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 속 부동산 양극화…재건축 차질도 [이슈 집중]

입력 2024.03.04 (21:50) 수정 2024.03.0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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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금리, 고물가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셉니다.

왜 그런 건지, 오늘(4일) 이슈집중에서 알아봅니다.

먼저, 이광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달 분양됐던 서울의 이 아파트는 3.3 제곱미터 당 평균 6천만 원대의 분양가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높은 분양가였는데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42대 1에 이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경기도 수원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84 제곱미터 대의 분양가가 10억 원을 넘었습니다.

심지어 주변 시세보다 1~2억 원 높은 분양가였지만 청약 1순위에 모두 마감됐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 "입지나 그 단지만이 가지고 있는 특화설계나 이런 것들을 소비자들이 봤을 때 수요나 이런 것들이 잘 작용을 해서..."]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3.3 제곱미터 당 분양가는 1,700만 원대로 1년 전과 비교해 11% 올랐습니다.

특히 서울의 분양가는 21%가 올라 3,7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공사비가 이끌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3월 기본형 건축비는 1 제곱미터에 203만 8천 원으로 처음으로 2백만 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6개월 전보다 3.1%, 1년 전보다는 5%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분양가에서 건축 공사비가 차지하는 내용도 지금까지 (공사비가) 오른 만큼 (분양가도) 올라왔고, 앞으로도 (공사비가) 오를 만큼 (분양가가) 같이 오른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세 속에 비수도권 지역은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어 분양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분양가 오름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전국 평균 분양가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3.3 제곱미터당 평균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같은 기간 각각 48%, 47% 뛰었고 5대 광역시와 세종시도 49%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몇 달 사이 서울과 수도권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입니다.

분양가는 크게 토지비와 직접공사비, 그리고 가산비로 구성됩니다.

토지비에 해당하는 주거지역 지가지수는 최근 5년 동안 전국적으로 17% 서울은 20% 상승해 왔습니다.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토지비 상승세는 둔화되었습니다.

2022년 7월까지 16%가 올랐지만 이후에는 1%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땅값의 오름세가 주춤한 대신 공사비가 오르고 있습니다.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 지수는 최근 5년 동안 31%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3년여 사이에 25% 가파르게 올랐고 지금도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어나고 있는 금융비용도 분양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의 경우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커집니다.

조합이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려다 보면 일반 분양가의 상승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광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40년 차가 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재건축 사업 설명회엔 8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막상 지난달 정식 공고엔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이 제안한 공사비 3.3㎡당 809만 원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이렇게 괜찮은 단지가 건설사 유찰이 됐다? 참 의아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요즘 환경이 좀 그런 것 같아요."]

서울 서초구의 이 아파트도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선정이 유찰되자 조합은 공사비를 올려 2차 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공사가 정해진 이곳도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 조합 사이 줄다리기로 분양이 미뤄졌습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다 그래요, 다. 공통적이더라고요. 시공사들이 '자기들이 정한 금액' 이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아요."]

한때 실적을 높이기 위해 저가 수주전에 뛰어들던 건설사들은 이제는 수주 목표를 낮추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PF 대출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거라 보는 겁니다.

정부가 내놓는 재건축, 재개발 완화책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란 전망입니다.

[이광수/부동산 애널리스트 : "공사비가 증가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안 되면서 '지금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적정한 건가?' 그러면서 정상화의 과정으로 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착공 물량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송상엽 이재섭/영상편집:한찬의 차정남/그래픽:김지혜 박미주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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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비 상승 속 부동산 양극화…재건축 차질도 [이슈 집중]
    • 입력 2024-03-04 21:50:42
    • 수정2024-03-05 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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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금리, 고물가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셉니다.

왜 그런 건지, 오늘(4일) 이슈집중에서 알아봅니다.

먼저, 이광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달 분양됐던 서울의 이 아파트는 3.3 제곱미터 당 평균 6천만 원대의 분양가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높은 분양가였는데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42대 1에 이를 만큼 뜨거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경기도 수원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84 제곱미터 대의 분양가가 10억 원을 넘었습니다.

심지어 주변 시세보다 1~2억 원 높은 분양가였지만 청약 1순위에 모두 마감됐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 "입지나 그 단지만이 가지고 있는 특화설계나 이런 것들을 소비자들이 봤을 때 수요나 이런 것들이 잘 작용을 해서..."]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3.3 제곱미터 당 분양가는 1,700만 원대로 1년 전과 비교해 11% 올랐습니다.

특히 서울의 분양가는 21%가 올라 3,700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공사비가 이끌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3월 기본형 건축비는 1 제곱미터에 203만 8천 원으로 처음으로 2백만 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6개월 전보다 3.1%, 1년 전보다는 5%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분양가에서 건축 공사비가 차지하는 내용도 지금까지 (공사비가) 오른 만큼 (분양가도) 올라왔고, 앞으로도 (공사비가) 오를 만큼 (분양가가) 같이 오른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세 속에 비수도권 지역은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어 분양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분양가 오름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전국 평균 분양가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3.3 제곱미터당 평균 55%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같은 기간 각각 48%, 47% 뛰었고 5대 광역시와 세종시도 49%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몇 달 사이 서울과 수도권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입니다.

분양가는 크게 토지비와 직접공사비, 그리고 가산비로 구성됩니다.

토지비에 해당하는 주거지역 지가지수는 최근 5년 동안 전국적으로 17% 서울은 20% 상승해 왔습니다.

다만, 2022년 하반기부터 토지비 상승세는 둔화되었습니다.

2022년 7월까지 16%가 올랐지만 이후에는 1%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땅값의 오름세가 주춤한 대신 공사비가 오르고 있습니다.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 지수는 최근 5년 동안 31%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 3년여 사이에 25% 가파르게 올랐고 지금도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어나고 있는 금융비용도 분양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의 경우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커집니다.

조합이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려다 보면 일반 분양가의 상승 압박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가 향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광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올해 40년 차가 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재건축 사업 설명회엔 8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막상 지난달 정식 공고엔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이 제안한 공사비 3.3㎡당 809만 원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이렇게 괜찮은 단지가 건설사 유찰이 됐다? 참 의아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요즘 환경이 좀 그런 것 같아요."]

서울 서초구의 이 아파트도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선정이 유찰되자 조합은 공사비를 올려 2차 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공사가 정해진 이곳도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 조합 사이 줄다리기로 분양이 미뤄졌습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다 그래요, 다. 공통적이더라고요. 시공사들이 '자기들이 정한 금액' 이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아요."]

한때 실적을 높이기 위해 저가 수주전에 뛰어들던 건설사들은 이제는 수주 목표를 낮추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PF 대출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거라 보는 겁니다.

정부가 내놓는 재건축, 재개발 완화책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란 전망입니다.

[이광수/부동산 애널리스트 : "공사비가 증가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안 되면서 '지금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적정한 건가?' 그러면서 정상화의 과정으로 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착공 물량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송상엽 이재섭/영상편집:한찬의 차정남/그래픽:김지혜 박미주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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