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담] “‘수어’ 보급 걸림돌 여전”…실태와 개선점은?

입력 2024.02.01 (19:28) 수정 2024.02.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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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이후 이제 정부나 지자체 발표에서 수어 통역은 일상이 됐습니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수어는 한국어를 대체 표현하는 보조적 수단이 아닌 또 하나의 언어로 규정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에서는 수어가 언어로 자리매김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현실인지 짚어보고 개선할 점 알아보겠습니다.

저희 9시 뉴스 하단 화면을 통해 뵙는 건 익숙한데 스튜디오에서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김지영 수어통역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돌아오는 토요일 2월 3일이 좀 특별한 날이라고요.

[답변]

먼저 한국 수어를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인정한 한국수화언어법이 2016년 2월 3일에 제정이 되었는데요.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2020년 12월에 한국수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공식적으로 4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가 한국어를 쓰는 것처럼 한국어가 마치 모국어인 것처럼 농인분들에게는 모국어가 수어가 되는 거네요.

[답변]

네 맞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는 음성에 기반한 언어인데요.

농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어는 시각, 시각에 기반을 둔 시각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의 모양이나 움직임 위치, 얼굴 표정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 한국어와는 전혀 다른 문법 체계를 가진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농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가장 좀 확 와닿게 사용하는 예시 문장이 있는데요.

어떤 문장이냐 하면 엄마가 담배 피우는 아들을 혼낸다라고 할 때 우리 문장에는 이 문장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문장이잖아요.

그런데 이 문장을 한국어의 문법 그대로 순서 그대로 수어를 단어를 그대로 나열하면 엄마 담배 아들 혼내 이렇게 문장 단어만 그대로 나열을 하면, 수어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음성을 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그대로 전달이 되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어만 음성을 전혀 배제한 채 수어만 쳐다보고 있으면 엄마가 담배 피우고 아들을 혼내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수어는 전혀 다른 문법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통역할 때도 굉장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주의해야 되니까요.

[앵커]

지금 수어의 중요성은 굉장히 잘 알려졌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그래도 어려운 현실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답변]

요즘 기술이 많이 발전되어서 무인으로 운영되거나 키오스크 아니면 드라이브스루 같은 곳들이 운영되는 곳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우리 생활에는 굉장히 편리해요.

그러나 농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기도 해요.

어찌 보면 기술이 발전되었으니까 조금 더 그 발전된 기술을 한 단계 더 적용해서 안내 사항들을 글뿐만이 아니라 수어 영상을 촬영을 해서 QR코드를 적용을 해서 그 부분에 농인분들도 수어 영상을 통해서 그 안내문들을 본인들의 언어로 안내 사항들을 받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요즘 코로나 이후에 수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행사에서도 예전보다는 수어 통역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막상 통역을 가보면 그 행사에 정작 농인분은 한 분도 안 계실 때가 있거든요.

왜냐하면 어떤 행사에서 수어 통역이 수월하게 제공되었던 것들을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모든 행사에는 수어 통역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아라고 인식하고 계세요.

그렇지만 이제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으니 홍보하실 때 책자에 우리 행사에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좀 익숙해질 때까지 그 홍보도 같이 같이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다음 질문에 앞서서 영상 하나 보시겠습니다.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찰스 3세 국왕 개관식 축하 콘서트 공연인데요.

여기 보시면 수어 통역사분께서 굉장히 화제가 됐어요.

이제 클레어 에드워즈 씨인데 이분 몸동작을 보면 너무 리듬감이 몸동작 하나만으로 봐도 나올 수 있어요.

또 어떻습니까?

농인분들은 이렇게 영화나 음악을 즐기시는 분들 굉장히 많으신데 어떻게 즐기시는지 궁금하거든요.

[답변]

네, 일단 영화는 베리어프리 영화라고 해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서 화면 해설과 자막이 삽입되어서 실제 상영되고 있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동시에 극장에서 상영을 해줘서 그걸 통해서 영화를 보신데, 이것도 사실은 자막이다 보니 수어 통역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완벽하게 즐기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음악은 이렇게 소리를 듣는다기보다는 느낀다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소리 볼륨을 크게 틀어서 쿵쿵 울리는 그 느낌으로 음악을 많이 즐기고 계시고요.

굉장히 다양하게 문화 활동을 즐기시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수어 교육이 지금 사실은 의무교육을 우선시하고 있어요.

학교 현장에서는 그러다 보니 농인분들께서는 교육받을 기회가 좀 줄어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답변]

그러니까 학교에서 마찬가지로 수어 사용이 가능한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수어 사용이 전혀 불가능한 선생님이 그냥 학교에 발령을 받으셔서 농학생을 지도하셔야 하는 상황이오는 거예요.

그러면 수어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교과목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이 오히려 수어를 배우게 되는 상황이 연출이 되는 거죠.

학교에서 그러면 학생과 선생님의 언어 코드가 맞지 않아서 그 상황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겠어요?

그래서 저는 농학생을 교육해야 하는 선생님은 그냥 단순하게 의사소통하는 수준의 수어 실력이 아니라 정말 교과목을 전문 교과목을 가르쳐야 할 수준의 수어 실력을 갖춘 선생님이 농학교에 배정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정말 이게 기본적인 조건이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이 수어가 농인분들에게 제대로 된 모국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궁극적으로는 저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농인 그리고 청인 모두에 대한 교육 그러니까 농예는 한국 수어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성인 일반 국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기본 교과목으로 수어를 배움으로써 정말 자연스럽게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수어를 사용하면 농인이 우리 사회에 어디에서든 본인들의 언어인 수어를 정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 저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우리의 교육부터 실제 수요가 일상화되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말씀이셨어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지영 수어 통역사와 함께 수어의 날 맞이해서 특별한 시간 가졌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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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대담] “‘수어’ 보급 걸림돌 여전”…실태와 개선점은?
    • 입력 2024-02-01 19:28:48
    • 수정2024-02-01 20:13:10
    뉴스7(광주)
[앵커]

코로나19 이후 이제 정부나 지자체 발표에서 수어 통역은 일상이 됐습니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수어는 한국어를 대체 표현하는 보조적 수단이 아닌 또 하나의 언어로 규정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에서는 수어가 언어로 자리매김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현실인지 짚어보고 개선할 점 알아보겠습니다.

저희 9시 뉴스 하단 화면을 통해 뵙는 건 익숙한데 스튜디오에서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김지영 수어통역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돌아오는 토요일 2월 3일이 좀 특별한 날이라고요.

[답변]

먼저 한국 수어를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인정한 한국수화언어법이 2016년 2월 3일에 제정이 되었는데요.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2020년 12월에 한국수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공식적으로 4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가 한국어를 쓰는 것처럼 한국어가 마치 모국어인 것처럼 농인분들에게는 모국어가 수어가 되는 거네요.

[답변]

네 맞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는 음성에 기반한 언어인데요.

농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어는 시각, 시각에 기반을 둔 시각 언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의 모양이나 움직임 위치, 얼굴 표정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 한국어와는 전혀 다른 문법 체계를 가진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농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가장 좀 확 와닿게 사용하는 예시 문장이 있는데요.

어떤 문장이냐 하면 엄마가 담배 피우는 아들을 혼낸다라고 할 때 우리 문장에는 이 문장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문장이잖아요.

그런데 이 문장을 한국어의 문법 그대로 순서 그대로 수어를 단어를 그대로 나열하면 엄마 담배 아들 혼내 이렇게 문장 단어만 그대로 나열을 하면, 수어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음성을 들었기 때문에 의미가 그대로 전달이 되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어만 음성을 전혀 배제한 채 수어만 쳐다보고 있으면 엄마가 담배 피우고 아들을 혼내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수어는 전혀 다른 문법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통역할 때도 굉장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주의해야 되니까요.

[앵커]

지금 수어의 중요성은 굉장히 잘 알려졌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그래도 어려운 현실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답변]

요즘 기술이 많이 발전되어서 무인으로 운영되거나 키오스크 아니면 드라이브스루 같은 곳들이 운영되는 곳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우리 생활에는 굉장히 편리해요.

그러나 농인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기도 해요.

어찌 보면 기술이 발전되었으니까 조금 더 그 발전된 기술을 한 단계 더 적용해서 안내 사항들을 글뿐만이 아니라 수어 영상을 촬영을 해서 QR코드를 적용을 해서 그 부분에 농인분들도 수어 영상을 통해서 그 안내문들을 본인들의 언어로 안내 사항들을 받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요즘 코로나 이후에 수어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행사에서도 예전보다는 수어 통역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막상 통역을 가보면 그 행사에 정작 농인분은 한 분도 안 계실 때가 있거든요.

왜냐하면 어떤 행사에서 수어 통역이 수월하게 제공되었던 것들을 받아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모든 행사에는 수어 통역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아라고 인식하고 계세요.

그렇지만 이제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으니 홍보하실 때 책자에 우리 행사에는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좀 익숙해질 때까지 그 홍보도 같이 같이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다음 질문에 앞서서 영상 하나 보시겠습니다.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찰스 3세 국왕 개관식 축하 콘서트 공연인데요.

여기 보시면 수어 통역사분께서 굉장히 화제가 됐어요.

이제 클레어 에드워즈 씨인데 이분 몸동작을 보면 너무 리듬감이 몸동작 하나만으로 봐도 나올 수 있어요.

또 어떻습니까?

농인분들은 이렇게 영화나 음악을 즐기시는 분들 굉장히 많으신데 어떻게 즐기시는지 궁금하거든요.

[답변]

네, 일단 영화는 베리어프리 영화라고 해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서 화면 해설과 자막이 삽입되어서 실제 상영되고 있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동시에 극장에서 상영을 해줘서 그걸 통해서 영화를 보신데, 이것도 사실은 자막이다 보니 수어 통역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완벽하게 즐기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음악은 이렇게 소리를 듣는다기보다는 느낀다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더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소리 볼륨을 크게 틀어서 쿵쿵 울리는 그 느낌으로 음악을 많이 즐기고 계시고요.

굉장히 다양하게 문화 활동을 즐기시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수어 교육이 지금 사실은 의무교육을 우선시하고 있어요.

학교 현장에서는 그러다 보니 농인분들께서는 교육받을 기회가 좀 줄어든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답변]

그러니까 학교에서 마찬가지로 수어 사용이 가능한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수어 사용이 전혀 불가능한 선생님이 그냥 학교에 발령을 받으셔서 농학생을 지도하셔야 하는 상황이오는 거예요.

그러면 수어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교과목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이 오히려 수어를 배우게 되는 상황이 연출이 되는 거죠.

학교에서 그러면 학생과 선생님의 언어 코드가 맞지 않아서 그 상황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겠어요?

그래서 저는 농학생을 교육해야 하는 선생님은 그냥 단순하게 의사소통하는 수준의 수어 실력이 아니라 정말 교과목을 전문 교과목을 가르쳐야 할 수준의 수어 실력을 갖춘 선생님이 농학교에 배정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정말 이게 기본적인 조건이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이 수어가 농인분들에게 제대로 된 모국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궁극적으로는 저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농인 그리고 청인 모두에 대한 교육 그러니까 농예는 한국 수어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성인 일반 국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기본 교과목으로 수어를 배움으로써 정말 자연스럽게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수어를 사용하면 농인이 우리 사회에 어디에서든 본인들의 언어인 수어를 정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 저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우리의 교육부터 실제 수요가 일상화되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말씀이셨어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지영 수어 통역사와 함께 수어의 날 맞이해서 특별한 시간 가졌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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