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한국인은 밥심인데”…기후변화로 미래엔 우리 쌀 먹지 못할 수도 있다?

입력 2023.10.18 (12:31) 수정 2023.10.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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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기후변화로 전 세계쌀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인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어, 기후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요.

저위도인 남쪽 지역에서 자라던 농작물이 고위도 지역에서도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매일 먹는 밥맛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 세계에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인구는 약 30억 명.

이들이 먹는 쌀의 90%는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등 동북아 지역에서 재배하는 자포니카종과 달리, 동남아 지역에선 인디카종을 재배하고 있는데요.

서로 품종이 다른 만큼 생김새와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포니카종은 찰기가 있고 둥근 모양으로 특유의 단맛과 점성이 있지만, 인디카종은 찰기와 점성이 없고 길쭉한 모양인데요.

기후변화로 온대 기후인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가 되면 자포니카종의 재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정오영/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 :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고온으로 등숙 기간을 거치게 되면 아무래도 현재 우리 쌀알 모양으로는 등숙이 완전히 잘 된 쌀을 우리가 얻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지만, 쌀 자급률은 85%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식습관의 서구화로 쌀보다 밀가루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에서 2022년 56.7㎏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렇게 쌀 소비는 점점 줄어드는데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 미래에 우리나라 쌀을 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현실이 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벼 품종을 개발 중입니다.

벼 품종 개발부터 농가에 보급까지 최소 13년 이상이 걸려 빠르게 변하는 이상기후에 바로 대응하기란 쉽지는 않은데요.

[정오영/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 : "최근 유전체, 또는 DNA 분자육종 기술, 또는 AI 기술, 식물체에 어떤 변화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데이터를 우리가 추출할 수 있는 그런 디지털 육종 시스템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용화되면 아무래도 육종 기간이 지금보다 더 단축될 수 있는, 그래서 더 효과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에 맞춰 쌀 육종 방법도 달라지는 만큼 미묘한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쌀의 모양이나 밥맛을 유지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기후는 말한다'였습니다.

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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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는 말한다] “한국인은 밥심인데”…기후변화로 미래엔 우리 쌀 먹지 못할 수도 있다?
    • 입력 2023-10-18 12:31:37
    • 수정2023-10-20 14:56:11
    뉴스 12
[앵커]

보신 것처럼 기후변화로 전 세계쌀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인 우리나라도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어, 기후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요.

저위도인 남쪽 지역에서 자라던 농작물이 고위도 지역에서도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매일 먹는 밥맛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 세계에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인구는 약 30억 명.

이들이 먹는 쌀의 90%는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등 동북아 지역에서 재배하는 자포니카종과 달리, 동남아 지역에선 인디카종을 재배하고 있는데요.

서로 품종이 다른 만큼 생김새와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포니카종은 찰기가 있고 둥근 모양으로 특유의 단맛과 점성이 있지만, 인디카종은 찰기와 점성이 없고 길쭉한 모양인데요.

기후변화로 온대 기후인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가 되면 자포니카종의 재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정오영/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 :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고온으로 등숙 기간을 거치게 되면 아무래도 현재 우리 쌀알 모양으로는 등숙이 완전히 잘 된 쌀을 우리가 얻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지만, 쌀 자급률은 85%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식습관의 서구화로 쌀보다 밀가루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에서 2022년 56.7㎏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렇게 쌀 소비는 점점 줄어드는데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 미래에 우리나라 쌀을 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현실이 될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벼 품종을 개발 중입니다.

벼 품종 개발부터 농가에 보급까지 최소 13년 이상이 걸려 빠르게 변하는 이상기후에 바로 대응하기란 쉽지는 않은데요.

[정오영/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농업연구관 : "최근 유전체, 또는 DNA 분자육종 기술, 또는 AI 기술, 식물체에 어떤 변화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데이터를 우리가 추출할 수 있는 그런 디지털 육종 시스템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용화되면 아무래도 육종 기간이 지금보다 더 단축될 수 있는, 그래서 더 효과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에 맞춰 쌀 육종 방법도 달라지는 만큼 미묘한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쌀의 모양이나 밥맛을 유지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기후는 말한다'였습니다.

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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