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총선은 ‘지도부 지휘’ 종합예술”…인요한 “대통령 ‘소신있게 하라’ 메시지”

입력 2023.11.15 (12:31) 수정 2024.01.0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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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험지 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혁신위 조기 해산설'을 두고 김기현 대표는 어제(14일)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지 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또 한 차례 혁신위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김 대표는 "(혁신위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또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기에다 "총선은 단편 예술 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 작품"이라며 "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총선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은 당 지도부가 맡고 있으니, 혁신위가 자신을 포함한 중진·친윤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 인요한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거침없이 하라' 메시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어제에 이어 한 번 더 속도조절에 나섰습니다.

인 위원장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기 해산설은 오보"라며 "김 대표가 '우리 협박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은 대한민국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며 "그래서 좀 기다리는 것이고, 꼭 몇 월 며칠까지 하라 말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국회 일정이 남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용퇴론을 거둬들일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못 박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간접적으로 전달받았다며, "(대통령 측으로부터)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의 뜻이 혁신위와 함께 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중진·친윤 용퇴론'에 거듭 무게를 실은 겁니다.


■ 혁신위 "급발진 발언엔 대응 안 하기로…조기 해체는 없어"

이런 가운데 어젯밤 혁신위는 '도덕성·공정'을 주제로 비공개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혁신위원들은 김기현 대표의 "급발진 발언"에 대한 대응 여부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습니다.

당장 강하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대응하지 말고 혁신위의 갈 길을 계속 가자"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회의에서 '혁신위 조기 해체론'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고 위원들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면서 "혁신위 자체가 해체하게 되면 당의 미래도 없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혁신위원도 KBS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도, 우리도 당 잘되라고 하는 건데, 이렇게 서로 싸워선 공멸"이라면서 "냉철하게 생각하고 멀리 보고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과 당이 (지지율이) 살짝 반등했다고 마음을 놓은 것 같다"면서 "인요한 위원장한테도 속도 조절하라는 주문이 많았기 때문에 로우 키(낮은 자세)로 가고 있는 것"이라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 이재명 대표에 "유체이탈" 경고했던 김기현 대표

지난 7월 김기현 대표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유감'을 표명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일주일간 침묵을 이어가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본인이 대표로 있는 정당에서 그것도 본인이 직접 임명한 혁신위원장이 저질렀던 망동인데도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 3인칭 관찰자적인 시점에서 논평하는 이 대표의 유체이탈식 정신세계에 놀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의 이런 비판이 지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신이 임명한 혁신위의 제안을 '기강을 흔드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전권을 부여했다면서 '종합예술을 모르는 사람들'로 폄하하는 게 똑같은 '유체이탈'이 아니냐는 겁니다.

혁신위가 활동 종료 기간을 약 40일가량 남겨둔 가운데, 혁신위와 당 지도부·중진의 공천을 둘러싼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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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험지 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혁신위 조기 해산설'을 두고 김기현 대표는 어제(14일)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지 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또 한 차례 혁신위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김 대표는 "(혁신위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또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여기에다 "총선은 단편 예술 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 작품"이라며 "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총선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은 당 지도부가 맡고 있으니, 혁신위가 자신을 포함한 중진·친윤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 인요한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거침없이 하라' 메시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어제에 이어 한 번 더 속도조절에 나섰습니다.

인 위원장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기 해산설은 오보"라며 "김 대표가 '우리 협박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분들은 대한민국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며 "그래서 좀 기다리는 것이고, 꼭 몇 월 며칠까지 하라 말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국회 일정이 남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용퇴론을 거둬들일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못 박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간접적으로 전달받았다며, "(대통령 측으로부터)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의 뜻이 혁신위와 함께 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중진·친윤 용퇴론'에 거듭 무게를 실은 겁니다.


■ 혁신위 "급발진 발언엔 대응 안 하기로…조기 해체는 없어"

이런 가운데 어젯밤 혁신위는 '도덕성·공정'을 주제로 비공개 화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혁신위원들은 김기현 대표의 "급발진 발언"에 대한 대응 여부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습니다.

당장 강하게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대응하지 말고 혁신위의 갈 길을 계속 가자"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회의에서 '혁신위 조기 해체론'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고 위원들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면서 "혁신위 자체가 해체하게 되면 당의 미래도 없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혁신위원도 KBS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도, 우리도 당 잘되라고 하는 건데, 이렇게 서로 싸워선 공멸"이라면서 "냉철하게 생각하고 멀리 보고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과 당이 (지지율이) 살짝 반등했다고 마음을 놓은 것 같다"면서 "인요한 위원장한테도 속도 조절하라는 주문이 많았기 때문에 로우 키(낮은 자세)로 가고 있는 것"이라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 이재명 대표에 "유체이탈" 경고했던 김기현 대표

지난 7월 김기현 대표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유감'을 표명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일주일간 침묵을 이어가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본인이 대표로 있는 정당에서 그것도 본인이 직접 임명한 혁신위원장이 저질렀던 망동인데도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 3인칭 관찰자적인 시점에서 논평하는 이 대표의 유체이탈식 정신세계에 놀라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의 이런 비판이 지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신이 임명한 혁신위의 제안을 '기강을 흔드는 것'이라며 거부하고, 전권을 부여했다면서 '종합예술을 모르는 사람들'로 폄하하는 게 똑같은 '유체이탈'이 아니냐는 겁니다.

혁신위가 활동 종료 기간을 약 40일가량 남겨둔 가운데, 혁신위와 당 지도부·중진의 공천을 둘러싼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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