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쌓인 창고서 맨손으로 ‘조물조물’…위생 눈 감은 마스크팩 업체?
입력 2024.03.22 (23:32)
수정 2024.03.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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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경기 김포의 한 제조시설을 KBS 취재진이 점검했더니 자재가 그냥 쌓여 있는 작업장에서 위생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마스크팩 작업장에 직접 다녀왔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는 작업을 했는데요, 어떻게 일했는지 직접 보시죠.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시트를 접고 있었습니다.
손소독제가 구비돼 있긴 하지만, 손이 깨끗한지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은 따로 없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었는데요.
그 사이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작업에 익숙해지면 집에 마스크팩을 가져가서 포장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포장한 개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서, 집까지 제품을 가져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맨손으로 포장한다니, 위생 상태가 걱정되는데요.
[기자]
네, 작업장 직원에게 왜 손으로 접느냐고 물었더니, 기계를 돌리는 건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절반은 기계로, 절반은 손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천막형 창고였는데요.
이 창고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마스크팩과 같은 작업장에서 포장이 이뤄젔고요.
심지어는 같은 공간에서 박스 포장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상자를 뜯고, 물품을 꺼내 옮기고, 또 포장하는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위생에 신경쓰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이 마스크팩 업체에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이렇게 작업장에서 포장된 마스크팩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데요.
그 중 한 곳이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이 업체의 또 다른 제조시설입니다.
이 곳은 원래 물류창고로 등록된 곳인데요,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우고 밀봉하는 완성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에 대량으로 유통된 거로 보입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앵커]
이런 제조 시설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해당 시설에서 얼마간,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취재를 위해 이 제조시설을 찾았다가,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해 쓰고 있었기에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을 운영하는 게 불법인 걸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시설을 옮겨야 하는데, 화장품 주문은 계속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무등록 시설에서라도 임시로 만들었단 겁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비위생적인 뭐 이렇게 시설에서 만들어서 썼다면 뭐 피부 트러블이 생긴 분이 계신다든지 그런 뭐 변화가 있었겠죠. 그런 문제까지는 아직 없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 시설인만큼 더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했다"며 이로 인한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는 이러한 '위생 불감증' 문제가 마스크팩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신남규 송화인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경기 김포의 한 제조시설을 KBS 취재진이 점검했더니 자재가 그냥 쌓여 있는 작업장에서 위생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마스크팩 작업장에 직접 다녀왔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는 작업을 했는데요, 어떻게 일했는지 직접 보시죠.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시트를 접고 있었습니다.
손소독제가 구비돼 있긴 하지만, 손이 깨끗한지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은 따로 없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었는데요.
그 사이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작업에 익숙해지면 집에 마스크팩을 가져가서 포장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포장한 개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서, 집까지 제품을 가져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맨손으로 포장한다니, 위생 상태가 걱정되는데요.
[기자]
네, 작업장 직원에게 왜 손으로 접느냐고 물었더니, 기계를 돌리는 건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절반은 기계로, 절반은 손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천막형 창고였는데요.
이 창고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마스크팩과 같은 작업장에서 포장이 이뤄젔고요.
심지어는 같은 공간에서 박스 포장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상자를 뜯고, 물품을 꺼내 옮기고, 또 포장하는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위생에 신경쓰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이 마스크팩 업체에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이렇게 작업장에서 포장된 마스크팩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데요.
그 중 한 곳이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이 업체의 또 다른 제조시설입니다.
이 곳은 원래 물류창고로 등록된 곳인데요,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우고 밀봉하는 완성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에 대량으로 유통된 거로 보입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앵커]
이런 제조 시설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해당 시설에서 얼마간,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취재를 위해 이 제조시설을 찾았다가,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해 쓰고 있었기에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을 운영하는 게 불법인 걸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시설을 옮겨야 하는데, 화장품 주문은 계속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무등록 시설에서라도 임시로 만들었단 겁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비위생적인 뭐 이렇게 시설에서 만들어서 썼다면 뭐 피부 트러블이 생긴 분이 계신다든지 그런 뭐 변화가 있었겠죠. 그런 문제까지는 아직 없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 시설인만큼 더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했다"며 이로 인한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는 이러한 '위생 불감증' 문제가 마스크팩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신남규 송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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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3-22 23:32:50
- 수정2024-03-22 23:38:28
[앵커]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경기 김포의 한 제조시설을 KBS 취재진이 점검했더니 자재가 그냥 쌓여 있는 작업장에서 위생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마스크팩 작업장에 직접 다녀왔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는 작업을 했는데요, 어떻게 일했는지 직접 보시죠.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시트를 접고 있었습니다.
손소독제가 구비돼 있긴 하지만, 손이 깨끗한지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은 따로 없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었는데요.
그 사이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작업에 익숙해지면 집에 마스크팩을 가져가서 포장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포장한 개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서, 집까지 제품을 가져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맨손으로 포장한다니, 위생 상태가 걱정되는데요.
[기자]
네, 작업장 직원에게 왜 손으로 접느냐고 물었더니, 기계를 돌리는 건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절반은 기계로, 절반은 손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천막형 창고였는데요.
이 창고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마스크팩과 같은 작업장에서 포장이 이뤄젔고요.
심지어는 같은 공간에서 박스 포장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상자를 뜯고, 물품을 꺼내 옮기고, 또 포장하는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위생에 신경쓰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이 마스크팩 업체에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이렇게 작업장에서 포장된 마스크팩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데요.
그 중 한 곳이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이 업체의 또 다른 제조시설입니다.
이 곳은 원래 물류창고로 등록된 곳인데요,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우고 밀봉하는 완성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에 대량으로 유통된 거로 보입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앵커]
이런 제조 시설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해당 시설에서 얼마간,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취재를 위해 이 제조시설을 찾았다가,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해 쓰고 있었기에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을 운영하는 게 불법인 걸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시설을 옮겨야 하는데, 화장품 주문은 계속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무등록 시설에서라도 임시로 만들었단 겁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비위생적인 뭐 이렇게 시설에서 만들어서 썼다면 뭐 피부 트러블이 생긴 분이 계신다든지 그런 뭐 변화가 있었겠죠. 그런 문제까지는 아직 없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 시설인만큼 더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했다"며 이로 인한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는 이러한 '위생 불감증' 문제가 마스크팩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신남규 송화인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경기 김포의 한 제조시설을 KBS 취재진이 점검했더니 자재가 그냥 쌓여 있는 작업장에서 위생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마스크팩 작업장에 직접 다녀왔다고요?
[기자]
네,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는 작업을 했는데요, 어떻게 일했는지 직접 보시죠.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시트를 접고 있었습니다.
손소독제가 구비돼 있긴 하지만, 손이 깨끗한지 위생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은 따로 없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었는데요.
그 사이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작업에 익숙해지면 집에 마스크팩을 가져가서 포장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포장한 개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라서, 집까지 제품을 가져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앵커]
맨손으로 포장한다니, 위생 상태가 걱정되는데요.
[기자]
네, 작업장 직원에게 왜 손으로 접느냐고 물었더니, 기계를 돌리는 건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절반은 기계로, 절반은 손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천막형 창고였는데요.
이 창고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마스크팩과 같은 작업장에서 포장이 이뤄젔고요.
심지어는 같은 공간에서 박스 포장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상자를 뜯고, 물품을 꺼내 옮기고, 또 포장하는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위생에 신경쓰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이 마스크팩 업체에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네, 이렇게 작업장에서 포장된 마스크팩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데요.
그 중 한 곳이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이 업체의 또 다른 제조시설입니다.
이 곳은 원래 물류창고로 등록된 곳인데요,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우고 밀봉하는 완성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에 대량으로 유통된 거로 보입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앵커]
이런 제조 시설에 대해 수사는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해당 시설에서 얼마간,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취재를 위해 이 제조시설을 찾았다가,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해 쓰고 있었기에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을 운영하는 게 불법인 걸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시설을 옮겨야 하는데, 화장품 주문은 계속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무등록 시설에서라도 임시로 만들었단 겁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비위생적인 뭐 이렇게 시설에서 만들어서 썼다면 뭐 피부 트러블이 생긴 분이 계신다든지 그런 뭐 변화가 있었겠죠. 그런 문제까지는 아직 없었기 때문에."]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임시 시설인만큼 더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했다"며 이로 인한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는 이러한 '위생 불감증' 문제가 마스크팩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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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신남규 송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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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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