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옻칠공예가 옥현숙, 전통 옻칠에 쓸모를 더하다

입력 2024.02.15 (19:56) 수정 2024.02.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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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으깨어 문양을 낸 두칠 차 통, 삼베와 옻칠을 반복해 완성한 건칠 찬합, 겹겹의 칠을 긁어낸 교칠 잔과 달걀 껍데기를 이용한 난각 회화까지.

다양한 옻칠기법이 생활예술로 재탄생했습니다.

["벗기고 또 칠하고, 벗기고 칠하고 이런 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옻칠 매력에 빠져서 정말 헤어 나오질 못했어요."]

천년의 빛에 ‘오늘’을 더하며 작가는 옻칠의 부활을 꿈꿉니다.

통영옻칠미술관 아카데미 1기생으로 옻칠에 입문한 옥현숙 씨의 작업실입니다.

화려한 옻칠을 더한 소반, 흙 대신 삼베와 옻칠로 빚은 건칠 항아리와 화병, 그릇 등 쓰임새를 고려한 생활소품이 눈길을 끕니다.

[옥현숙/옻칠공예가 : "건칠을 해서 형태를 만들어서 삼베 입히고 옻칠을 가지고 옻칠 한 번 삼베 한 번 반복해 입혀서 이건 상사라고 하거든요. 조각이 난 것. 가느다란 걸 가지고 촘촘하게 (자개를) 다 놨어요."]

목재 기물에 옻칠과 자개를 입히는 여느 나전칠기와 달리 건칠은 삼베와 칠 죽, 옻칠을 겹겹이 발라가며 기물을 만드는데요.

호박을 그대로 본뜬 건칠 함처럼 어떤 형태든 성형이 가능한데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지만 칠하고 다듬는 수고를 반복해야 합니다.

["여기에 또 검은 칠을 하고 완전 다 사포질을 해서 매끈하게 하고 난 다음에 색을 칠하거든요. 그러니까 공정이 아직 10가지 이상은 더 남아 있어요. 칠을 지금 하칠 해야 하고, 중칠 해야 하고. 또 색깔 칠해야 하고…."]

달걀 껍데기로 하얗고 섬세한 문양을 더하는 전통기법 난각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난 껍질이 있잖아요. 그것도 식초 물에 담가서 다 벗겨내야 해요. 벗겨내고 이제 앞뒤도 구분하기 위해서 이렇게 먹을 가지고 표시를 해야 해요. 앞뒤가 안 바뀌게 그렇게 발라야 해요."]

칠 가루와 옻칠을 배합한 옻칠 안료를 덧발라 긁어내는 교칠은 작가가 즐겨 쓰는 기법인데요.

일상에 전통과 예술의 온기를 불어넣으면서 밋밋한 컵도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작품으로 거듭납니다.

[옥현숙/옻칠공예가 : "옻칠 제품들이 전에는 다 큰 작품들만 나왔잖아요. 실생활에선 사람들이 못 쓰고 했는데 대중화가 될 수 있게끔 옻칠의 촉감도 좋고 하니까 그리고 첫째 가볍잖아요. 그리고 부패가 안 돼요."]

통제영 12공방의 맥을 잇는 곳.

전통 옻칠의 멋과 기능성에 요즘의 쓸모를 더한 소품에서 작가의 고민이 보이죠?

교칠 화병과 통영바다를 품은 항아리.

자개와 금박이 어우러진 매화 달항아리.

모두 주특기인 건칠로 완성한 겁니다.

섬세한 난각으로 승무의 리듬감을 살리는가 하면 옻칠 가루로 한복의 선과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옻칠가루를 뿌려서 밝고 어두운 표현이 된 거죠. 자개 또 옻칠 저 잎은 초록색 옻칠이고 붉은 저것도 빨간 칠가루를 가지고…."]

[채정옥/전북 고창군 : "아주 날렵한데다 자개하고 이 옷의 꽃무늬하고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보통 자개농만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이렇게 다양하게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장롱의 소임을 다한 통영농을 어떻게 살릴지 다시 쓰임새를 생각하는 시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얼마나 섬세한지 몰라요. 이 다양한 기법을 접목시켜서 정말 명품을 남기고 싶어요. 현대와 좀 만나야 하겠죠. 그래야 좀 더 일반 사람들도 선호하겠죠."]

옥현숙 작가는 옻칠을 통해 전통과 현대, 예술과 생활이 같이 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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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옻칠공예가 옥현숙, 전통 옻칠에 쓸모를 더하다
    • 입력 2024-02-15 19:56:08
    • 수정2024-02-15 20:10:43
    뉴스7(창원)
두부를 으깨어 문양을 낸 두칠 차 통, 삼베와 옻칠을 반복해 완성한 건칠 찬합, 겹겹의 칠을 긁어낸 교칠 잔과 달걀 껍데기를 이용한 난각 회화까지.

다양한 옻칠기법이 생활예술로 재탄생했습니다.

["벗기고 또 칠하고, 벗기고 칠하고 이런 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옻칠 매력에 빠져서 정말 헤어 나오질 못했어요."]

천년의 빛에 ‘오늘’을 더하며 작가는 옻칠의 부활을 꿈꿉니다.

통영옻칠미술관 아카데미 1기생으로 옻칠에 입문한 옥현숙 씨의 작업실입니다.

화려한 옻칠을 더한 소반, 흙 대신 삼베와 옻칠로 빚은 건칠 항아리와 화병, 그릇 등 쓰임새를 고려한 생활소품이 눈길을 끕니다.

[옥현숙/옻칠공예가 : "건칠을 해서 형태를 만들어서 삼베 입히고 옻칠을 가지고 옻칠 한 번 삼베 한 번 반복해 입혀서 이건 상사라고 하거든요. 조각이 난 것. 가느다란 걸 가지고 촘촘하게 (자개를) 다 놨어요."]

목재 기물에 옻칠과 자개를 입히는 여느 나전칠기와 달리 건칠은 삼베와 칠 죽, 옻칠을 겹겹이 발라가며 기물을 만드는데요.

호박을 그대로 본뜬 건칠 함처럼 어떤 형태든 성형이 가능한데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지만 칠하고 다듬는 수고를 반복해야 합니다.

["여기에 또 검은 칠을 하고 완전 다 사포질을 해서 매끈하게 하고 난 다음에 색을 칠하거든요. 그러니까 공정이 아직 10가지 이상은 더 남아 있어요. 칠을 지금 하칠 해야 하고, 중칠 해야 하고. 또 색깔 칠해야 하고…."]

달걀 껍데기로 하얗고 섬세한 문양을 더하는 전통기법 난각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난 껍질이 있잖아요. 그것도 식초 물에 담가서 다 벗겨내야 해요. 벗겨내고 이제 앞뒤도 구분하기 위해서 이렇게 먹을 가지고 표시를 해야 해요. 앞뒤가 안 바뀌게 그렇게 발라야 해요."]

칠 가루와 옻칠을 배합한 옻칠 안료를 덧발라 긁어내는 교칠은 작가가 즐겨 쓰는 기법인데요.

일상에 전통과 예술의 온기를 불어넣으면서 밋밋한 컵도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작품으로 거듭납니다.

[옥현숙/옻칠공예가 : "옻칠 제품들이 전에는 다 큰 작품들만 나왔잖아요. 실생활에선 사람들이 못 쓰고 했는데 대중화가 될 수 있게끔 옻칠의 촉감도 좋고 하니까 그리고 첫째 가볍잖아요. 그리고 부패가 안 돼요."]

통제영 12공방의 맥을 잇는 곳.

전통 옻칠의 멋과 기능성에 요즘의 쓸모를 더한 소품에서 작가의 고민이 보이죠?

교칠 화병과 통영바다를 품은 항아리.

자개와 금박이 어우러진 매화 달항아리.

모두 주특기인 건칠로 완성한 겁니다.

섬세한 난각으로 승무의 리듬감을 살리는가 하면 옻칠 가루로 한복의 선과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옻칠가루를 뿌려서 밝고 어두운 표현이 된 거죠. 자개 또 옻칠 저 잎은 초록색 옻칠이고 붉은 저것도 빨간 칠가루를 가지고…."]

[채정옥/전북 고창군 : "아주 날렵한데다 자개하고 이 옷의 꽃무늬하고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보통 자개농만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이렇게 다양하게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장롱의 소임을 다한 통영농을 어떻게 살릴지 다시 쓰임새를 생각하는 시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얼마나 섬세한지 몰라요. 이 다양한 기법을 접목시켜서 정말 명품을 남기고 싶어요. 현대와 좀 만나야 하겠죠. 그래야 좀 더 일반 사람들도 선호하겠죠."]

옥현숙 작가는 옻칠을 통해 전통과 현대, 예술과 생활이 같이 가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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