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시간 승리했지만, 싸늘한 아랍계 표심 확인

[앵커]

집을 향해 돌을 던지고 차에 탄 가족들을 위협하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합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 4명에 대해 제재를 내렸죠.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던 바이든 대통령, 달라진 걸까요?

'바이든을 버려라' 아랍계 지도자들이 이스라엘 편을 드는 바이든 재선을 막겠다며 반 바이든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단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 지지층이 바로 아랍계 유권자들이기 때문인데요.

바이든에겐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이들의 표심을 돌려야 하는 과제가 생긴 거죠.

바이든 대통령, 미시간주 민주당 경선 결과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무효표가 쏟아져 나오면서 본선 경쟁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임세흠 기잡니다.

[리포트]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 별다른 경쟁 상대가 없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 경선에서 80% 넘는 표를 얻었습니다.

표면적으론 압승입니다.

하지만, '지지후보 없음'에 표를 던진 투표자가 거의 14%에 달한 건 바이든 대통령에겐 아픈 대목입니다.

미시간은 주 전체 인구의 2.4%인 24만 명 정도가 아랍계로, 유독 아랍계 이민자 비율이 높은 곳입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불거진 이들의 반 바이든 정서가 '지지후보 없음' 선택을 늘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장 휴전해! 당장 휴전!"]

실제로 바이든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안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게리 워커/미시간주 유권자 :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역겹습니다. 민주당은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아요. 민주당이 11월(대선)에 승리하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미시간은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2020년에는 바이든 후보의 손을 들어준 대표적인 경합주입니다.

이 곳에서 아랍계가 돌아서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마리암 모센/미시간주 유권자 : "4년 전 저는 조 바이든에게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 바이든에게 매우 실망했어요. 지난번 선거 때 제가 잘못 뽑은 거 같아요."]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선거 전략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같은 날 공화당 미시간 경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70% 가까운 득표율로 헤일리 후보를 꺾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이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