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장에 또 ‘폐기물 방치’…“막을 방법 없어”

입력 2024.03.26 (21:56) 수정 2024.03.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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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 공장을 빌려 폐기물을 버리고 잠적하는 사건이 김해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만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피해를 막을 방법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면적 2천㎡, 높이 9m 공장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석고와 페인트, 자동차 부품까지 온갖 폐기물이 뒤섞여 있습니다.

벽에서는 검붉은 침출수가 뚝뚝 떨어집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은 인근 주민의 민원을 통해서야 폐기물 방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벌레도 너무 많고 냄새도 너무 나서 여름에 생활할 수가 없어요. 고물이 하수구를 막아서 물이 역류하고…."]

공장 주인이 한 임차인에게 빈 공장을 빌려준 건 지난해 3월, 자재 창고로 쓰겠다던 임차인은 계약 두 달 만에 공장에 폐기물만 버리고 잠적했습니다.

쌓여 있는 쓰레기만 2,900여 톤, 처리 비용은 8억 원에 달합니다.

월세도 제대로 못 받은 공장 주인은 폐기물 처리 책임만 떠안게 됐습니다.

[배명자/공장 주인 : "제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죠. 막막하기만 하고 정말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누가 방법을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요."]

관련법은 행위자와 토지 소유자에게 불법 폐기물 처리 책임을 지게 하는데, 임차인이 잠적하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법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구상 청구를 해야죠. 피해를 보더라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마련 중에 있다."]

환경부는 3년 전 경남에서 폐기물 불법투기 우려 지역 11곳을 지정했고, 이번 공장도 해당 지역에 포함됐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경상남도는 현재 처리되지 않고 있는 '폐기물 방치' 사건이 5건이며, 임대 창고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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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공장에 또 ‘폐기물 방치’…“막을 방법 없어”
    • 입력 2024-03-26 21:56:02
    • 수정2024-03-27 10:09:46
    뉴스9(창원)
[앵커]

빈 공장을 빌려 폐기물을 버리고 잠적하는 사건이 김해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만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피해를 막을 방법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면적 2천㎡, 높이 9m 공장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석고와 페인트, 자동차 부품까지 온갖 폐기물이 뒤섞여 있습니다.

벽에서는 검붉은 침출수가 뚝뚝 떨어집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은 인근 주민의 민원을 통해서야 폐기물 방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벌레도 너무 많고 냄새도 너무 나서 여름에 생활할 수가 없어요. 고물이 하수구를 막아서 물이 역류하고…."]

공장 주인이 한 임차인에게 빈 공장을 빌려준 건 지난해 3월, 자재 창고로 쓰겠다던 임차인은 계약 두 달 만에 공장에 폐기물만 버리고 잠적했습니다.

쌓여 있는 쓰레기만 2,900여 톤, 처리 비용은 8억 원에 달합니다.

월세도 제대로 못 받은 공장 주인은 폐기물 처리 책임만 떠안게 됐습니다.

[배명자/공장 주인 : "제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죠. 막막하기만 하고 정말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누가 방법을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요."]

관련법은 행위자와 토지 소유자에게 불법 폐기물 처리 책임을 지게 하는데, 임차인이 잠적하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법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구상 청구를 해야죠. 피해를 보더라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마련 중에 있다."]

환경부는 3년 전 경남에서 폐기물 불법투기 우려 지역 11곳을 지정했고, 이번 공장도 해당 지역에 포함됐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경상남도는 현재 처리되지 않고 있는 '폐기물 방치' 사건이 5건이며, 임대 창고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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