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북 TV에도 변화…시청자 의견 반영 외

입력 2024.03.09 (08:43) 수정 2024.03.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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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는 게 있습니다.

보통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 진행 등에서 시청자가 적극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주민 통제가 강력한 북한에서 이런 형식의 방송이 이뤄지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런데 일단 외형상으로만 판단한다면, 있습니다.

조선중앙TV가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 참여형 방송'을 선보였는데, 말 그대로 시청자 참여형인지 어떤지 함께 보시며 판단해 보시죠.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방송되는 요리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요리사와 진행자가 나와서 요리법을 알려주는데, 이번 삼계탕 편은 시청자 요청을 반영했다고 설명합니다.

[조선중앙TV/3월 3일 : "요리사들의 요리 방법을 직접 보고 싶다는 의견도 보내오고 있습니다. 애호가 몇 분을 초청했습니다."]

요리사는 녹화 현장에 초청한 여성 3명에게 직접 요리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김석/공훈요리사/대성백화점 4층 식당 책임자 : "어서 나와 주십시오. (쉽지 않은 기횐데 한 번 맛있게 만들어 보십시오.)"]

평양 최고급 백화점의 요리사는 함께 요리하게 된 여성에게 삼계탕 요리법을 알려줍니다.

[김석/공훈요리사/대성백화점 4층 식당 책임자 : "닭의 다리를 이렇게 한 쪽에 끼우고 그다음 이쪽 다리로 이렇게 끼워서 봉합을 하면 됩니다."]

북한 방송에 비치는 일반인은 방청객 등 수동적 입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겉만 ‘시청자 참여형’일뿐 속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데요.

[장미/2020년 탈북 : "일반적인 생활과 매체는 확실히 북한 같은 경우엔 동떨어져 있거든요. 일반 생활에서 저희가 막 그런 요리들을 접하고 그러진 않아요. 그건(시청자 참여) 확실히 보여주기식인 것 같아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조선중앙TV는,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거나 선전, 선동 프로그램이 대다수인데, 이렇게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뭘까요?

[박영자/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본적으로 '인민 중심,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계속해서 지침으로 내놓고 있잖아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인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우리가 반영하겠다, 이런 거를 이렇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전‧선동, 선전 전략의 일종이죠."]

불통 국가, 북한에 선보인 시청자 참여형 방송,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앵커]

‘판스키’ 유행…72살 할머니도 ‘씽씽’

'판스키'라고 들어보셨나요?

북한에선 스노보드를 이렇게 부르는데요.

지금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 스노보드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가 마식령 스키장을 선전하며 분위기를 전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승마 붐이 있었다면 올해는 스키가 주민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의 대표적 치적 가운데 하나라는 마식령스키장입니다.

조선중앙TV가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스키장 트랜드를 소개합니다.

[리철진/마식령스키장 부원 : "제일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판스키(스노보드) 입니다. 현재 판스키 배우는 수가 대폭 늘어났는데 150~200명 정도가 판스키 애호가들로 지금..."]

판스키, 즉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

별도의 안전 그물망도 없는 활주로를 능숙한 솜씨로 지쳐 내려옵니다.

스노보드를 타 본 적이 없다는 여기자 역시.

[강일심/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 : "오늘 제가 체험해 보려고 하는데 정말 저 혼자는 안 되고... (오늘 첫날이지만 대담하게 여기 대화봉(해발 1,363m)에서 판스키를 타고 지쳐 내려가 보려고 하는데...)"]

높은 경사에도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로 멋지게 완주합니다.

방송은 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스키라며 마식령스키장 개장 때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스키를 탔다는 72세 할머니도 소개합니다.

[김정림/72세/북한 주민 : "얼마나 이 고마운 제도에서 원수님이 이렇게 꾸려주신 세계 1등급의 스키장에서 매해 스키를 탈 수 있다니까 정말 꿈만 같습니다."]

스키장 직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스포츠가 지난해는 승마였지만 올해는 단연 스키라고 추켜세웁니다.

[변은영/조선 국제체육여행사 부원 : "승마 바람, 롤러스케이트 바람이 일 듯이 이제는 스키 바람이 일어 가지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대중운동의 한가지로 됐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모든 건 마식령스키장을 결정하고 현지 지도한 최고지도자 덕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조선중앙TV/3월 3일 : "우리 인민들이 이용할 삭도(케이블카)인데 자신께서 직접 타봐야 마음을 놓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하지만 이 같은 선전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건, 우선 스키장의 사용료부터입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숙박비) 100달러 이상이거든요. 1박 하는 사람들은 진짜 없고요. (스키 타는 비용은) 북한 돈으로 12만 원 내고 스키 장비를 빌리고 타다가 바칠 때 (돌려줄 때) 다시 6만 원을 환불해 주거든요."]

북한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이 4만 원, 5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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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북 TV에도 변화…시청자 의견 반영 외
    • 입력 2024-03-09 08:43:07
    • 수정2024-03-09 13: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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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는 게 있습니다.

보통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 진행 등에서 시청자가 적극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주민 통제가 강력한 북한에서 이런 형식의 방송이 이뤄지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런데 일단 외형상으로만 판단한다면, 있습니다.

조선중앙TV가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 참여형 방송'을 선보였는데, 말 그대로 시청자 참여형인지 어떤지 함께 보시며 판단해 보시죠.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에서 이틀에 한번 꼴로 방송되는 요리 프로그램입니다.

보통 요리사와 진행자가 나와서 요리법을 알려주는데, 이번 삼계탕 편은 시청자 요청을 반영했다고 설명합니다.

[조선중앙TV/3월 3일 : "요리사들의 요리 방법을 직접 보고 싶다는 의견도 보내오고 있습니다. 애호가 몇 분을 초청했습니다."]

요리사는 녹화 현장에 초청한 여성 3명에게 직접 요리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김석/공훈요리사/대성백화점 4층 식당 책임자 : "어서 나와 주십시오. (쉽지 않은 기횐데 한 번 맛있게 만들어 보십시오.)"]

평양 최고급 백화점의 요리사는 함께 요리하게 된 여성에게 삼계탕 요리법을 알려줍니다.

[김석/공훈요리사/대성백화점 4층 식당 책임자 : "닭의 다리를 이렇게 한 쪽에 끼우고 그다음 이쪽 다리로 이렇게 끼워서 봉합을 하면 됩니다."]

북한 방송에 비치는 일반인은 방청객 등 수동적 입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하지만 겉만 ‘시청자 참여형’일뿐 속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데요.

[장미/2020년 탈북 : "일반적인 생활과 매체는 확실히 북한 같은 경우엔 동떨어져 있거든요. 일반 생활에서 저희가 막 그런 요리들을 접하고 그러진 않아요. 그건(시청자 참여) 확실히 보여주기식인 것 같아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조선중앙TV는,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거나 선전, 선동 프로그램이 대다수인데, 이렇게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뭘까요?

[박영자/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본적으로 '인민 중심,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계속해서 지침으로 내놓고 있잖아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인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우리가 반영하겠다, 이런 거를 이렇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전‧선동, 선전 전략의 일종이죠."]

불통 국가, 북한에 선보인 시청자 참여형 방송,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앵커]

‘판스키’ 유행…72살 할머니도 ‘씽씽’

'판스키'라고 들어보셨나요?

북한에선 스노보드를 이렇게 부르는데요.

지금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 스노보드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가 마식령 스키장을 선전하며 분위기를 전했는데요.

지난해에는 승마 붐이 있었다면 올해는 스키가 주민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의 대표적 치적 가운데 하나라는 마식령스키장입니다.

조선중앙TV가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스키장 트랜드를 소개합니다.

[리철진/마식령스키장 부원 : "제일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판스키(스노보드) 입니다. 현재 판스키 배우는 수가 대폭 늘어났는데 150~200명 정도가 판스키 애호가들로 지금..."]

판스키, 즉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

별도의 안전 그물망도 없는 활주로를 능숙한 솜씨로 지쳐 내려옵니다.

스노보드를 타 본 적이 없다는 여기자 역시.

[강일심/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 : "오늘 제가 체험해 보려고 하는데 정말 저 혼자는 안 되고... (오늘 첫날이지만 대담하게 여기 대화봉(해발 1,363m)에서 판스키를 타고 지쳐 내려가 보려고 하는데...)"]

높은 경사에도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로 멋지게 완주합니다.

방송은 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스키라며 마식령스키장 개장 때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스키를 탔다는 72세 할머니도 소개합니다.

[김정림/72세/북한 주민 : "얼마나 이 고마운 제도에서 원수님이 이렇게 꾸려주신 세계 1등급의 스키장에서 매해 스키를 탈 수 있다니까 정말 꿈만 같습니다."]

스키장 직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스포츠가 지난해는 승마였지만 올해는 단연 스키라고 추켜세웁니다.

[변은영/조선 국제체육여행사 부원 : "승마 바람, 롤러스케이트 바람이 일 듯이 이제는 스키 바람이 일어 가지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대중운동의 한가지로 됐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이 모든 건 마식령스키장을 결정하고 현지 지도한 최고지도자 덕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조선중앙TV/3월 3일 : "우리 인민들이 이용할 삭도(케이블카)인데 자신께서 직접 타봐야 마음을 놓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하지만 이 같은 선전이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건, 우선 스키장의 사용료부터입니다.

[정시우/2017년 탈북 : "(숙박비) 100달러 이상이거든요. 1박 하는 사람들은 진짜 없고요. (스키 타는 비용은) 북한 돈으로 12만 원 내고 스키 장비를 빌리고 타다가 바칠 때 (돌려줄 때) 다시 6만 원을 환불해 주거든요."]

북한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이 4만 원, 5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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