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비축 기지’ 보안에 무방비

입력 2005.09.26 (22:1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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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유가 시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석유비축 기지의 보안상태가 아주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호 시스템은 고장 나기 일쑤고, 유사시에 출동해야 할 군 경찰 소방서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박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석유비축기지입니다.

270억 원이 들어간 시설은 물론 300백 만 배럴의 석유를 사수하기 위해 철통같은 경비가 생명인 곳입니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경비초소 1/3 이상을 감축하고, 전자감응 울타리, '가드 와이어' 등 무인감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침입자를 막기 위해 수십 억원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은 툭하면 빨간불, 고장입니다.

<녹취>상황실 방호 책임자 : (이거 고장난 거네요?) "네, 지난 5월부터 그래요"

침입자가 없는데도 울리는 오작동도 다반사입니다.

<녹취>상황실 방호 책임자 : "날씨에 민감해서 울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날씨 되게 좋잖아요?) 글쎄요...가끔 그래요.."

이러다 보니 경보음이 울리면 고장으로 알고 끄기 바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비축기지는 올 들어 고장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국회에 허위로 보고했습니다.

<인터뷰>박순자(한나라당 의원(산업자원위)) : "초소일지 보니까 무려 28일 간이나 오작동이 발생했어요. 이래도 축소.은폐가 없다고 할 겁니까?"

3천만 배럴 이상의 국내 최대 저유량을 자랑하는 여수비축기지.

이 곳 또한 지난 2년 반 동안 모두 14번의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2천5백억 원이 들어간 이 비축기지는 아예 전자감응시스템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핵심 관련 기관인 군과 경찰, 소방서도 반경 35Km 이내에 없습니다.

테러와 같은 비상상황에 30분도 넘어서 도착한다는 얘깁니다.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형식적인 규정 대신, '5분 대기조'와 같은 신속한 초기대응이 가능한 실질적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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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 비축 기지’ 보안에 무방비
    • 입력 2005-09-26 21:08:2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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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유가 시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석유비축 기지의 보안상태가 아주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호 시스템은 고장 나기 일쑤고, 유사시에 출동해야 할 군 경찰 소방서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박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석유비축기지입니다. 270억 원이 들어간 시설은 물론 300백 만 배럴의 석유를 사수하기 위해 철통같은 경비가 생명인 곳입니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경비초소 1/3 이상을 감축하고, 전자감응 울타리, '가드 와이어' 등 무인감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침입자를 막기 위해 수십 억원을 들여 구축한 시스템은 툭하면 빨간불, 고장입니다. <녹취>상황실 방호 책임자 : (이거 고장난 거네요?) "네, 지난 5월부터 그래요" 침입자가 없는데도 울리는 오작동도 다반사입니다. <녹취>상황실 방호 책임자 : "날씨에 민감해서 울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날씨 되게 좋잖아요?) 글쎄요...가끔 그래요.." 이러다 보니 경보음이 울리면 고장으로 알고 끄기 바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비축기지는 올 들어 고장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국회에 허위로 보고했습니다. <인터뷰>박순자(한나라당 의원(산업자원위)) : "초소일지 보니까 무려 28일 간이나 오작동이 발생했어요. 이래도 축소.은폐가 없다고 할 겁니까?" 3천만 배럴 이상의 국내 최대 저유량을 자랑하는 여수비축기지. 이 곳 또한 지난 2년 반 동안 모두 14번의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2천5백억 원이 들어간 이 비축기지는 아예 전자감응시스템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핵심 관련 기관인 군과 경찰, 소방서도 반경 35Km 이내에 없습니다. 테러와 같은 비상상황에 30분도 넘어서 도착한다는 얘깁니다.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형식적인 규정 대신, '5분 대기조'와 같은 신속한 초기대응이 가능한 실질적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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