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쇠막대기 하나로 급제동…위험천만 무허가 운전 연수

입력 2024.01.31 (12:31) 수정 2024.01.3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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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운전 면허증을 따려고 하거나, 운전에 익숙해지기 위해 도로 연수받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허가받지 않은 불법 업체가 활개 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험천만한 불법 운전 연수의 실태를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운전면허를 따고 오랫동안 방치해둔 이른바 '장롱 면허' 가진 분들이나 운전면허를 따자마자 바로 도로에 나가긴 무서운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운전대를 잡을 생각을 하면 막막해질텐데요.

그럴 때 운전 연수를 찾게 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알고 보니 대부분이 허가받지 않은 불법 업체였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도로 연수'라고 검색해 봤습니다.

방문 운전 연수를 홍보하는 글이 줄줄이 뜹니다.

대부분 대표자 이름이나 회사 주소 등의 정보가 없는 무허가 업체입니다.

[무허가 운전 연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연수 진행 도와드리고요. 연수 비용은 첫날 강사님께 현금이나 계좌이체 해주시면 되시고요."]

현행법상 경찰청에 등록된 학원과 강사만 유료 운전 연수를 할 수 있습니다.

위반 시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법 업체들이 흥하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 때문입니다.

실제 불법 업체의 운전 연수 비용은 10시간을 기준으로 20만 원대 후반~30만 원대 초반입니다.

반면에 등록 업체의 연수 비용은 50만 원대~60만 원대 후반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이들 업체를 통해 연수를 받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불법 연수 차량은 정식 연수 차량과는 달리 조수석에 보조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업체들은 대신 운전석 브레이크에 임시로 설치할 수 있는 연수봉을 활용하는데요.

연수봉은 미끄럽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제동력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시속 40km로 달리다 급제동하면 운전 연수봉이 보조석 발판 브레이크보다 제동 거리가 2배 정도 늘어납니다.

[김아름/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교수 : "발로 직접 급제동을 하는 게 제동력이 훨씬 더 높아서 불법 운전 연수 차량보다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에서 연수하는 게 더 안전성이 높다고…"]

운전 연수봉 사용 자체가 무조건 불법인 건 아닙니다.

실제로 유명 쇼핑몰이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면허를 딴 지 2년이 지난 경우, 금전 거래 없이 연수를 받을 때 운전 연수봉을 쓰면 불법이 아닙니다.

지인이나 가족에게 운전 연수를 받을 때 연수봉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불법 업체들은 이런 빈틈을 노립니다.

경찰 단속에 걸리더라도 운전자와 지인이나 가족이라고 속여 쉽게 법망을 피해갑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지인이나 누가 이렇게 가르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버리면 현장에서 잡아도 소용이 없어요. 계좌를 추적하거나 조사를 해야 하잖아요."]

연수 중 사고가 나면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지만 불법 운전 연수는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집중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쇠막대기 하나에 제동을 맡긴 불법 연수 차량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며 도로 위를 달릴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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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쇠막대기 하나로 급제동…위험천만 무허가 운전 연수
    • 입력 2024-01-31 12:31:11
    • 수정2024-01-31 12:41:30
    뉴스 12
[앵커]

운전 면허증을 따려고 하거나, 운전에 익숙해지기 위해 도로 연수받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허가받지 않은 불법 업체가 활개 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위험천만한 불법 운전 연수의 실태를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운전면허를 따고 오랫동안 방치해둔 이른바 '장롱 면허' 가진 분들이나 운전면허를 따자마자 바로 도로에 나가긴 무서운 분들 꽤 있을 겁니다.

운전대를 잡을 생각을 하면 막막해질텐데요.

그럴 때 운전 연수를 찾게 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알고 보니 대부분이 허가받지 않은 불법 업체였습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도로 연수'라고 검색해 봤습니다.

방문 운전 연수를 홍보하는 글이 줄줄이 뜹니다.

대부분 대표자 이름이나 회사 주소 등의 정보가 없는 무허가 업체입니다.

[무허가 운전 연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연수 진행 도와드리고요. 연수 비용은 첫날 강사님께 현금이나 계좌이체 해주시면 되시고요."]

현행법상 경찰청에 등록된 학원과 강사만 유료 운전 연수를 할 수 있습니다.

위반 시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법 업체들이 흥하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 때문입니다.

실제 불법 업체의 운전 연수 비용은 10시간을 기준으로 20만 원대 후반~30만 원대 초반입니다.

반면에 등록 업체의 연수 비용은 50만 원대~60만 원대 후반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이들 업체를 통해 연수를 받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불법 연수 차량은 정식 연수 차량과는 달리 조수석에 보조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업체들은 대신 운전석 브레이크에 임시로 설치할 수 있는 연수봉을 활용하는데요.

연수봉은 미끄럽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제동력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시속 40km로 달리다 급제동하면 운전 연수봉이 보조석 발판 브레이크보다 제동 거리가 2배 정도 늘어납니다.

[김아름/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교수 : "발로 직접 급제동을 하는 게 제동력이 훨씬 더 높아서 불법 운전 연수 차량보다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에서 연수하는 게 더 안전성이 높다고…"]

운전 연수봉 사용 자체가 무조건 불법인 건 아닙니다.

실제로 유명 쇼핑몰이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면허를 딴 지 2년이 지난 경우, 금전 거래 없이 연수를 받을 때 운전 연수봉을 쓰면 불법이 아닙니다.

지인이나 가족에게 운전 연수를 받을 때 연수봉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불법 업체들은 이런 빈틈을 노립니다.

경찰 단속에 걸리더라도 운전자와 지인이나 가족이라고 속여 쉽게 법망을 피해갑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지인이나 누가 이렇게 가르친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버리면 현장에서 잡아도 소용이 없어요. 계좌를 추적하거나 조사를 해야 하잖아요."]

연수 중 사고가 나면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지만 불법 운전 연수는 현황조차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집중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쇠막대기 하나에 제동을 맡긴 불법 연수 차량은, 오늘도 어딘가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며 도로 위를 달릴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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