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메타버스’, 부실 운영에 유령 공간으로

입력 2024.01.08 (06:42) 수정 2024.01.08 (06: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비대면 문화가 한창이었을 때 다양한 가상 세계를 온라인에 구축하는 이른바 메타버스가 큰 주목을 받았었죠.

각 지자체들도 지역 홍보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메타버스 제작에 앞다퉈 나섰는데, 과연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윤소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기자기하고 옛스런 골목이 매력인 충북 청주의 대표 관광지, 수암골.

청주시가 지난해 초 5억 원에 달하는 예산으로 온라인에 구축한 메타버스 콘텐츠입니다.

가상 인물 아바타를 만들어 3차원 세계 곳곳을 거닐어봤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카페 이름과 주소 정도입니다.

제 때 업데이트되지 않아 식당 휴무일도 잘못 명시돼있습니다.

이용객은 하루 평균 40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승우/충북 청주시 내수읍 : "수암골 모습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친구들한테 소개해주기는 조금 민망할 것 같아요."]

충북 증평군이 천 4백만 원을 들여 구축한 메타버스 청사.

군청 직원과 음성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사용해봤지만, 묵묵부답입니다.

1년간 업데이트 한번 없었고 올해 운영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증평군 관계자 : "2~3년 안에 기술이 더 발전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힐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체계적인 중장기 운영 방안이나 구체적 활용 전략도 세우지 않은 채 무턱대고 메타버스 제작에 뛰어든 탓입니다.

[정혜경/건국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 : "사용자의 니즈(수요)를 발견하고 난 다음에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냥 '예산은 나왔어,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그러면 이거를 만들자'…. 순서가 바뀐 거죠."]

우후죽순 생겨난 자치단체의 메타버스 콘텐츠, 부실 운영 탓에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우후죽순 ‘메타버스’, 부실 운영에 유령 공간으로
    • 입력 2024-01-08 06:42:31
    • 수정2024-01-08 06:46:10
    뉴스광장 1부
[앵커]

코로나19 비대면 문화가 한창이었을 때 다양한 가상 세계를 온라인에 구축하는 이른바 메타버스가 큰 주목을 받았었죠.

각 지자체들도 지역 홍보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메타버스 제작에 앞다퉈 나섰는데, 과연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윤소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기자기하고 옛스런 골목이 매력인 충북 청주의 대표 관광지, 수암골.

청주시가 지난해 초 5억 원에 달하는 예산으로 온라인에 구축한 메타버스 콘텐츠입니다.

가상 인물 아바타를 만들어 3차원 세계 곳곳을 거닐어봤습니다.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카페 이름과 주소 정도입니다.

제 때 업데이트되지 않아 식당 휴무일도 잘못 명시돼있습니다.

이용객은 하루 평균 40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최승우/충북 청주시 내수읍 : "수암골 모습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친구들한테 소개해주기는 조금 민망할 것 같아요."]

충북 증평군이 천 4백만 원을 들여 구축한 메타버스 청사.

군청 직원과 음성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사용해봤지만, 묵묵부답입니다.

1년간 업데이트 한번 없었고 올해 운영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증평군 관계자 : "2~3년 안에 기술이 더 발전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힐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체계적인 중장기 운영 방안이나 구체적 활용 전략도 세우지 않은 채 무턱대고 메타버스 제작에 뛰어든 탓입니다.

[정혜경/건국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 : "사용자의 니즈(수요)를 발견하고 난 다음에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냥 '예산은 나왔어,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그러면 이거를 만들자'…. 순서가 바뀐 거죠."]

우후죽순 생겨난 자치단체의 메타버스 콘텐츠, 부실 운영 탓에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