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는 멈췄지만 보증 사고는 아냐”…예비 입주자 ‘막막’

입력 2023.11.26 (21:40) 수정 2023.11.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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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공사가 갑작스레 중단된다면 어떨까요.

무엇보다 지금까지 낸 중도금이 걱정일텐데요.

이런 일에 대비하고자 주택보증공사가 여러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작 보증사고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익산의 한 민간 임대아파트 건설 현장.

장비는 방치돼 있고 일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행사가 자금난 등을 이유로 지난 9월부터 공사를 멈춘 겁니다.

지금까지 1억 원 넘게 임대보증금을 낸 입주 예정자만 백20가구가 넘습니다.

[박문식/입주 예정자 : "여기 중도금 대출이 묶여있다 보니까 따로 집을 못 구하는 상황입니다. 이후에 어떻게 돼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완공 시점을 두 차례나 미뤘던 터라 입주 예정자들이 향한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시행사가 입주자 모집 당시 부도 등을 이유로 공사가 멈추더라도 보증공사가 임대보증금을 대신 책임져 주는 임대 보증금 보증에 가입했다고 홍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증공사는 아직 보증사고가 아니어서 책임질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합니다.

공사를 멈춘 지 여섯 달이 지나야만 신청할 수 있는 데다, 해당 아파트는 시행사 변경을 신고해 공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기간이 아직 충족이 안 됐어요. 경료, 그러니까 공사 중단이 지속 돼서 어느 기간까지 다다라야 이행 청구 요건이 된다는 거죠. 분양 보증처럼."]

전국적으로 건설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 업체들이 늘면서 임대 보증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임대 아파트뿐 아니라 최근 2년 동안 한 건도 없었던 분양 보증사고 또한 올해에만 9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이 아파트처럼 실제 공사가 중단되고도 보증사고로 인정받지 못한 곳들이 많고,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최황수/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결국에는 앞으로도 계속 금리가 높거나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는 상태가 지속이 된다면 당연히 이러한 분양 보증사고라든가 이런 것들이 계속 확대되는 거는 확실시가 될 수 있고요."]

제도의 혜택은 받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공사 재개를 기다리는 사이, 입주 예정자만 쌓여가는 중도금 대출 이자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영상편집:한상근/그래픽: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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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는 멈췄지만 보증 사고는 아냐”…예비 입주자 ‘막막’
    • 입력 2023-11-26 21:40:56
    • 수정2023-11-26 21:54:29
    뉴스9(전주)
[앵커]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공사가 갑작스레 중단된다면 어떨까요.

무엇보다 지금까지 낸 중도금이 걱정일텐데요.

이런 일에 대비하고자 주택보증공사가 여러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작 보증사고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김현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익산의 한 민간 임대아파트 건설 현장.

장비는 방치돼 있고 일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행사가 자금난 등을 이유로 지난 9월부터 공사를 멈춘 겁니다.

지금까지 1억 원 넘게 임대보증금을 낸 입주 예정자만 백20가구가 넘습니다.

[박문식/입주 예정자 : "여기 중도금 대출이 묶여있다 보니까 따로 집을 못 구하는 상황입니다. 이후에 어떻게 돼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앞서 완공 시점을 두 차례나 미뤘던 터라 입주 예정자들이 향한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시행사가 입주자 모집 당시 부도 등을 이유로 공사가 멈추더라도 보증공사가 임대보증금을 대신 책임져 주는 임대 보증금 보증에 가입했다고 홍보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증공사는 아직 보증사고가 아니어서 책임질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합니다.

공사를 멈춘 지 여섯 달이 지나야만 신청할 수 있는 데다, 해당 아파트는 시행사 변경을 신고해 공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기간이 아직 충족이 안 됐어요. 경료, 그러니까 공사 중단이 지속 돼서 어느 기간까지 다다라야 이행 청구 요건이 된다는 거죠. 분양 보증처럼."]

전국적으로 건설 경기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 업체들이 늘면서 임대 보증사고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임대 아파트뿐 아니라 최근 2년 동안 한 건도 없었던 분양 보증사고 또한 올해에만 9건으로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이 아파트처럼 실제 공사가 중단되고도 보증사고로 인정받지 못한 곳들이 많고,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최황수/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결국에는 앞으로도 계속 금리가 높거나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는 상태가 지속이 된다면 당연히 이러한 분양 보증사고라든가 이런 것들이 계속 확대되는 거는 확실시가 될 수 있고요."]

제도의 혜택은 받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공사 재개를 기다리는 사이, 입주 예정자만 쌓여가는 중도금 대출 이자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영상편집:한상근/그래픽: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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