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거리엔 시체가”…갱단 폭동 ‘무법천지’ 아이티

입력 2024.03.28 (12:57) 수정 2024.03.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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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티의 갱단 폭동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혼란이 계속되자 한국인 2명이 처음으로 철수하기도 했는데요.

갱단 폭동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아이티는 왜 이런 사태에 직면한 건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으로 국토 전역이 파괴됐습니다.

식량이 없어 진흙에 소금을 넣어 구워 먹는 이 나라는 미주 최빈국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 폭력 사태까지 더해졌습니다.

갱단 폭동이 일어나 무법천지가 된 건데요.

곳곳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거리엔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각국의 탈출 행렬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교민 2명도 처음으로 철수했습니다.

아이티에서 이륙한 헬기가 옆 나라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합니다.

도미니카가 지원한 이 헬기에는 건강 문제 등으로 긴급 철수를 희망했던 한국인 2명도 함께 탑승했습니다.

이달 초 폭동 발생 후 첫 교민 철수 사례입니다.

[이OO/아이티 철수 교민 : "암 수술을 하고 왔거든요. 아이티는 병원이 제대로 된 데가 없어서 도미니카 (의사)를 연결해서 3주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았어요. 3월 초에 나오려고 했는데 비행기 길이 막혀서 못 나왔고…."]

폭동이 잦아든 새벽을 틈타 무사히 헬기 이륙 지점에 도착했지만 가족과는 떨어져야 했습니다.

[이OO/아이티 철수 교민 : "새벽에 대사관으로 갔어요. 도미니카 대사관으로. 남편이 이제 선교사이다 보니까, 그래도 누군가가 남아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아직 거기(아이티에) 계세요."]

외교부는 철수를 희망한 교민들의 우선 순위를 정해 순서대로 출국을 지원하는 한편 다른 안전 조치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철수를 기다리는 교민 일부는 한국 업체가 입주한 공단으로 피신했습니다.

[지준구/아이티 거주 교민 : "토요일에 (갱단이) 또 공격해 가지고 일요일에 피신해 오고, 어저께 다시 또 경찰서 습격해 가지고 난리 났었어요. 지금 집 안은 다 망가졌고…여기서 빨리 나가야죠. 일단 (다른 나라로) 넘어가야죠."]

갱단 폭동의 발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1년 당시 현직 대통령이 외국 용병에게 암살된 이후 갱단이 세력을 키우며 대통령 권한 대행인 아리엘 앙리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왔는데요.

지난달 7일까지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던 총리는 사임을 거부한 채 갱단을 통제할 병력 파견을 요청하러 지난달 말 케냐로 출국했습니다.

이 틈을 타 갱단의 폭동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앙리 총리는 지난 11일 해외에서 사임을 발표했지만, 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권력을 누가 가질지를 두고 또 다른 혼란이 시작된 겁니다.

일종의 임시 정부 기구인 과도위원회가 임시 총리를 선출하고 차기 대선을 준비할 예정인데 과도위 구성을 둘러싸고 앙리 전 총리와 갱단 세력 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갱단은 이미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 이상을 지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폭동을 막을 경찰도 시민을 도울 공무원도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칼로 무장한 채 스스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화면제공:이OO 아이티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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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거리엔 시체가”…갱단 폭동 ‘무법천지’ 아이티
    • 입력 2024-03-28 12:57:39
    • 수정2024-03-28 13:20:11
    뉴스 12
[앵커]

아이티의 갱단 폭동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혼란이 계속되자 한국인 2명이 처음으로 철수하기도 했는데요.

갱단 폭동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아이티는 왜 이런 사태에 직면한 건지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으로 국토 전역이 파괴됐습니다.

식량이 없어 진흙에 소금을 넣어 구워 먹는 이 나라는 미주 최빈국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 폭력 사태까지 더해졌습니다.

갱단 폭동이 일어나 무법천지가 된 건데요.

곳곳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거리엔 수습되지 않은 시신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각국의 탈출 행렬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교민 2명도 처음으로 철수했습니다.

아이티에서 이륙한 헬기가 옆 나라 도미니카공화국에 도착합니다.

도미니카가 지원한 이 헬기에는 건강 문제 등으로 긴급 철수를 희망했던 한국인 2명도 함께 탑승했습니다.

이달 초 폭동 발생 후 첫 교민 철수 사례입니다.

[이OO/아이티 철수 교민 : "암 수술을 하고 왔거든요. 아이티는 병원이 제대로 된 데가 없어서 도미니카 (의사)를 연결해서 3주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았어요. 3월 초에 나오려고 했는데 비행기 길이 막혀서 못 나왔고…."]

폭동이 잦아든 새벽을 틈타 무사히 헬기 이륙 지점에 도착했지만 가족과는 떨어져야 했습니다.

[이OO/아이티 철수 교민 : "새벽에 대사관으로 갔어요. 도미니카 대사관으로. 남편이 이제 선교사이다 보니까, 그래도 누군가가 남아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아직 거기(아이티에) 계세요."]

외교부는 철수를 희망한 교민들의 우선 순위를 정해 순서대로 출국을 지원하는 한편 다른 안전 조치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철수를 기다리는 교민 일부는 한국 업체가 입주한 공단으로 피신했습니다.

[지준구/아이티 거주 교민 : "토요일에 (갱단이) 또 공격해 가지고 일요일에 피신해 오고, 어저께 다시 또 경찰서 습격해 가지고 난리 났었어요. 지금 집 안은 다 망가졌고…여기서 빨리 나가야죠. 일단 (다른 나라로) 넘어가야죠."]

갱단 폭동의 발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1년 당시 현직 대통령이 외국 용병에게 암살된 이후 갱단이 세력을 키우며 대통령 권한 대행인 아리엘 앙리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왔는데요.

지난달 7일까지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던 총리는 사임을 거부한 채 갱단을 통제할 병력 파견을 요청하러 지난달 말 케냐로 출국했습니다.

이 틈을 타 갱단의 폭동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앙리 총리는 지난 11일 해외에서 사임을 발표했지만, 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다음 권력을 누가 가질지를 두고 또 다른 혼란이 시작된 겁니다.

일종의 임시 정부 기구인 과도위원회가 임시 총리를 선출하고 차기 대선을 준비할 예정인데 과도위 구성을 둘러싸고 앙리 전 총리와 갱단 세력 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갱단은 이미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80% 이상을 지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폭동을 막을 경찰도 시민을 도울 공무원도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칼로 무장한 채 스스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화면제공:이OO 아이티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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