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5년 모아야 서울에서 ‘내 집 마련’” [친절한 뉴스K]

입력 2023.12.27 (12:33) 수정 2023.12.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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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장만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는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최근 정부 조사에서도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 넘게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월급만으로 서울서 내 집 마련하는 것, 그저 '꿈'일 뿐이란 조사 결괍니다.

김수연 기자가 청년들의 고민, 부모들의 한숨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집 한 채는 있었으면 좋겠다, '내 집 마련'의 꿈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이 '내 집 마련'에 평균 얼마나 걸릴까요?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는 약 15년 동안 월급을 꼬박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결과인데요.

어떻게 계산했을까요.

특정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수, PIR 입니다.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 동안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모으면 이 지역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생산 기관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번 주거실태조사에서는 '자가가구'의 소득과 지난해 6월 셋째주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볼까요.

우선 지난해 서울의 PIR, 15.2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수도권은 9.3, 전국으로 보면 6.3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적으로 월급을 모아 집을 사려면 전국적으론 6년, 수도권에선 9년, 서울에선 15년 정도가 걸리는 셈으로, 서울과 전국과의 격차가 9년 가까이 됩니다.

전년과 비교해 볼까요.

서울은 1년 이상 늘었지만, 전국적으로나 수도권에서는 모두 전년보다 낮아졌는데요.

아무래도 서울의 집값 오름세가 여타지역 보다 도드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월급으로 '내 집 마련'하기, 여전히 꿈만으로 그치기 쉬운 현실입니다.

[주보람/학생 : "(집값이) 오르는 거 보면서 월급을 계속 모아도 이제 살 수 없겠다..."]

[김혜원/학생 : "집을 사고 싶다는 목표, 꿈을 서른 살 쯤엔 (이룰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그 나이가 점점 밀리는 것 같고..."]

이번 주거실태조사는 전국 표본 5만 천 가구를 대상으로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가구'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나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750만 2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로 집계됐습니다.

4인 이상 가구의 2배 수준인데요.

특히, 고령층 비율이 높습니다.

70세 이상 비중은 18.6%, 60대까지 포함하면 35%를 넘어섰습니다.

이삼십대 1인 가구에 뒤지지 않는 규모입니다.

80대 김모 할머니의 20㎡짜리 보금자리.

오롯이 혼자서 살아온 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김○○/86살 : "우리 아들? (사돈이) 딸하고 살지. 지금 며느리하고는 안 살아. 딸하고는 살아도. 세상이 그렇게 됐어. 안 아플 때는 괜찮지."]

[김○○/86살 : "연금 30만 원 나오잖아. 그거 가지고 사는 거야. (집은) 보증금 400만 원에 월세 13만 원. (보증금은) 다 까먹고..."]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010만 원, 전체 가구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가구의 약 72%가 1인 가구일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습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다 보니 소득이 낮아 고민하는 1인 가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고령화가 되다 보면, 혼자가 되는 가계가 상당히 많은 거죠. 젊은 층은 경제활동을 많이 할 가능성 있고,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그 가능성도 없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계들이 상당히 많은 거죠."]

청년들은 열심히 일해 월급 모아도 내 집 한 채 갖기 힘들고, 노년에선 소득 적은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쉽지 않은 하루하루, 새해엔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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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 15년 모아야 서울에서 ‘내 집 마련’” [친절한 뉴스K]
    • 입력 2023-12-27 12:33:58
    • 수정2023-12-27 13:15:58
    뉴스 12
[앵커]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장만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는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겠죠.

최근 정부 조사에서도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 넘게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월급만으로 서울서 내 집 마련하는 것, 그저 '꿈'일 뿐이란 조사 결괍니다.

김수연 기자가 청년들의 고민, 부모들의 한숨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집 한 채는 있었으면 좋겠다, '내 집 마련'의 꿈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그렇다면 이 '내 집 마련'에 평균 얼마나 걸릴까요?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는 약 15년 동안 월급을 꼬박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결과인데요.

어떻게 계산했을까요.

특정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데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수, PIR 입니다.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이 기간 동안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모으면 이 지역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생산 기관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번 주거실태조사에서는 '자가가구'의 소득과 지난해 6월 셋째주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볼까요.

우선 지난해 서울의 PIR, 15.2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수도권은 9.3, 전국으로 보면 6.3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적으로 월급을 모아 집을 사려면 전국적으론 6년, 수도권에선 9년, 서울에선 15년 정도가 걸리는 셈으로, 서울과 전국과의 격차가 9년 가까이 됩니다.

전년과 비교해 볼까요.

서울은 1년 이상 늘었지만, 전국적으로나 수도권에서는 모두 전년보다 낮아졌는데요.

아무래도 서울의 집값 오름세가 여타지역 보다 도드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월급으로 '내 집 마련'하기, 여전히 꿈만으로 그치기 쉬운 현실입니다.

[주보람/학생 : "(집값이) 오르는 거 보면서 월급을 계속 모아도 이제 살 수 없겠다..."]

[김혜원/학생 : "집을 사고 싶다는 목표, 꿈을 서른 살 쯤엔 (이룰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그 나이가 점점 밀리는 것 같고..."]

이번 주거실태조사는 전국 표본 5만 천 가구를 대상으로 했는데요.

그렇다면 이 '가구'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나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750만 2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4.5%로 집계됐습니다.

4인 이상 가구의 2배 수준인데요.

특히, 고령층 비율이 높습니다.

70세 이상 비중은 18.6%, 60대까지 포함하면 35%를 넘어섰습니다.

이삼십대 1인 가구에 뒤지지 않는 규모입니다.

80대 김모 할머니의 20㎡짜리 보금자리.

오롯이 혼자서 살아온 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김○○/86살 : "우리 아들? (사돈이) 딸하고 살지. 지금 며느리하고는 안 살아. 딸하고는 살아도. 세상이 그렇게 됐어. 안 아플 때는 괜찮지."]

[김○○/86살 : "연금 30만 원 나오잖아. 그거 가지고 사는 거야. (집은) 보증금 400만 원에 월세 13만 원. (보증금은) 다 까먹고..."]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3,010만 원, 전체 가구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가구의 약 72%가 1인 가구일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습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높다 보니 소득이 낮아 고민하는 1인 가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고령화가 되다 보면, 혼자가 되는 가계가 상당히 많은 거죠. 젊은 층은 경제활동을 많이 할 가능성 있고,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그 가능성도 없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가계들이 상당히 많은 거죠."]

청년들은 열심히 일해 월급 모아도 내 집 한 채 갖기 힘들고, 노년에선 소득 적은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쉽지 않은 하루하루, 새해엔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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