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떠나고 무너지는 마을…축구장 327개 면적 ‘빈 땅 방치’

입력 2023.12.09 (21:25) 수정 2023.12.0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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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4~5년 새 정부의 국방개혁으로 강원도 접경지역 군부대가 잇따라 통폐합되면서 해당 지역의 상점과 편의시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군 부지를 다시 개발하려고 해도,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위치와 면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 가까이 중부전선을 지켜온 27사단 이기자 부대가 해체된 지 1년.

인근 상점은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문을 닫았습니다.

빈 상점을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입니다.

[손석범/치킨집 운영 : "가게를 내놓아도 소비가 안 되고 부대가 나갔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잖아요. 가게 소비가 없으니까 들어오실 분이 없는 거죠."]

장병과 주민들이 함께 쓰던 북카페는 내년부터 무인으로 운영될 처집니다.

[북카페 관리 주민 : "'예산 때문에 확실치는 않은데 미리 일자리를 구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이 캄캄했죠."]

최근, 4~5년 새 군장병 22,000여 명이 강원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접경지역 1개 군의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몹니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굳게 잠긴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기준, 국방부가 밝힌 강원도 내 군 유휴지만 230만여㎡. 축구장 327개 크기입니다.

하지만 군사 기밀이란 이유로 정확한 위치와 면적이 공개되지 않아 지자체가 개발 계획을 세우기도 힘듭니다.

[임종선/강원도 접경지역과 발전정책팀장 : "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또 파악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치단체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데까지 굉장한 시일이 소요되는 게."]

군부대가 떠나고 무너져 가는 접경지역 마을들, 손 쓸 방법도 찾지 못하고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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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부대 떠나고 무너지는 마을…축구장 327개 면적 ‘빈 땅 방치’
    • 입력 2023-12-09 21:25:28
    • 수정2023-12-09 2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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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4~5년 새 정부의 국방개혁으로 강원도 접경지역 군부대가 잇따라 통폐합되면서 해당 지역의 상점과 편의시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군 부지를 다시 개발하려고 해도,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위치와 면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청초 기자입니다.

[리포트]

70년 가까이 중부전선을 지켜온 27사단 이기자 부대가 해체된 지 1년.

인근 상점은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문을 닫았습니다.

빈 상점을 지키는 건 '임대 안내' 뿐입니다.

[손석범/치킨집 운영 : "가게를 내놓아도 소비가 안 되고 부대가 나갔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잖아요. 가게 소비가 없으니까 들어오실 분이 없는 거죠."]

장병과 주민들이 함께 쓰던 북카페는 내년부터 무인으로 운영될 처집니다.

[북카페 관리 주민 : "'예산 때문에 확실치는 않은데 미리 일자리를 구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앞이 캄캄했죠."]

최근, 4~5년 새 군장병 22,000여 명이 강원도를 떠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접경지역 1개 군의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몹니다.

이들이 떠난 자리는 굳게 잠긴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기준, 국방부가 밝힌 강원도 내 군 유휴지만 230만여㎡. 축구장 327개 크기입니다.

하지만 군사 기밀이란 이유로 정확한 위치와 면적이 공개되지 않아 지자체가 개발 계획을 세우기도 힘듭니다.

[임종선/강원도 접경지역과 발전정책팀장 : "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또 파악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치단체로 소유권을 이전하는 데까지 굉장한 시일이 소요되는 게."]

군부대가 떠나고 무너져 가는 접경지역 마을들, 손 쓸 방법도 찾지 못하고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김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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