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만리 보는 눈 확보”…러시아 도움 줬나?

입력 2023.11.25 (08:16) 수정 2023.12.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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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지난 21일 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습니다.

정부는 북한 정찰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궤도 진입 이후 위성이 정상 작동되는지 여부는 시간이 더 흘러야 알 수 있겠지만, 정상 작동된다해도 낮은 해상도 등 문제로 정찰위성으로서 효용은 서방의 정찰위성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군함이나 항공기, 부대 이동 등을 구분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각종 미사일을 생각하면, 타격 목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눈’의 확보는 우리에겐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11월 넷째 주 <남북의 창>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은 만리경-1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괌에 있는 미군기지 사진까지 보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한미는 성공 여부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과연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지 여부인데요.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해 기술 자문을 해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가까워지는 깜깜한 밤, 정찰위성을 실은 북한 로켓이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칩니다.

초조하게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이 이내 기술자들에 둘러싸여 환호합니다.

[조선중앙TV/11월 22일 : "신형 위성 운반로켓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 비행하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습니다."]

2차 발사에 실패한 지 89일 만에 이뤄진 3차 위성발사.

당초 북한이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했던 날짜보다 1시간 가량 빨랐습니다.

북한은 정찰위성이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정찰 임무에 들어간다며, 이미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강한 주먹에 이어 만리를 굽어보는 눈이 생겼다고 자평했지만, 촬영했다는 사진들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공개 안 할 거예요. 오히려 논란이 될 수가 있고 사진을 공개하는 순간 해상도 자체가 완전히 드러나 버리거든요. 그런데 지금 2차 이후에 2개월 간의 시간에 정찰위성 해상도를 그렇게 높이기 힘들 거고요. 위에 있는 페이로드 부분을 줄였다고 얘기될 때는 이건 정찰위성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거예요."]

한미 당국도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봤지만, 성공 여부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사브리나 싱/미 국방부 부대변인/11월 21일 : "발사가 성공했는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 수 없어서 (성공 여부를)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발사에 러시아가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적어도 위성 운반 로켓만큼은 기술적 진전이 일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화염 부분을 보면 1차 발사 때와 달리 화염이 여러 줄기인 것이 확인됩니다.

엔진을 2개에서 4개로 늘려 추진력을 대폭 높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아무래도 두 차례의 실패가 있었고 그리고 난 다음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어떤 기술적 지원을 통해서 성공을 하기 위한 점검이 이루어졌고, 그런 러시아의 노하우를 받아서 일련의 발사 과정들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 8월 2차 정찰위성 발사 당시 일본 방위성은 2단 로켓 잔해물이 예상 낙하 구역에서 서쪽으로 100km 이상 벗어난 지역에 추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사체 엔진 성능과 단 분리 조정 능력 등에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후 불과 3개월 여 만에 궤도 진입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을 거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3차 발사 시험으로 예고한 10월을 아무런 설명 없이 넘겼는데, 러시아와의 협력이 변수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체 구조와 추진력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9월 13일 : "이 우주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제일 큰 로켓 발사 추진력이 얼마인가?"]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며 기술 지원을 시사했는데,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기술자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9월 13일 : "산업이 이곳에서 발전하는 과정이 매우 자랑스럽고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목표입니다."]

여기에 현재 북한이 위성에 적용하는 백두산 엔진이 구소련의 액체연료 엔진을 모방했다는 사실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한 정황도 파악했는데, 김 위원장이 인공위성 작업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서 외국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동 발사 운용 시스템 등 발사 기술 노하우가 전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발사 각도라든가 좌표 설정에 있어서 조언이라든가 아니면 연료 배합 비율, 그다음에 위성이라든가 각 1단, 2단, 3단 로켓 부분의 조립 순서 등에 대해서 (러시아가) 조언을 제공하고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러시아의 부품 등 하드웨어가 두 달 만에 들어오기엔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소프트웨어 측면에 한해 기술 자문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인공위성의 카메라라든가 이런 것들을 교체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그런 것들은 차후의 문제지 이번에 만들어 온 거에 카메라를 교체하거나 이러면 소프트웨어도 바꿔야 되거든요."]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이 정상 작동한다면, 향후 정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통령실이나 계룡대 등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위협을 높여나갈 수도 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2일 : "앞으로 빠른 기간 안에 수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여 정찰능력을 계속 확보해나갈 계획을..."]

우리나라도 오는 30일 첫 독자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어서, 남북 간 정찰위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하자 우리 정부는 9.19 군사합의 가운데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남북 군사합의의 사실상 파기를 선언하며 군사분계선 지역에 더 강력한 무력과 신형 장비들을 배치할 거라고 위협했는데요.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도 이어갔는데, 향후 군사분계선 등에서 북한의 도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정찰위성을 기습적으로 발사한 뒤, 정부는 곧바로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11월 22일 : "우리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자, 최소한의 방어 조치입니다. 또한 우리 법에 따른 지극히 정당한 조치입니다."]

정부가 효력 정지를 결정한 항목은 9.19 군사합의 1조 3항.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좁게는 10km에서 넓게는 40km까지 공중 감시와 정찰을 할 수 없도록 한 조항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고고도 감시 정찰 능력을 개선시켜나가는 것만으로도 우리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효력 정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허태근/국방정책실장 : "우리 군은 9·19 군사합의로 이전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 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입니다."]

군에서는 그간 이 조항 때문에 최전방 등 북한 지역에 대한 감시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을 겨누고 있는 북한군 장사정포 진지를 비롯한 접적지 동향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근본적으로 이미 북한은 그동안 군사합의를 공식적으로 군사합의 자체만도 십여 차례 위반을 했고요. 그리고 군사합의의 정신 훼손, 다시 말해서 육상 해상 공중에서 적대 행위라는 면까지 포함을 하면 셀 수도 없이 위반했다고 볼 수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만 군사합의를 계속 지킨다고 해서 북한이 이걸 준수한다는 보장이 없는 거고요."]

하지만 남북 군사적 충돌을 막을 안전판이 무력화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우리 군이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한 다음 날, 북한 국방성은 성명을 내고 사실상 9.19 합의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3일 :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다."]

북한은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하거나 전방에 배치한 신형 장비들을 이용한 훈련을 공개하며 위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기나 정찰기 활동을 늘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군사합의 이전 북한의 위협이 재래식 무기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전술핵무기 실전화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자칫 남북간 군사적 대응이 맞물려 확전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가장) 문제는 해상이라고 생각해요. 해상은 명쾌한 선이 없어요. 우리는 NLL이 뭔가 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북은 인정하지 않고 있죠.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어디에 하냐. 백령도 연평도 사이에다가 ‘그건 내 땅인데?’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러면 그 포대에다 대놓고 우리 연평도도 포격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 거예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끝내 3차 정찰위성 발사까지 강행하면서 남북 간 긴장 고조 속에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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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5 08:16:50
    • 수정2023-12-04 14:04:52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지난 21일 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습니다.

정부는 북한 정찰위성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궤도 진입 이후 위성이 정상 작동되는지 여부는 시간이 더 흘러야 알 수 있겠지만, 정상 작동된다해도 낮은 해상도 등 문제로 정찰위성으로서 효용은 서방의 정찰위성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해상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군함이나 항공기, 부대 이동 등을 구분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각종 미사일을 생각하면, 타격 목표를 내려다볼 수 있는 ‘눈’의 확보는 우리에겐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11월 넷째 주 <남북의 창>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은 만리경-1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고 괌에 있는 미군기지 사진까지 보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한미는 성공 여부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가장 큰 관심 중 하나는 북한의 위성 발사에 과연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지 여부인데요.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해 기술 자문을 해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가까워지는 깜깜한 밤, 정찰위성을 실은 북한 로켓이 화염을 내뿜으며 솟구칩니다.

초조하게 발사 장면을 지켜보던 김정은 위원장이 이내 기술자들에 둘러싸여 환호합니다.

[조선중앙TV/11월 22일 : "신형 위성 운반로켓 천리마-1형은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정상 비행하여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습니다."]

2차 발사에 실패한 지 89일 만에 이뤄진 3차 위성발사.

당초 북한이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했던 날짜보다 1시간 가량 빨랐습니다.

북한은 정찰위성이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인 정찰 임무에 들어간다며, 이미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강한 주먹에 이어 만리를 굽어보는 눈이 생겼다고 자평했지만, 촬영했다는 사진들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공개 안 할 거예요. 오히려 논란이 될 수가 있고 사진을 공개하는 순간 해상도 자체가 완전히 드러나 버리거든요. 그런데 지금 2차 이후에 2개월 간의 시간에 정찰위성 해상도를 그렇게 높이기 힘들 거고요. 위에 있는 페이로드 부분을 줄였다고 얘기될 때는 이건 정찰위성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거예요."]

한미 당국도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봤지만, 성공 여부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사브리나 싱/미 국방부 부대변인/11월 21일 : "발사가 성공했는지에 대해선 현재로선 알 수 없어서 (성공 여부를) 예단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발사에 러시아가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적어도 위성 운반 로켓만큼은 기술적 진전이 일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화염 부분을 보면 1차 발사 때와 달리 화염이 여러 줄기인 것이 확인됩니다.

엔진을 2개에서 4개로 늘려 추진력을 대폭 높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아무래도 두 차례의 실패가 있었고 그리고 난 다음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어떤 기술적 지원을 통해서 성공을 하기 위한 점검이 이루어졌고, 그런 러시아의 노하우를 받아서 일련의 발사 과정들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 8월 2차 정찰위성 발사 당시 일본 방위성은 2단 로켓 잔해물이 예상 낙하 구역에서 서쪽으로 100km 이상 벗어난 지역에 추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사체 엔진 성능과 단 분리 조정 능력 등에 문제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후 불과 3개월 여 만에 궤도 진입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을 거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3차 발사 시험으로 예고한 10월을 아무런 설명 없이 넘겼는데, 러시아와의 협력이 변수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체 구조와 추진력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9월 13일 : "이 우주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는 제일 큰 로켓 발사 추진력이 얼마인가?"]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며 기술 지원을 시사했는데,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기술자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9월 13일 : "산업이 이곳에서 발전하는 과정이 매우 자랑스럽고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목표입니다."]

여기에 현재 북한이 위성에 적용하는 백두산 엔진이 구소련의 액체연료 엔진을 모방했다는 사실도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방북한 정황도 파악했는데, 김 위원장이 인공위성 작업자들과 찍은 기념사진에서 외국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동 발사 운용 시스템 등 발사 기술 노하우가 전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발사 각도라든가 좌표 설정에 있어서 조언이라든가 아니면 연료 배합 비율, 그다음에 위성이라든가 각 1단, 2단, 3단 로켓 부분의 조립 순서 등에 대해서 (러시아가) 조언을 제공하고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다만, 러시아의 부품 등 하드웨어가 두 달 만에 들어오기엔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소프트웨어 측면에 한해 기술 자문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인공위성의 카메라라든가 이런 것들을 교체해 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그런 것들은 차후의 문제지 이번에 만들어 온 거에 카메라를 교체하거나 이러면 소프트웨어도 바꿔야 되거든요."]

북한의 주장대로 위성이 정상 작동한다면, 향후 정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통령실이나 계룡대 등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위협을 높여나갈 수도 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2일 : "앞으로 빠른 기간 안에 수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여 정찰능력을 계속 확보해나갈 계획을..."]

우리나라도 오는 30일 첫 독자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어서, 남북 간 정찰위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하자 우리 정부는 9.19 군사합의 가운데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남북 군사합의의 사실상 파기를 선언하며 군사분계선 지역에 더 강력한 무력과 신형 장비들을 배치할 거라고 위협했는데요.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도 이어갔는데, 향후 군사분계선 등에서 북한의 도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북한이 정찰위성을 기습적으로 발사한 뒤, 정부는 곧바로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11월 22일 : "우리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이자, 최소한의 방어 조치입니다. 또한 우리 법에 따른 지극히 정당한 조치입니다."]

정부가 효력 정지를 결정한 항목은 9.19 군사합의 1조 3항.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좁게는 10km에서 넓게는 40km까지 공중 감시와 정찰을 할 수 없도록 한 조항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고고도 감시 정찰 능력을 개선시켜나가는 것만으로도 우리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효력 정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허태근/국방정책실장 : "우리 군은 9·19 군사합의로 이전에 시행하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공중 감시 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입니다."]

군에서는 그간 이 조항 때문에 최전방 등 북한 지역에 대한 감시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을 겨누고 있는 북한군 장사정포 진지를 비롯한 접적지 동향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근본적으로 이미 북한은 그동안 군사합의를 공식적으로 군사합의 자체만도 십여 차례 위반을 했고요. 그리고 군사합의의 정신 훼손, 다시 말해서 육상 해상 공중에서 적대 행위라는 면까지 포함을 하면 셀 수도 없이 위반했다고 볼 수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만 군사합의를 계속 지킨다고 해서 북한이 이걸 준수한다는 보장이 없는 거고요."]

하지만 남북 군사적 충돌을 막을 안전판이 무력화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대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우리 군이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한 다음 날, 북한 국방성은 성명을 내고 사실상 9.19 합의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11월 23일 :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다."]

북한은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하거나 전방에 배치한 신형 장비들을 이용한 훈련을 공개하며 위협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기나 정찰기 활동을 늘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군사합의 이전 북한의 위협이 재래식 무기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전술핵무기 실전화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자칫 남북간 군사적 대응이 맞물려 확전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가장) 문제는 해상이라고 생각해요. 해상은 명쾌한 선이 없어요. 우리는 NLL이 뭔가 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북은 인정하지 않고 있죠.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어디에 하냐. 백령도 연평도 사이에다가 ‘그건 내 땅인데?’ 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그러면 그 포대에다 대놓고 우리 연평도도 포격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 거예요."]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끝내 3차 정찰위성 발사까지 강행하면서 남북 간 긴장 고조 속에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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