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300억 PF 대출 받아줄게”…수십억 뒷돈 받은 증권사 임원 송치

입력 2023.12.07 (07:35) 수정 2023.12.0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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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천억 원의 PF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수료로 수십 억 원을 시행사로 부터 뜯어낸 증권사 전직 임원이 경찰이 붙잡혔습니다.

이 임원은 또 다른 건축 사업에서 자신이 실소유한 투자자문사를 선정해달라며 같은 회사 후배들에게 억대의 뒷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입니다.

초역세권 고급 오피스텔로 홍보하며 분양에 한창입니다.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 "(준공은 내년) 12월달에 1년 남았어요. 근데 분양은 언제 끝날지... 분양은 계속 할 건데요."]

경찰이 오피스텔 사업과 관련해 메리츠증권에서 PF 대출을 승인해 주는 과정에서 뒷돈이 오고 간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 7명을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지난 2020년, 메리츠증권 임원이었던 A 씨는 이 오피스텔 시행사에게 2,300억 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수료로 2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선 대형 건설사가 참여해야 한다며, 뒷돈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그중 5천만 원은 실제 해당 건설사 개발사업팀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A 씨는 회사에 들키지 않기 위해 가짜 금융자문계약서나 용역 계약서를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2020년 10월 3억 원을 받은 이후 이듬해 4월에 1억 원, 6월엔 3억 원가량을 더 뜯어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에 PF대출이 최종 승인을 받자 결산이라며 28억 원을 받아내는 등 모두 35억 60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최초 요구 금액보다 15억 원을 더 받아낸 겁니다.

A 씨는 이렇게 챙긴 거액을 개인 빚을 갚거나 골프 회원권을 구매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밖에도 A 씨가 본인이 실소유한 투자자문사에 일을 몰아주도록 하고 그 대가로 같은 회사 직원 3명에게 각각 수천만원씩을 건넨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메리츠 증권 측은 "A 씨는 2년 전 다른 업무상 위규로 적발되어 이미 퇴직조치됐다"며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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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2,300억 PF 대출 받아줄게”…수십억 뒷돈 받은 증권사 임원 송치
    • 입력 2023-12-07 07:35:31
    • 수정2023-12-07 07: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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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천억 원의 PF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수료로 수십 억 원을 시행사로 부터 뜯어낸 증권사 전직 임원이 경찰이 붙잡혔습니다.

이 임원은 또 다른 건축 사업에서 자신이 실소유한 투자자문사를 선정해달라며 같은 회사 후배들에게 억대의 뒷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입니다.

초역세권 고급 오피스텔로 홍보하며 분양에 한창입니다.

[현장 관계자/음성변조 : "(준공은 내년) 12월달에 1년 남았어요. 근데 분양은 언제 끝날지... 분양은 계속 할 건데요."]

경찰이 오피스텔 사업과 관련해 메리츠증권에서 PF 대출을 승인해 주는 과정에서 뒷돈이 오고 간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 7명을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지난 2020년, 메리츠증권 임원이었던 A 씨는 이 오피스텔 시행사에게 2,300억 원 규모의 PF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수수료로 2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선 대형 건설사가 참여해야 한다며, 뒷돈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그중 5천만 원은 실제 해당 건설사 개발사업팀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A 씨는 회사에 들키지 않기 위해 가짜 금융자문계약서나 용역 계약서를 만드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2020년 10월 3억 원을 받은 이후 이듬해 4월에 1억 원, 6월엔 3억 원가량을 더 뜯어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에 PF대출이 최종 승인을 받자 결산이라며 28억 원을 받아내는 등 모두 35억 60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최초 요구 금액보다 15억 원을 더 받아낸 겁니다.

A 씨는 이렇게 챙긴 거액을 개인 빚을 갚거나 골프 회원권을 구매하는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밖에도 A 씨가 본인이 실소유한 투자자문사에 일을 몰아주도록 하고 그 대가로 같은 회사 직원 3명에게 각각 수천만원씩을 건넨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메리츠 증권 측은 "A 씨는 2년 전 다른 업무상 위규로 적발되어 이미 퇴직조치됐다"며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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