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설거지도 걱정”…물에서 까만 가루 나오는 ‘청년 주택’ [뉴스 인사이트]

입력 2024.02.26 (18:27) 수정 2024.02.2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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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 수돗물에서 알 수 없는 새까만 가루가 나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의 상당수 세대는 신혼부부 등 청년들에게 임대를 하는 이른바 '청년 주택' 이라고 하는데요.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봤는데, 까만 가루가 나오는 건 처음 본 거 같은데요,

어떤 상황인 겁니까?

[기자]

입주민분들이 촬영한 영상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샤워기 필터인데요.

새까맣게 변색됐고, 안에는 까만 가루가 떠다닙니다.

필터를 면봉으로 찍어보면 마찬가지로 까만 가루가 묻어나옵니다.

새 필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오염됐는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앵커]

지금 본 필터가 혹시오래 써서 저런 건 아닌가요?

[기자]

영상에서 보신 건 약 한 달 정도 쓴 필터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수질에 관한 얘기가 퍼지면서 한 입주민이 필터를 교체하고 경과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같이 보시겠습니다.

필터를 바꾸고 닷새 만에 오염이 확연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염물질이 점점 진해지다가, 20일이 지나자 필터가 까만 때로 가득 찬 걸 볼 수 있습니다.

[A 씨/입주민 : "빨래를 하더라도 그렇고, 설거지해도 사실 깨끗하게 닦인 건가, (거기에) 음식을 담아서 먹어도 될까…."]

[앵커]

이 건물 입주자 상당수가 청년층이라고 하던데요.

지어진 지 얼마나 된 건물인가요?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인데, 지난해 7월 준공됐습니다.

그러니까, 1년이 채 안 된 신축 오피스텔인 건데, 전체 9백여 세대 중에 6백여 세대는 청년을 대상으로 임대됐습니다.

이 가운데 20여 세대 정도가 석 달째 이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OO/입주민 : "저희가 청년 주택이다 보니까 아기 있는 신혼부부도 있는데 그쪽 집에서도 약간 문제가…."]

[앵커]

이 오피스텔 안으로 직접 찾아가 봤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 어떻던가요?

[기자]

네, 입주민 한 분이 사는 세대에 직접 가봤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달 반 정도 쓴 필터가 이미 까맣게 변했는데요.

저희가 가기 일주일 전에 건물 측에서 물탱크 청소를 했다는데, 필터를 새 걸로 갈자마자 검정 가루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OO/입주민/음성변조 : "입주민들이 보기에는 물탱크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은 드는데…. 아무래도 신축이니까 물 문제는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앵커]

이 까만 가루가 어떤 물질인지 확인이 됐습니까?

[기자]

아직까지 밝혀진 건 없습니다.

입주민들 요청으로 수질 검사까지 했는데, 우선 수돗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에 들어오는 유입수 자체는 문제가 지금 없는 상황이라…. 건물 내부에 문제를 좀 해결을 하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어쨌든 수질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문제없습니다. (입주민들 컴플레인(불만)이나 이런 거는 아예 안 들어왔어요?) 입주민들 컴플레인(불만)들 때문에 저희가 검토해서 진행이 된 거예요. 지금 현재 상황은 깨끗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관리사무소는 이렇게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취재가 계속되자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세대로 뻗어 나가는 배관의 문제일 수도 있는 거고 수도 사업소에서 건물 측으로 들어오는 그런 부분의 문제일 수도 있는 거고…."]

관리사무소 측은 민원이 계속되니 약 3주 전쯤 선제적으로 물탱크 청소를 했고, 수질 검사도 맡겨놓은 상태라고 공지했는데요.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며,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주민들이 그때까지 계속 불편을 감내해야 되는 상황이겠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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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래·설거지도 걱정”…물에서 까만 가루 나오는 ‘청년 주택’ [뉴스 인사이트]
    • 입력 2024-02-26 18:27:33
    • 수정2024-02-26 18: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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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 수돗물에서 알 수 없는 새까만 가루가 나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실제 이런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의 상당수 세대는 신혼부부 등 청년들에게 임대를 하는 이른바 '청년 주택' 이라고 하는데요.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는 경우는 종종 봤는데, 까만 가루가 나오는 건 처음 본 거 같은데요,

어떤 상황인 겁니까?

[기자]

입주민분들이 촬영한 영상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샤워기 필터인데요.

새까맣게 변색됐고, 안에는 까만 가루가 떠다닙니다.

필터를 면봉으로 찍어보면 마찬가지로 까만 가루가 묻어나옵니다.

새 필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오염됐는지 확연히 드러납니다.

[앵커]

지금 본 필터가 혹시오래 써서 저런 건 아닌가요?

[기자]

영상에서 보신 건 약 한 달 정도 쓴 필터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수질에 관한 얘기가 퍼지면서 한 입주민이 필터를 교체하고 경과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같이 보시겠습니다.

필터를 바꾸고 닷새 만에 오염이 확연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염물질이 점점 진해지다가, 20일이 지나자 필터가 까만 때로 가득 찬 걸 볼 수 있습니다.

[A 씨/입주민 : "빨래를 하더라도 그렇고, 설거지해도 사실 깨끗하게 닦인 건가, (거기에) 음식을 담아서 먹어도 될까…."]

[앵커]

이 건물 입주자 상당수가 청년층이라고 하던데요.

지어진 지 얼마나 된 건물인가요?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인데, 지난해 7월 준공됐습니다.

그러니까, 1년이 채 안 된 신축 오피스텔인 건데, 전체 9백여 세대 중에 6백여 세대는 청년을 대상으로 임대됐습니다.

이 가운데 20여 세대 정도가 석 달째 이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OO/입주민 : "저희가 청년 주택이다 보니까 아기 있는 신혼부부도 있는데 그쪽 집에서도 약간 문제가…."]

[앵커]

이 오피스텔 안으로 직접 찾아가 봤다고 들었는데, 직접 보니 어떻던가요?

[기자]

네, 입주민 한 분이 사는 세대에 직접 가봤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달 반 정도 쓴 필터가 이미 까맣게 변했는데요.

저희가 가기 일주일 전에 건물 측에서 물탱크 청소를 했다는데, 필터를 새 걸로 갈자마자 검정 가루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OO/입주민/음성변조 : "입주민들이 보기에는 물탱크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은 드는데…. 아무래도 신축이니까 물 문제는 걱정 없을 줄 알았는데."]

[앵커]

이 까만 가루가 어떤 물질인지 확인이 됐습니까?

[기자]

아직까지 밝혀진 건 없습니다.

입주민들 요청으로 수질 검사까지 했는데, 우선 수돗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도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에 들어오는 유입수 자체는 문제가 지금 없는 상황이라…. 건물 내부에 문제를 좀 해결을 하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어쨌든 수질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문제없습니다. (입주민들 컴플레인(불만)이나 이런 거는 아예 안 들어왔어요?) 입주민들 컴플레인(불만)들 때문에 저희가 검토해서 진행이 된 거예요. 지금 현재 상황은 깨끗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관리사무소는 이렇게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취재가 계속되자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세대로 뻗어 나가는 배관의 문제일 수도 있는 거고 수도 사업소에서 건물 측으로 들어오는 그런 부분의 문제일 수도 있는 거고…."]

관리사무소 측은 민원이 계속되니 약 3주 전쯤 선제적으로 물탱크 청소를 했고, 수질 검사도 맡겨놓은 상태라고 공지했는데요.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며,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주민들이 그때까지 계속 불편을 감내해야 되는 상황이겠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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