.

파리시가 15분 도시를 추진하면서 주목한 건 도심 어디에나 있는 학교.

아이들이 오지 않는 주말에는 문화 강좌를 제공하거나,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는 등 시간에 따라 용도를 달리하는 겁니다.

[이도/파리시민 : "매주 토요일은 모든 사람한테 여기 정원이 개방돼요. 공공정원 같은 거죠. 정말 멋진 곳이죠."]

연례 행사로 자리 잡은 '파리 플라주'도 시간에 따라 공간을 재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시민들이 도심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건데, 프랑스어로 해변을 뜻하는 '플라주'의 의미처럼 센느강변과 북부 라빌레트 지역이 여름철 휴양지로 탈바꿈합니다.

[로랑/파리 시민 :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고, 무료예요. 바캉스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한테는 정말 좋은 거죠. 여기서 즐겁게 놀 기회가 있으니까요."]

이처럼 시간에 따라 공간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로 15분 도시에서 강조하는 '크로노토피아', 일명 자유로운 시공간이라는 개념입니다.

특히 이 개념은 건물을 재생할 때도 적용되는데, 파리 중심부, 오르셰 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옛 국방부 건물도 과거의 용도와는 아예 다른 공공임대 주택과 탁아소, 체육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소를 재활용하여 도시를 변형하는 일. 이러한 일은 사람들이 일하고 활동할 새로운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은 시민들이 자기 시간을 다른 식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죠."]

결국, 15분 도시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강조해 기존의 도시를 재발굴하는 데도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간과 요일, 그리고 길게는 계절에 따라 건물의 용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15분 도시.

기존 건물을 재생하는 과정에서도 주거를 비롯한 생활 필수기능들을 공급하며 도심 곳곳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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