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파더스’ 운영자 유죄 확정…대법 “여론 형성 기여했지만 지나쳐”

입력 2024.01.05 (07:43) 수정 2024.01.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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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신상 공개로 논란이 됐던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 운영자가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지만, 신상공개는 사적 제재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세한 판결 내용, 백인성 법조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혼 후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안모 씨, 법원 판결까지 났지만 전 남편은 6년째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안○○/양육비 채권자/음성변조 : "이혼 소송이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 시작을 했어요. (못 받은 양육비가) 지금 아마 한 5천만 원 정도 됐을 거예요."]

2018년 문을 연 '배드 파더스(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는 이렇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얼굴과 직장 같은 신상 정보를 공개해 왔습니다.

'사적 제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국민참여재판에선 "공적인 목적이 있다"며 구 씨의 혐의를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판단해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대법원도 구 씨가 양육비 미지급 사실을 알려 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했지만 신상 공개는 '사적 제재'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전 확인 절차나 사정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얼굴과 직장 주소를 공개한 건 지나치다며, 구 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구 씨는 양육비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현실은 여전하다며 반발했습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운영자 : "현행법이 양육비를 주지 않을 수 있게 돼 있는 상황에서 그럼 양육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뭡니까? 소송해도 소송을 통해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2021년 관련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여성가족부가 양육비 미지급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신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얼굴 사진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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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드파더스’ 운영자 유죄 확정…대법 “여론 형성 기여했지만 지나쳐”
    • 입력 2024-01-05 07:43:01
    • 수정2024-01-05 07: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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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신상 공개로 논란이 됐던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 운영자가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여론 형성에 기여했지만, 신상공개는 사적 제재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세한 판결 내용, 백인성 법조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혼 후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안모 씨, 법원 판결까지 났지만 전 남편은 6년째 양육비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안○○/양육비 채권자/음성변조 : "이혼 소송이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 시작을 했어요. (못 받은 양육비가) 지금 아마 한 5천만 원 정도 됐을 거예요."]

2018년 문을 연 '배드 파더스(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는 이렇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얼굴과 직장 같은 신상 정보를 공개해 왔습니다.

'사적 제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 구본창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국민참여재판에선 "공적인 목적이 있다"며 구 씨의 혐의를 무죄로 봤지만, 2심은 유죄로 판단해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대법원도 구 씨가 양육비 미지급 사실을 알려 사회 여론 형성에 기여했지만 신상 공개는 '사적 제재'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전 확인 절차나 사정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얼굴과 직장 주소를 공개한 건 지나치다며, 구 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구 씨는 양육비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현실은 여전하다며 반발했습니다.

[구본창/배드파더스 운영자 : "현행법이 양육비를 주지 않을 수 있게 돼 있는 상황에서 그럼 양육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뭡니까? 소송해도 소송을 통해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2021년 관련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여성가족부가 양육비 미지급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신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얼굴 사진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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