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7] 강원도 지방의료 공백…나아갈 길은?

입력 2024.01.24 (19:30) 수정 2024.02.0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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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지난주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방의 의료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앞으로 강원도가 의료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고민해봤는데요.

이 문제를 취재해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청초 기자, 먼저 강원도 의료 현실 어떤가요?

[기자]

한마디로 의사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갈 수 있는 병원은 점점 멀어지고.

원정진료가 예삿일이 돼버렸습니다.

이번에 춘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와 산부인과 없는 평창을 취재하면서, 강원도에서 병원 다니기 정말 어렵다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통계로도 나옵니다.

강원도민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30분 안에 응급실을 못 가는 의료 소외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국에서 제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지방의료원과 보건소에서도 의사를 못 구하고 있죠.

연봉 4억 원을 제시해야 올까말까할 정도입니다.

또, 춘천과 원주, 강릉처럼 도시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닙니다.

얼마 전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4명이 한꺼번에 그만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3년 사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선 의료진 600명,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80명이 병원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대학병원 6,600개 병상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방의 의료인력 이탈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자가 다녀온 일본에서는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었나요?

[기자]

제가 다녀온 곳은 일본 나가사키현입니다.

고령화율이 높고, 섬이 많아 지리적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구석구석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큰 틀에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진료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입니다.

'모바일클리닉', 이동식 원격진료가 대표적입니다.

원격진료 장비가 갖춘 차가 간호사를 싣고, 환자 집 앞까지 갑니다.

IT 기기 사용이 서툴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한 겁니다.

의약품은 드론으로 배달합니다.

배나 자동차 등 기존 물류수단이 닿지 않은 곳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른 하나는 지역의사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나가사키현은 1970년부터 지역 출신이나 지역에 남고자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졸업 뒤 9년동안 그 지역에서 일해야합니다.

이는 국내에서 지역의사제로 알려진 일본의 '지역정원제'보다 40년 가까이 앞섰습니다.

이밖에도 의사의 경력 개발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지원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요.

대학에서도 지역의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참고할 만한 정책들이네요.

좋은 제도도 우리 실정에 맞게 어떻게 도입하느냐가 중요할텐데요.

앞으로 강원도는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자]

당장 의료취약지에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첨단 기술로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2022년부터 뇌질환 비대면 의료협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과 동네 병원이 협력해 의료소외지 주민들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려는 겁니다.

아직 시험 단계입니다.

지역의사를 키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의대 지역인재 입학전형과 수련병원을 늘리고, 일본처럼 장학금 주고 의사를 키워 의무적으로 지방에 일하도록 하는 제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한 기관만의 일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지체, 대학과 병원 모두가 전사적으로 나서서야 할 때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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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파일7] 강원도 지방의료 공백…나아갈 길은?
    • 입력 2024-01-24 19:30:14
    • 수정2024-02-06 21:03:46
    뉴스7(춘천)
[앵커]

KBS는 지난주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방의 의료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앞으로 강원도가 의료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고민해봤는데요.

이 문제를 취재해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청초 기자, 먼저 강원도 의료 현실 어떤가요?

[기자]

한마디로 의사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갈 수 있는 병원은 점점 멀어지고.

원정진료가 예삿일이 돼버렸습니다.

이번에 춘천 산골마을 70대 노부부와 산부인과 없는 평창을 취재하면서, 강원도에서 병원 다니기 정말 어렵다는 걸 제대로 느꼈습니다.

통계로도 나옵니다.

강원도민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30분 안에 응급실을 못 가는 의료 소외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국에서 제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지방의료원과 보건소에서도 의사를 못 구하고 있죠.

연봉 4억 원을 제시해야 올까말까할 정도입니다.

또, 춘천과 원주, 강릉처럼 도시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것도 아닙니다.

얼마 전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4명이 한꺼번에 그만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3년 사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선 의료진 600명,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은 80명이 병원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대학병원 6,600개 병상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방의 의료인력 이탈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자가 다녀온 일본에서는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었나요?

[기자]

제가 다녀온 곳은 일본 나가사키현입니다.

고령화율이 높고, 섬이 많아 지리적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구석구석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큰 틀에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진료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입니다.

'모바일클리닉', 이동식 원격진료가 대표적입니다.

원격진료 장비가 갖춘 차가 간호사를 싣고, 환자 집 앞까지 갑니다.

IT 기기 사용이 서툴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한 겁니다.

의약품은 드론으로 배달합니다.

배나 자동차 등 기존 물류수단이 닿지 않은 곳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른 하나는 지역의사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나가사키현은 1970년부터 지역 출신이나 지역에 남고자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졸업 뒤 9년동안 그 지역에서 일해야합니다.

이는 국내에서 지역의사제로 알려진 일본의 '지역정원제'보다 40년 가까이 앞섰습니다.

이밖에도 의사의 경력 개발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지원을 끊임없이 하고 있고요.

대학에서도 지역의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참고할 만한 정책들이네요.

좋은 제도도 우리 실정에 맞게 어떻게 도입하느냐가 중요할텐데요.

앞으로 강원도는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자]

당장 의료취약지에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첨단 기술로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 2022년부터 뇌질환 비대면 의료협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과 동네 병원이 협력해 의료소외지 주민들도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려는 겁니다.

아직 시험 단계입니다.

지역의사를 키우는 일도 중요합니다.

의대 지역인재 입학전형과 수련병원을 늘리고, 일본처럼 장학금 주고 의사를 키워 의무적으로 지방에 일하도록 하는 제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한 기관만의 일이 아닙니다.

정부와 지지체, 대학과 병원 모두가 전사적으로 나서서야 할 때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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