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장 “월드컵경기장 걱정 끼쳐 죄송”…예비비 7억 원 긴급 요청

입력 2024.01.19 (07:58) 수정 2024.01.1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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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소화설비가 고장난지 반년 가까이 됐는데도, 서귀포시가 보수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KBS 보도와 관련해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공식 사과했습니다.

서귀포시는 제주도에 예비비 7억 원을 긴급 요청하고 고장 난 시설 정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강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관람객 만 2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케이팝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콘서트 석 달 전, 경기장 소방시설이 고장났습니다.

KBS가 최근 전문가와 현장을 점검한 결과, 전기화재 진압용 특수가스 160통이 오작동으로 모두 방출됐고, 소화약제를 담은 충전용기는 반년 가까이 텅 빈 상태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기실에 불이 나면 초기 진화가 어려워 경기장에 전기가 끊기고, 발전기시설로 불이 번지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까지 작동할 수 없게 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임인수/소방기술사/지난 16일 : "소화시스템인 소방 펌프와 (경기장 시설 내) 영화관에 있는 제연 설비가 작동 안 됨으로 인해서 인명 안전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귀포시는 시민 안전을 위한 소방시설 보수 비용 7억 원을 올해 예산안에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경기장에서 케이팝 공연을 또 하겠다며 예산 20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이 시장은 "시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의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경기장 소방시설 정비를 위해 제주도에 예비비 7억 원을 긴급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철식/서귀포시 체육진흥과장 : "(제주도에서) 도민 안전이 시급하다. 그 필요성하고 시급성을 긍정적으로 봐서, 예비비 집행이 가능하면 추경보다는 최대한 빨리 저희가 보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귀포시는 다만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하는 특수가스 충전용기 제작 등에 서너 달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방시설 정비가 마무리될 때까지 경기장 화재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한창희/그래픽:고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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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시장 “월드컵경기장 걱정 끼쳐 죄송”…예비비 7억 원 긴급 요청
    • 입력 2024-01-19 07:58:36
    • 수정2024-01-19 08:14:17
    뉴스광장(제주)
[앵커]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소화설비가 고장난지 반년 가까이 됐는데도, 서귀포시가 보수 예산을 한 푼도 편성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KBS 보도와 관련해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공식 사과했습니다.

서귀포시는 제주도에 예비비 7억 원을 긴급 요청하고 고장 난 시설 정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강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관람객 만 2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케이팝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콘서트 석 달 전, 경기장 소방시설이 고장났습니다.

KBS가 최근 전문가와 현장을 점검한 결과, 전기화재 진압용 특수가스 160통이 오작동으로 모두 방출됐고, 소화약제를 담은 충전용기는 반년 가까이 텅 빈 상태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기실에 불이 나면 초기 진화가 어려워 경기장에 전기가 끊기고, 발전기시설로 불이 번지면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까지 작동할 수 없게 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임인수/소방기술사/지난 16일 : "소화시스템인 소방 펌프와 (경기장 시설 내) 영화관에 있는 제연 설비가 작동 안 됨으로 인해서 인명 안전에 치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귀포시는 시민 안전을 위한 소방시설 보수 비용 7억 원을 올해 예산안에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경기장에서 케이팝 공연을 또 하겠다며 예산 20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이 시장은 "시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의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경기장 소방시설 정비를 위해 제주도에 예비비 7억 원을 긴급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철식/서귀포시 체육진흥과장 : "(제주도에서) 도민 안전이 시급하다. 그 필요성하고 시급성을 긍정적으로 봐서, 예비비 집행이 가능하면 추경보다는 최대한 빨리 저희가 보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서귀포시는 다만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하는 특수가스 충전용기 제작 등에 서너 달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방시설 정비가 마무리될 때까지 경기장 화재 예방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한창희/그래픽:고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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