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베일 벗은 ‘밸류업’…한국 증시 어떻게 달라지나?

입력 2024.02.26 (11:33) 수정 2024.02.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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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하 '밸류업')이 오늘(26일) 공개됐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 같은 신흥국보다도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방안입니다.

기업은 주가 상승 목표치와 달성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내놓고, 정부는 이런 기업들에 세제 혜택 등으로 화답한다는 게 '밸류업'의 골자입니다. (관련 기사: 주가 올리면 세제 혜택…‘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98873)

바람대로 '밸류업'이 한국 증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의구심에 정부는 어떤 답을 내놨는지 살펴봅니다.

Q1. 강제성 없는데 기업들이 할까?

'밸류업'을 의무적으로 하면 오히려 형식적인 공시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 생각입니다. '밸류업'의 성패가 주주환원과 시장소통에 대한 기업의 '진정성'에 달린 만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게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시 자체는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으로 기업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했습니다. 밸류업을 잘하는 기업들을 매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밸류업 표창'을 주고, 이들에게 5종 세정지원(➊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➋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➌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➍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➎가업승계 컨설팅) 등을 줘서 우대합니다.

이런 전략이 효과적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매년 5월 관련 '백서'를 내놓기로 했습니다.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이행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실제 투자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해 밝힌다는 방침입니다.

O2. 새로 만든다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어떻게 구성되나?

금융위원회는 오는 3분기까지 자산운용사·기관투자자·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지수를 개발합니다. 자세한 기업 판단 기준이나 지수에 포함될 기업 수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방침입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POE(자기자본이익률),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뿐 아니라 계량되지 않는 항목들도 들여다봅니다. 현재 수익성 등은 좋지 않아도,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까지 지수에 포함한다는 계획입니다. '밸류업 표창'을 받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지수를 바탕으로 올 4분기에는 주가지수펀드(ETF)도 출시합니다.


Q3. '네임 앤 셰임(공개적 망신주기)'…공개될 투자 정보는?

'밸류업'에 따라 앞으로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전체의 주요 투자정보가 1위부터 꼴찌까지 나열돼 공개됩니다. '네임 앤 셰임(공개적 망신주기)'을 통해 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23년 말 기준으로 코스피에는 809개 기업, 코스닥에는 1,598개 기업이 상장돼 있습니다.

순위는 시장별, 업종별(23개), 주요 투자지표별로 따로 매깁니다. 매년 분기마다(5월 초, 6·9·12월) PBR, PER, ROE 순위를, 매년 1차례(5월 초)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순위가 공개됩니다. 올해는 시스템 개발 문제로 6월부터 시작됩니다.

Q4. 배당 늘고 투자 줄면 기업 경쟁력에 오히려 악영향?

이런 우려에 정부는 "'밸류업'은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매입 등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장과 소통해 나가라는 것이 '밸류업'의 취지라는 겁니다. R&D투자, 신사업 진출, 인적자본 투자 등을 대표적인 '중장기 계획'으로 금융위는 꼽았습니다.

Q5. '밸류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정부도 '밸류업'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전부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밸류업'과 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되면 일정 부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설명회에서 "'밸류업'은 어떤 한두 가지 조치로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면 정부도 세제 개선, 상법 개정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밸류업' 전담 부서(1부 2팀)를 설치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모니터링과 정기 평가·분석 등을 운영합니다.

다음 달에는 '밸류업 자문단'도 구성됩니다. 상장기업과 전문가, 국내외 투자자, 유관 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밸류업' 전반을 평가·개선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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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2-26 11: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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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하 '밸류업')이 오늘(26일) 공개됐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 같은 신흥국보다도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방안입니다.

기업은 주가 상승 목표치와 달성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내놓고, 정부는 이런 기업들에 세제 혜택 등으로 화답한다는 게 '밸류업'의 골자입니다. (관련 기사: 주가 올리면 세제 혜택…‘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898873)

바람대로 '밸류업'이 한국 증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의구심에 정부는 어떤 답을 내놨는지 살펴봅니다.

Q1. 강제성 없는데 기업들이 할까?

'밸류업'을 의무적으로 하면 오히려 형식적인 공시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게 정부 생각입니다. '밸류업'의 성패가 주주환원과 시장소통에 대한 기업의 '진정성'에 달린 만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게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시 자체는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으로 기업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했습니다. 밸류업을 잘하는 기업들을 매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밸류업 표창'을 주고, 이들에게 5종 세정지원(➊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➋R&D 세액공제 사전심사 우대, ➌법인세 공제·감면 컨설팅 우대, ➍부가·법인세 경정청구 우대, ➎가업승계 컨설팅) 등을 줘서 우대합니다.

이런 전략이 효과적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매년 5월 관련 '백서'를 내놓기로 했습니다.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이행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실제 투자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해 밝힌다는 방침입니다.

O2. 새로 만든다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어떻게 구성되나?

금융위원회는 오는 3분기까지 자산운용사·기관투자자·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지수를 개발합니다. 자세한 기업 판단 기준이나 지수에 포함될 기업 수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방침입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POE(자기자본이익률),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 주요 투자지표뿐 아니라 계량되지 않는 항목들도 들여다봅니다. 현재 수익성 등은 좋지 않아도,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까지 지수에 포함한다는 계획입니다. '밸류업 표창'을 받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지수를 바탕으로 올 4분기에는 주가지수펀드(ETF)도 출시합니다.


Q3. '네임 앤 셰임(공개적 망신주기)'…공개될 투자 정보는?

'밸류업'에 따라 앞으로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전체의 주요 투자정보가 1위부터 꼴찌까지 나열돼 공개됩니다. '네임 앤 셰임(공개적 망신주기)'을 통해 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23년 말 기준으로 코스피에는 809개 기업, 코스닥에는 1,598개 기업이 상장돼 있습니다.

순위는 시장별, 업종별(23개), 주요 투자지표별로 따로 매깁니다. 매년 분기마다(5월 초, 6·9·12월) PBR, PER, ROE 순위를, 매년 1차례(5월 초)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순위가 공개됩니다. 올해는 시스템 개발 문제로 6월부터 시작됩니다.

Q4. 배당 늘고 투자 줄면 기업 경쟁력에 오히려 악영향?

이런 우려에 정부는 "'밸류업'은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가 목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매입 등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장과 소통해 나가라는 것이 '밸류업'의 취지라는 겁니다. R&D투자, 신사업 진출, 인적자본 투자 등을 대표적인 '중장기 계획'으로 금융위는 꼽았습니다.

Q5. '밸류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정부도 '밸류업'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전부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밸류업'과 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되면 일정 부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늘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설명회에서 "'밸류업'은 어떤 한두 가지 조치로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면 정부도 세제 개선, 상법 개정 등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밸류업' 전담 부서(1부 2팀)를 설치하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모니터링과 정기 평가·분석 등을 운영합니다.

다음 달에는 '밸류업 자문단'도 구성됩니다. 상장기업과 전문가, 국내외 투자자, 유관 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밸류업' 전반을 평가·개선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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