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팔아버린다?”…1500% 불법 대부업 ‘MZ 조폭’ 일당 검거

[앵커]

형편이 어려운 지인을 상대로 돈을 빌려준 뒤 제때 돌려받지 못하자 가족들을 찾아가 협박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이른바 'MZ조폭'으로 불리는 20대 남성들이었는데, 연이율 1,500% 수준의 이자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화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금리로 돈을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한 채무자를 지속적으로 협박한 이른바 'MZ조폭'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20, 30대 폭력조직원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 4월까지 생활고를 겪고 있는 피해자에게 20여 차례에 걸쳐 300~500만 원씩 모두 5천여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부터 30%의 이자를 붙여 갚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이 채무자에 요구한 이자는 연이율로 환산하면 1,5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피해자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자, "여자친구를 찾아가 섬에 팔아버리겠다"는 등 협박을 일삼고, 피해자의 부모를 수차례 찾아가 피해자 위치를 물어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고, 피해자 지인을 협박해 도주 자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당 가운데 두 명은 지난 3월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술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쳐 응급실을 찾은 뒤 의료진에게 '불친절 하다'며 시비를 걸거나 옷을 찢어 문신을 드러내고 병원 자동문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일당 1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일본 야쿠자를 숭배하고 일반시민을 '하등생물'이라고 지칭하는 내용이 담긴 조직원간의 편지를 발견해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폭력조직과 연계된 모든 범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면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영상편집:신남규/화면제공: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