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직원이 여자 화장실 ‘불법 촬영’…“점검 부실”

입력 2023.10.05 (08:00) 수정 2023.10.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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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 한 지사에서는 여자 화장실 등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 촬영한 직원이 적발됐습니다.

해당 직원은 경찰 수사 이후 파면됐는데요.

자체 감사에서는 해당 직원이 경찰 수사 중에도 내부 승진을 하는 등 후속 대응에도 문제가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 LX 하동지사.

지난 2월, 이 건물 여자 화장실 변기와 탈의실 창틀에서 작은 주사위 모양의 수상한 물건이 발견됐습니다.

'몰래 카메라'였습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정육면체 주사위, 딱 주사위 모양입니다. 가로 세로가 한 1cm 안팎 정도이고요. 되게 작았어요."]

경찰 수사 결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은 30대 남성 직원 A씨!

A씨는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에 각각 1대씩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뒤, 닷새 동안 아홉 차례에 걸쳐 여성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했습니다.

소속 기관이 몰래 카메라 탐지기로 불법 촬영 점검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LX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해당 지사는 (몰래 카메라) 탐지기 배부 이후에 일제 점검 지시가 있기까지 1년 6개월 동안 한 차례의 점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 상관들의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자체 감사 결과,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카메라를 처음 발견한 직원이 당시 지사장에게 이를 보여줬지만, 지사장은 이를 몰래 카메라로 의심하지 않고 변기 안에 넣고 물을 내려 중요 증거물을 잃어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본부장은 A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지난 3월,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격 사유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A씨를 7급에서 6급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학용/국회 국토교통위원/국민의힘 : "디지털 성범죄 발생부터 후속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해 기관 차원에서 강력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LX공사 측은 공사 규정에 따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A씨를 파면하고 하동 지사장에게 정직 1개월을, 경남본부장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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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직원이 여자 화장실 ‘불법 촬영’…“점검 부실”
    • 입력 2023-10-05 08:00:06
    • 수정2023-10-05 10:21:27
    뉴스광장(창원)
[앵커]

올해 초,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 한 지사에서는 여자 화장실 등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 촬영한 직원이 적발됐습니다.

해당 직원은 경찰 수사 이후 파면됐는데요.

자체 감사에서는 해당 직원이 경찰 수사 중에도 내부 승진을 하는 등 후속 대응에도 문제가 적발됐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 LX 하동지사.

지난 2월, 이 건물 여자 화장실 변기와 탈의실 창틀에서 작은 주사위 모양의 수상한 물건이 발견됐습니다.

'몰래 카메라'였습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정육면체 주사위, 딱 주사위 모양입니다. 가로 세로가 한 1cm 안팎 정도이고요. 되게 작았어요."]

경찰 수사 결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은 30대 남성 직원 A씨!

A씨는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에 각각 1대씩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뒤, 닷새 동안 아홉 차례에 걸쳐 여성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했습니다.

소속 기관이 몰래 카메라 탐지기로 불법 촬영 점검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LX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해당 지사는 (몰래 카메라) 탐지기 배부 이후에 일제 점검 지시가 있기까지 1년 6개월 동안 한 차례의 점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 상관들의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자체 감사 결과,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카메라를 처음 발견한 직원이 당시 지사장에게 이를 보여줬지만, 지사장은 이를 몰래 카메라로 의심하지 않고 변기 안에 넣고 물을 내려 중요 증거물을 잃어버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본부장은 A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지난 3월,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격 사유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A씨를 7급에서 6급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학용/국회 국토교통위원/국민의힘 : "디지털 성범죄 발생부터 후속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문제가 드러난 사건입니다. 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해 기관 차원에서 강력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LX공사 측은 공사 규정에 따라,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A씨를 파면하고 하동 지사장에게 정직 1개월을, 경남본부장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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