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소 피부병’ 급속 확산…럼피스킨병 얼마나 심각?

입력 2023.10.23 (12:37) 수정 2023.10.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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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새 한우 농가에 퍼지고 있는 '럼피스킨병'.

소의 피부병이라는데, 익숙한 가축전염병은 아니죠.

친절한뉴스에서, 병의 전파 경로와 증상 등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일이었죠.

충남 서산 한 한우 농가에서 시작해서, 경기 김포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럼피스킨병'.

좀 생소한 이름이죠.

그렇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거의 100년 전인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견돼.

이후 아프리카 곳곳에서 보이면서, 토착병에 머물렀는데요.

1989년, 북쪽인 이스라엘에서도 발견됐습니다.

그러더니, 2013년, 튀르키예와 동유럽과 러시아로 퍼졌고, 그 6년 뒤에 방글라데시에서 보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작년엔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도 발견됐고, 올해 네팔에서 대유행했다고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진 사례가 보고된 겁니다.

세계적인 확산 양상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비슷하죠.

우리나라로의 확산도 사실상 시간 문제였던 겁니다.

'럼피스킨병'에서 '럼피'는 '혹'이라는 뜻입니다.

'스킨'이 '피부'니까, 피부에 단단한 혹이 난다는 뜻이죠.

소 온몸에 지름 2∼5㎝의 단단한 혹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피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이 병에 걸린 소는 젖의 양이 확 줄어들고요.

비쩍 마르고, 고열에 침을 흘리거나, 눈과 코의 분비물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암소의 경우 유산과 불임을 겪기도 합니다.

소를 키우는 농가에선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는 '제1종 가축전염병'입니다.

구제역과 같은 급인데, 소에서만 발생하고, 폐사율은 10%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럼피스킨병은 구제역처럼 공기로 전파되진 않지만,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을 접촉해 감염되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에서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즉시 신고해 초기 대응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호성/전북대 수의학과 교수 : "하루가 늦으면 그 하루 동안에 얘가 모기가 물거나 파리가 옮겨갈 가능성이 많아지잖아요. 근데 그걸 단 1시간이라도 줄이면 위험도가 떨어진다는 거죠."]

방역 당국은 우선 모기와 파리, 진드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흡혈 곤충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방제 약품을 구입하는 비용과 방제 기술도 지원할 방침인데요.

돼지와 달리 한우나 젖소는 개방형 축사가 많죠.

해충을 제거하는 방역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다행인건 럼피스킨병에 상용화된 백신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해당 백신을 비축해 놓았는데요.

지금 확진 농장 반경 10km 다른 소를 대상으로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또 요즈음 기온이 뚝뚝 떨어지면서 모기 등의 활동도 줄어들면, 전파 가능성도 빠르게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발생 지역이 현재에서 더 넓어지는 경우입니다.

백신으로 소에게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벌어야 해서, 추가 확산을 최소화해야 하는데요.

럼피스킨병의 잠복기가 최대 2주일이라, 긴장의 끈을 놓고 있으면 안 되겠죠.

정부는 다음 달 초까지 백신 170만 마리 분을 더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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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소 피부병’ 급속 확산…럼피스킨병 얼마나 심각?
    • 입력 2023-10-23 12:37:24
    • 수정2023-10-23 13: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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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 새 한우 농가에 퍼지고 있는 '럼피스킨병'.

소의 피부병이라는데, 익숙한 가축전염병은 아니죠.

친절한뉴스에서, 병의 전파 경로와 증상 등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일이었죠.

충남 서산 한 한우 농가에서 시작해서, 경기 김포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가축전염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럼피스킨병'.

좀 생소한 이름이죠.

그렇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했습니다.

거의 100년 전인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견돼.

이후 아프리카 곳곳에서 보이면서, 토착병에 머물렀는데요.

1989년, 북쪽인 이스라엘에서도 발견됐습니다.

그러더니, 2013년, 튀르키예와 동유럽과 러시아로 퍼졌고, 그 6년 뒤에 방글라데시에서 보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작년엔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도 발견됐고, 올해 네팔에서 대유행했다고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진 사례가 보고된 겁니다.

세계적인 확산 양상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비슷하죠.

우리나라로의 확산도 사실상 시간 문제였던 겁니다.

'럼피스킨병'에서 '럼피'는 '혹'이라는 뜻입니다.

'스킨'이 '피부'니까, 피부에 단단한 혹이 난다는 뜻이죠.

소 온몸에 지름 2∼5㎝의 단단한 혹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피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이 병에 걸린 소는 젖의 양이 확 줄어들고요.

비쩍 마르고, 고열에 침을 흘리거나, 눈과 코의 분비물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암소의 경우 유산과 불임을 겪기도 합니다.

소를 키우는 농가에선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는 '제1종 가축전염병'입니다.

구제역과 같은 급인데, 소에서만 발생하고, 폐사율은 10%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럼피스킨병은 구제역처럼 공기로 전파되진 않지만,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을 접촉해 감염되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에서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즉시 신고해 초기 대응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호성/전북대 수의학과 교수 : "하루가 늦으면 그 하루 동안에 얘가 모기가 물거나 파리가 옮겨갈 가능성이 많아지잖아요. 근데 그걸 단 1시간이라도 줄이면 위험도가 떨어진다는 거죠."]

방역 당국은 우선 모기와 파리, 진드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흡혈 곤충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방제 약품을 구입하는 비용과 방제 기술도 지원할 방침인데요.

돼지와 달리 한우나 젖소는 개방형 축사가 많죠.

해충을 제거하는 방역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다행인건 럼피스킨병에 상용화된 백신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해당 백신을 비축해 놓았는데요.

지금 확진 농장 반경 10km 다른 소를 대상으로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또 요즈음 기온이 뚝뚝 떨어지면서 모기 등의 활동도 줄어들면, 전파 가능성도 빠르게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발생 지역이 현재에서 더 넓어지는 경우입니다.

백신으로 소에게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벌어야 해서, 추가 확산을 최소화해야 하는데요.

럼피스킨병의 잠복기가 최대 2주일이라, 긴장의 끈을 놓고 있으면 안 되겠죠.

정부는 다음 달 초까지 백신 170만 마리 분을 더 들여오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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