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입출항 자동신고장치, 사고 나면 ‘먹통’

입력 2024.03.21 (21:49) 수정 2024.03.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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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들어 통영과 제주, 포항 등에서는 어선 사고가 잇따라 1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같은 어선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선박에는 입출항 자동신고장치가 부착됐지만, 정작 사고가 나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경남 통영 욕지도 남쪽 68km 바다의 어선 전복 사고.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습니다.

지난 14일 통영 욕지도 남쪽 8.5km 해상에서 침몰한 어선에서도 4명이 숨졌습니다.

두 사고 모두 선박에 부착된 입출항 자동신고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긴 안테나 모양의 장치는 바다의 하이패스로 불리는 입출항 자동신고장치, 'V-PASS'입니다.

선박 전복 등으로 안테나가 배와 분리되거나, 버튼을 누르면 구조 신고가 해경에 자동 접수됩니다.

해경이 밝힌 'V-PASS' 신호 도달 거리는 55㎞, 그런데 실제로는 30km에 그쳐 먼바다 사고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육지에 설치된) 안테나 높이 자체가 좀 낮다 보니까 통달 거리가 실질적으로 그렇게 멀리 나가지 않습니다."]

V-PASS는 배 기울기를 자동으로 감지해 구조 요청하는 기능을 탑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현재 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인 신고가 잦다는 게 이유인데, 어민들도 정작 위급한 상황에 장비가 무용지물이라며 불만입니다.

[이용진/창원 용마산 어촌계장 : "조업하는 사람들의 생명, 안전벨트와 똑같습니다. 사고 났을 때. 오작동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좀 안 맞다고 봅니다."]

지난해 국내 어선 사고는 2천2백여 건, V-PASS에 의한 구조는 42건으로 전체의 2%도 안 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V-PASS' 장치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어선 사고 실종자 가족/음성변조 : "나라에서 의무적으로 달라고 해서 단 건데, 전혀 작동을 안 해버리니까."]

해경은 'V-PASS' 도달 거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비 5만여 대를 모두 교체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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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박 입출항 자동신고장치, 사고 나면 ‘먹통’
    • 입력 2024-03-21 21:49:46
    • 수정2024-03-21 22:35:39
    뉴스9(창원)
[앵커]

이달 들어 통영과 제주, 포항 등에서는 어선 사고가 잇따라 1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같은 어선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선박에는 입출항 자동신고장치가 부착됐지만, 정작 사고가 나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경남 통영 욕지도 남쪽 68km 바다의 어선 전복 사고.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습니다.

지난 14일 통영 욕지도 남쪽 8.5km 해상에서 침몰한 어선에서도 4명이 숨졌습니다.

두 사고 모두 선박에 부착된 입출항 자동신고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긴 안테나 모양의 장치는 바다의 하이패스로 불리는 입출항 자동신고장치, 'V-PASS'입니다.

선박 전복 등으로 안테나가 배와 분리되거나, 버튼을 누르면 구조 신고가 해경에 자동 접수됩니다.

해경이 밝힌 'V-PASS' 신호 도달 거리는 55㎞, 그런데 실제로는 30km에 그쳐 먼바다 사고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육지에 설치된) 안테나 높이 자체가 좀 낮다 보니까 통달 거리가 실질적으로 그렇게 멀리 나가지 않습니다."]

V-PASS는 배 기울기를 자동으로 감지해 구조 요청하는 기능을 탑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현재 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인 신고가 잦다는 게 이유인데, 어민들도 정작 위급한 상황에 장비가 무용지물이라며 불만입니다.

[이용진/창원 용마산 어촌계장 : "조업하는 사람들의 생명, 안전벨트와 똑같습니다. 사고 났을 때. 오작동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좀 안 맞다고 봅니다."]

지난해 국내 어선 사고는 2천2백여 건, V-PASS에 의한 구조는 42건으로 전체의 2%도 안 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V-PASS' 장치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어선 사고 실종자 가족/음성변조 : "나라에서 의무적으로 달라고 해서 단 건데, 전혀 작동을 안 해버리니까."]

해경은 'V-PASS' 도달 거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비 5만여 대를 모두 교체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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