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도 공개도 ‘오락가락’…이종섭 대사는 ‘묵묵부답’

입력 2024.03.28 (17:42) 수정 2024.03.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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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가 오늘(2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공관장회의는 이달 25일 공식적으로 시작됐지만 6개국 주재 대사가 함께 모인 자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회의에는 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와 함께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국내에 언제까지 머물 예정인지, 공수처 조사를 받고 출국할 건지, 기자단과 회견을 할 계획은 없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종섭 주 호주대사는 어제 변호사를 통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취지의 11쪽 분량 의견서를 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신속히 자신을 소환해 달라고 재차 요구한 바 있습니다.

■ 외교부 "방산 회의 원래 예정된 일정"

이번 회의는 급격하게 증가한 방산 수출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된 게 그 배경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합니다.

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자진 귀국'의 명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필요성이 있어서 미리 계획해서 열린 회의라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이 3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하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방산 관련 대면 회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어 왔다고 합니다. 이번에 참석한 공관장들도, 대면으로 긴밀한 협의를 직접 할 수 있어서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왜 회의가 임박해서도 현장 시찰 일정들이 조율되지 못했는지, 왜 이종섭 대사가 부임한 지 11일 만에 다시 귀국하도록 일정을 짠 것인지에 대해선 외교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방산 공관장회의’에 쏠리는 눈…‘급조’ 논란 계속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22316

■ 뒤늦게 합류한 장관들…"불가피한 일정 때문"

석연치 않은 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전체 회의의 경우, 국방부와 산업부 장관이 오전에 일정이 있어서 개회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한 명은 오전 늦게, 한 명은 오후에 참석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사전에 정해진 일정이라면, 회의 중요 참석자인 장관 2명의 일정이 안 맞을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일정과 관련해서도 말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처음 '방산 관련 공관장 회의'가 열리는 시기를 25일이라고 했는데, 행사는 25일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전체 회의는 28일에 열리고 25일부터는 방산업체 시찰, 외교 국방 장관 등 면담 등을 진행한다며, 이런 모든 세부 일정이 '방산 공관장 회의'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번 주까지라더니 다음 주에도 이어지는 회의

회의가 끝나는 시점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합니다. 처음엔 3월 29일에 모든 회의 일정이 끝난다더니, 오늘은 회의가 더 길어져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회의 일정은 현재 공개할 수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왜 일정이 계속 바뀌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가 처음부터 구체적인 시기, 일정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 혼선이 있었던 건, 공관장 회의가 오늘 하는 본회의가 공관장회의가 아니고, 이런 합동회의뿐 아니라 개별 면담, 업무 협의, 관계 기관 방문 등이 다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공개했다가 안 했다가…기준도 '애매모호'

계속 바뀌는 건 일정만이 아닙니다.

이 회의에 대한 유관부처의 공보 지침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애초 이 회의와 관련해 '방산'은 보안을 신경 써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세부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깜깜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외교부와 국방부는 뒤늦게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의를 대하는 외교부와 국방부의 자세는 그야말로 '로우키'였던 셈입니다.

그러다가 어제는 갑자기 외교부와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방산 협력 회의 참석한 공관장들의 일정을 설명했습니다.

외교부는 조태열 장관이 6명 대사를 만났다는 내용을 하루에 2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상급자'인 외교부 장관이 소속 재외공관장들과 개별적으로 접견한 내용을 외교부가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이 대사의 귀국 활동이 공무적 성격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단의 (일정 공개에 대한) 강한 요청이 있었고 그러한 요청을 받고 유관부처와 협의해왔다"며 "그런 협의 결과에 따라서 가능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은 다음 주까지 이어지는 대사들의 공무 일정에 대해서도 공개해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또 보안 문제 때문에 미리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회의가 언제 끝나는지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5명 대사 주재국 출국 후 약 2주 만에 또 귀국할 듯

다음 주 언제까지 일정이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정을 마치면 이종섭 호주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관장들은 주재국으로 복귀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다음 주에 돌아간다면, 이들 공관장은 4월 22일쯤 진행될 연례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약 2주 만에 다시 귀국해야 합니다.

이종섭 대사의 경우 언제 호주로 돌아갈지, 한국에 남는다면 어떤 공무를 수행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석이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리 체제를 통해 기본적인 공관 업무, 영사 업무 등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고, 출장 와있는 공관장들도 차석으로부터 수시로 관련 중요사항을 보고받고 있고 지시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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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8 17: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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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주호주 대사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가 오늘(2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공관장회의는 이달 25일 공식적으로 시작됐지만 6개국 주재 대사가 함께 모인 자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회의에는 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와 함께 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국내에 언제까지 머물 예정인지, 공수처 조사를 받고 출국할 건지, 기자단과 회견을 할 계획은 없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종섭 주 호주대사는 어제 변호사를 통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취지의 11쪽 분량 의견서를 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신속히 자신을 소환해 달라고 재차 요구한 바 있습니다.

■ 외교부 "방산 회의 원래 예정된 일정"

이번 회의는 급격하게 증가한 방산 수출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된 게 그 배경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합니다.

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자진 귀국'의 명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필요성이 있어서 미리 계획해서 열린 회의라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이 3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하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방산 관련 대면 회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어 왔다고 합니다. 이번에 참석한 공관장들도, 대면으로 긴밀한 협의를 직접 할 수 있어서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왜 회의가 임박해서도 현장 시찰 일정들이 조율되지 못했는지, 왜 이종섭 대사가 부임한 지 11일 만에 다시 귀국하도록 일정을 짠 것인지에 대해선 외교부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방산 공관장회의’에 쏠리는 눈…‘급조’ 논란 계속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22316

■ 뒤늦게 합류한 장관들…"불가피한 일정 때문"

석연치 않은 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전체 회의의 경우, 국방부와 산업부 장관이 오전에 일정이 있어서 개회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한 명은 오전 늦게, 한 명은 오후에 참석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사전에 정해진 일정이라면, 회의 중요 참석자인 장관 2명의 일정이 안 맞을 수 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일정과 관련해서도 말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처음 '방산 관련 공관장 회의'가 열리는 시기를 25일이라고 했는데, 행사는 25일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전체 회의는 28일에 열리고 25일부터는 방산업체 시찰, 외교 국방 장관 등 면담 등을 진행한다며, 이런 모든 세부 일정이 '방산 공관장 회의'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번 주까지라더니 다음 주에도 이어지는 회의

회의가 끝나는 시점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합니다. 처음엔 3월 29일에 모든 회의 일정이 끝난다더니, 오늘은 회의가 더 길어져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회의 일정은 현재 공개할 수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왜 일정이 계속 바뀌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희가 처음부터 구체적인 시기, 일정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 혼선이 있었던 건, 공관장 회의가 오늘 하는 본회의가 공관장회의가 아니고, 이런 합동회의뿐 아니라 개별 면담, 업무 협의, 관계 기관 방문 등이 다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공개했다가 안 했다가…기준도 '애매모호'

계속 바뀌는 건 일정만이 아닙니다.

이 회의에 대한 유관부처의 공보 지침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애초 이 회의와 관련해 '방산'은 보안을 신경 써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세부 일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깜깜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외교부와 국방부는 뒤늦게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의를 대하는 외교부와 국방부의 자세는 그야말로 '로우키'였던 셈입니다.

그러다가 어제는 갑자기 외교부와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방산 협력 회의 참석한 공관장들의 일정을 설명했습니다.

외교부는 조태열 장관이 6명 대사를 만났다는 내용을 하루에 2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상급자'인 외교부 장관이 소속 재외공관장들과 개별적으로 접견한 내용을 외교부가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건 이례적입니다.

이 대사의 귀국 활동이 공무적 성격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단의 (일정 공개에 대한) 강한 요청이 있었고 그러한 요청을 받고 유관부처와 협의해왔다"며 "그런 협의 결과에 따라서 가능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은 다음 주까지 이어지는 대사들의 공무 일정에 대해서도 공개해달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또 보안 문제 때문에 미리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회의가 언제 끝나는지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5명 대사 주재국 출국 후 약 2주 만에 또 귀국할 듯

다음 주 언제까지 일정이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정을 마치면 이종섭 호주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공관장들은 주재국으로 복귀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다음 주에 돌아간다면, 이들 공관장은 4월 22일쯤 진행될 연례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약 2주 만에 다시 귀국해야 합니다.

이종섭 대사의 경우 언제 호주로 돌아갈지, 한국에 남는다면 어떤 공무를 수행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석이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리 체제를 통해 기본적인 공관 업무, 영사 업무 등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고, 출장 와있는 공관장들도 차석으로부터 수시로 관련 중요사항을 보고받고 있고 지시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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