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어머니 은혜”…허울 뿐인 어머니날 외

입력 2023.11.25 (08:18) 수정 2023.12.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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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정해놓고 다양한 행사들을 여는데요.

지난 2012년에 제정했으니까 올해로 12번짼데, 조선중앙TV에선 어머니날을 기념하는 방송을 했고 각 지역에선 관련 공연들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어머니날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것보다는 체제에 대한 충성 강조를 위해 선전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스튜디오 한 남성이 1인극에 한창입니다.

[조선중앙TV/11월 16일 : "어머니였습니다. 여학생1-아까 속담으로 말한 게 어머니였구나. 여학생2-맞아 어머니 힘을 내라고..."]

북한이 어머니날을 맞아 준비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난데요.

한 가정의 사연을 전하기도 합니다.

방송에서는 어느 군인의 어머니 사연을 소개하는데, 군사훈련 도중 잘못 던져진 수류탄을 막다가 전사한 자신의 아들을 대신해 군을 도왔다고 합니다.

[신송옥/김광철 어머니 : "우리 광철이가 못다한 일을 우리가 맞아 해야 되겠구나 하고 원군 길을 갔습니다."]

방송은 각 지역의 행사 소식도 전합니다.

도예술단 배우들과 유치원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공연을 진행했다는 소식, 그리고 여성이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란 주제로 국립연극단 배우들과 극단 예술인들이 무대를 꾸렸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또 어머니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장소들도 있다는데요.

[전향림/보통강구역출판물보급소 보급원 : "어머니날을 앞두고 지금 또 많은 사람들이 축하장들을 찾고 있습니다. 손전화로 통보문도 보낼 수 있고. 하지만 이 축하장들에..."]

카네이션과 장미를 준비했다는 꽃집과 어머니들의 젊음을 기원하는 바람으로 화장품 500여점을 전시한 화장품 가게도 소개했습니다.

[권혜정/손님 : "우리 어머니의 머리에도 이제는 흰서리가 내리고 눈가에 주름도 많이 늘었습니다. 항상 젊어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화장품을 샀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어머니날은 우리의 어버이날처럼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며 지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요.

[박현숙/탈북민/2014년 탈북 : "현실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고요. 나(자녀)를 낳아서 조국에 바치고 키워 준 거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자식들이 한다. 부모들이 가둬두고서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 판인데.. 말도 안 될 소리."]

결국 북한 어머니날이란 체제에 대한 충성 강조라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일 뿐이라는 게 탈북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조각과 공예에 담은 충성심"

감동과 전율을 선사하는 예술작품에는 한 시대의 문화와 생활상이 담겨있는데요.

조선중앙TV는 최근 진행됐던 전국 조각·공예축전에 출품된 작품과 작가들의 인터뷰를 담아 북한의 생활을 전했습니다.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의 한 축인 화성거리를 담은 작품 등을 통해 북한의 모습들을 살펴보시죠.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둥근 곡선이 단아한 은은한 색감의 도자기와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모양의 공예품들.

평양의 회관에서 열린 전국 조각공예축전입니다.

약 한달 동안 30여 종에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는데. 그 중 고려청자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서광/문화성 국장 : "청자기는 오래전부터 세상 사람들 속에서 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그런 보물 중의 보물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고려시대의 ‘알룩반죽자기’는 창작가들의 노력에 의해 천년 만에 재현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관람객과 심사위원들이 꼽는 작품은 따로 있다는데요.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계획 중 하나인 화성거리가 그려진 도자깁니다.

[김경섭/만수대창작사 도자기창작단 단장 : "많은 사람들이 이제 당의 사랑과 배려가 고마워서 울고 웃으면서 밤잠을 자지 못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화제가 된 작품은 또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작품이지만 사상성, 예술성, 실용성이 잘 맞물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30여 종류 씨앗이 50만 개 넘게 사용됐다는데요.

씨앗의 부패를 막는 특수 기법을 이용해 당중앙위원회 청사를 표현했습니다.

[김충혁/김철주사범대학 박사원생 : "안석 간석지의 논에 들어서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존귀하신 영상을 우러르면서 그이께서 들고 계시는 한 포기의 벼 이삭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위대한 사랑을 보았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발전된 북한 주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이것이 모두 당의 사랑이라고 전합니다.

[조선중앙TV/11월 19일 : "이번 축전장에 전시된 작품들이 쉼 없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내 조국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작품전시회라고 표방하곤 있지만 작가의 예술성은 없고, 사회주의체제 선전과 사상 고양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단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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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어머니 은혜”…허울 뿐인 어머니날 외
    • 입력 2023-11-25 08:18:51
    • 수정2023-12-04 13: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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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정해놓고 다양한 행사들을 여는데요.

지난 2012년에 제정했으니까 올해로 12번짼데, 조선중앙TV에선 어머니날을 기념하는 방송을 했고 각 지역에선 관련 공연들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어머니날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것보다는 체제에 대한 충성 강조를 위해 선전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스튜디오 한 남성이 1인극에 한창입니다.

[조선중앙TV/11월 16일 : "어머니였습니다. 여학생1-아까 속담으로 말한 게 어머니였구나. 여학생2-맞아 어머니 힘을 내라고..."]

북한이 어머니날을 맞아 준비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난데요.

한 가정의 사연을 전하기도 합니다.

방송에서는 어느 군인의 어머니 사연을 소개하는데, 군사훈련 도중 잘못 던져진 수류탄을 막다가 전사한 자신의 아들을 대신해 군을 도왔다고 합니다.

[신송옥/김광철 어머니 : "우리 광철이가 못다한 일을 우리가 맞아 해야 되겠구나 하고 원군 길을 갔습니다."]

방송은 각 지역의 행사 소식도 전합니다.

도예술단 배우들과 유치원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공연을 진행했다는 소식, 그리고 여성이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란 주제로 국립연극단 배우들과 극단 예술인들이 무대를 꾸렸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또 어머니날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장소들도 있다는데요.

[전향림/보통강구역출판물보급소 보급원 : "어머니날을 앞두고 지금 또 많은 사람들이 축하장들을 찾고 있습니다. 손전화로 통보문도 보낼 수 있고. 하지만 이 축하장들에..."]

카네이션과 장미를 준비했다는 꽃집과 어머니들의 젊음을 기원하는 바람으로 화장품 500여점을 전시한 화장품 가게도 소개했습니다.

[권혜정/손님 : "우리 어머니의 머리에도 이제는 흰서리가 내리고 눈가에 주름도 많이 늘었습니다. 항상 젊어 계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화장품을 샀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어머니날은 우리의 어버이날처럼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며 지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는데요.

[박현숙/탈북민/2014년 탈북 : "현실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고요. 나(자녀)를 낳아서 조국에 바치고 키워 준 거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우리 자식들이 한다. 부모들이 가둬두고서 먹을 게 없어서 굶어 죽는 판인데.. 말도 안 될 소리."]

결국 북한 어머니날이란 체제에 대한 충성 강조라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일 뿐이라는 게 탈북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앵커]

"조각과 공예에 담은 충성심"

감동과 전율을 선사하는 예술작품에는 한 시대의 문화와 생활상이 담겨있는데요.

조선중앙TV는 최근 진행됐던 전국 조각·공예축전에 출품된 작품과 작가들의 인터뷰를 담아 북한의 생활을 전했습니다.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건설의 한 축인 화성거리를 담은 작품 등을 통해 북한의 모습들을 살펴보시죠.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둥근 곡선이 단아한 은은한 색감의 도자기와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모양의 공예품들.

평양의 회관에서 열린 전국 조각공예축전입니다.

약 한달 동안 30여 종에 3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는데. 그 중 고려청자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서광/문화성 국장 : "청자기는 오래전부터 세상 사람들 속에서 금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그런 보물 중의 보물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고려시대의 ‘알룩반죽자기’는 창작가들의 노력에 의해 천년 만에 재현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관람객과 심사위원들이 꼽는 작품은 따로 있다는데요.

평양 5만 세대 살림집 계획 중 하나인 화성거리가 그려진 도자깁니다.

[김경섭/만수대창작사 도자기창작단 단장 : "많은 사람들이 이제 당의 사랑과 배려가 고마워서 울고 웃으면서 밤잠을 자지 못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화제가 된 작품은 또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작품이지만 사상성, 예술성, 실용성이 잘 맞물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30여 종류 씨앗이 50만 개 넘게 사용됐다는데요.

씨앗의 부패를 막는 특수 기법을 이용해 당중앙위원회 청사를 표현했습니다.

[김충혁/김철주사범대학 박사원생 : "안석 간석지의 논에 들어서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존귀하신 영상을 우러르면서 그이께서 들고 계시는 한 포기의 벼 이삭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위대한 사랑을 보았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발전된 북한 주민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이것이 모두 당의 사랑이라고 전합니다.

[조선중앙TV/11월 19일 : "이번 축전장에 전시된 작품들이 쉼 없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내 조국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작품전시회라고 표방하곤 있지만 작가의 예술성은 없고, 사회주의체제 선전과 사상 고양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단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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