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한도 ‘저출산’ 위기…결혼·출산 장려

입력 2024.03.30 (08:22) 수정 2024.03.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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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학생들은 보통 3월에 입학을 하죠.

그런데 북한에서는 한 달 늦은 4월 1일에 개학식이 열립니다.

곧 북한 전역의 학교와 유치원이 일제히 신입생을 받게 되는 거죠.

그런데 최근 북한이 학령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원인은 다름 아닌 출산율 저하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한데요.

특히나 동원 체제로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에선 인구감소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 막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북한 당국이 결혼을 독려하고 나섰다는데요.

북한 저출산 문제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최대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인 평양산원.

겉싸개로 싼 아기들의 퇴원 준비가 한창인데요.

세쌍둥이, 이 아기들은 지난해 12월 24일에 태어나 줄곧 평양산원에서 보살핌을 받아왔습니다.

[조선중앙TV /3월19일 : "현재 모두 몸무게가 4kg이 훨씬 넘고 건강 상태는 아주 좋다고 합니다."]

쌍둥이 형제는 물론 병원을 떠나는 산모까지 극진히 배웅 받는 모습.

아들을 받아 안은 아버지는 북한 당국의 출산 제도를 칭송하기 바쁩니다.

[오광혁/세쌍둥이 아버지 : "평범한 우리 군인 가정의 기쁨을 온 나라 경사로 내세워주고 사랑의 선물까지 안겨주는 이런 고마운 제도를 한목숨 바쳐 지켜야겠다는 결의가 더해집니다."]

북한은 여성권리보장법 50조에 세쌍둥이나 그 이상의 자녀를 낳은 여성에게 특별한 혜택과 보상을 준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평양산원 입원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쌍둥이 임신부로 확정된 즉시 평양산원에 입원한 산모들은 갖가지 영양 음식들과 꿀을 비롯한 보약을 정상적으로 보장받으며 적극적인 의료상 방조를 받고 있으며 의료 일꾼들은 아기들의 건강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라 은장도와 금반지를 선물 받고 양육에 필요한 지원은 물론, 주택까지 우선 보급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방성진/세쌍둥이 아버지 : "부모들이 자식을 키우는 것은 응당한 일이지만 나라에서는 우리 부모들이 맡아야 할 모든 부담을 다 떠맡아 안고 평범한 노동자의 자식들인 우리 세쌍둥이들을 먹여주고 입혀주고 걸음마를 띄어주었으며 우리 아이들이 평양육아원을 졸업할 때는 이렇게 훌륭한 새집도 안겨주었습니다."]

여러 명의 아이를 낳은 여성도 비슷한 혜택을 받습니다.

열 번째 자녀를 출산한 박은정씨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모성 영웅 칭호를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박은정/모성영웅·자녀 10명 출산 : "옛날에는 우리 여성들이 자식을 많이 낳으면 고생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금 사회주의 조국의 품에선 자식 한 명 한 명을 낳을수록 당의 사랑과 배려가 커만 가고 있습니다."]

출산과 양육, 교육을 물론 주택보급까지.

북한의 선전대로라면 아이를 키우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어쩐 일인지 북한의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3명에 가깝던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90년대 급격하게 감소해 최근엔 1.38명에 그치고 있는데요.

한국의 합계출산율 0.72명에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이긴 하지만,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계출산율인 2.1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1970년대 북한 당국이 산아제한 지침을 내렸고,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으로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한 것 역시 저출산 원인으로 꼽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고난의 행군 이후로 배급 체계가 붕괴했습니다. 그런데도 남성들은 계속 직장에 나가야 했고 그래서 여성들이 생계를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아이를 낳는 걸 기피하는. 통계적으로도 보면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인 진출이 늘어나고 거기에 따라 역량이 강화되면 확실히 출산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북한도 그런 추세가 인구 감소에 한몫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장마당에 나와 일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져온 여성들에게 출산과 양육은 부담이라는 건데요.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 많은 자녀를 국가의 지원으로 키우기보단, 한 두 명의 자녀를 본인의 소득으로 양육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여성들 자체가 내가 안 낳겠다. 사회가 살만해야 잘 살아야 애들을 많이 낳을 텐데 둘을 낳아서 굶으면서 키우느니 하나라도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겠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런 부모들이 매우 많았거든요. 특히 젊은 부모들이.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라도 낳아서 정말 남부러운 것 없이 키우고 싶다 이런 부모들이 꽤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그만큼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노동집약적 산업 비중이 크고 동원 경제가 바탕이 되는 북한에서 인구 감소는 곧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북한 같은 경우는 최빈곤국이고 식량 문제 해결이 가장 관건인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까지는 식량 문제, 농촌 문제, 농업 문제를 인력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하는 그런 방식을 이어 왔는데 전체적으로 인구 규모가 줄어든다면 무료로 값싸게 동원할 수 있는 노동력들이 상당히 줄어드니까 이것은 북한 체제 기반을 뒷받침 하는 그런 구조가 흔들린다고도 할 수 있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정은 위원장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모양새인데요.

["힘겨울수록 어린이들에게 정성을 더 쏟아붓고 그 사랑의 힘으로 공산주의의 미래를 향해서 완강하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혁명의 전진 방식 발전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하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

2022년엔 어린이들이 유제품 공급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육아법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아이들을 위해 영양식품 공급 기준까지 세워주고 그 보장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보살펴주셨으니, 그 따뜻한 사랑 속에서 부러울 것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양육 정책을 강조한 건데, 실제로는 유제품 공급이 평양 등의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의 치적 쌓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11년 만에 어머니날을 개최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고 호소까지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 교양을 잘하는 문제도 모두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의 일입니다."]

급기야 눈물까지 보인 김정은 위원장.

그러나 여성들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출산율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여성들이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복지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는데 지금 국가가 정말 해줄 수 있는 건 거의 없잖아요. 인구 증가 정책 같은 경우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들을 영웅으로 내세우는 그런 정책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에요."]

한편으론 북한 젊은 세대들의 달라진 결혼관도 저출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 젊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혼이 많더라고요. 시대적인 흐름 같아요. 북한 사회도 변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혼인의 패턴 (변화가) 나타나고 그렇기 때문에 정책으로 억제한다고 해서 이게(출산 증가) 될 수 있을까."]

한류 등의 외부 문화를 접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 등 기존의 관례들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겁니다.

[류희진/2016년 탈북 : "한국 드라마의 열풍인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30대 넘어서 결혼 안 하면 왜 결혼을 안 했지 이럴 정도로 신기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도 잘 안 낳고 결혼 안 하고 또 혼자 잘 살 수 있다. 이런 욜로족들도 많이 생겼고 많이 바뀌었죠. 정말 부모님 세대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동거나 연애 그런 게 바뀌었죠. 국가의 통제에 반발하는 그런 행위가 될 수도 있죠."]

최근 북한의 관영매체 노동신문엔 백두산 영웅 청년돌격대 대원 부부의 결혼식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는 돌격대 지휘관들이 부부의 결혼식은 물론 살림살이까지 모두 지원했다고 전하며 사내 결혼을 부추기는 분위기를 조성한 겁니다.

다자녀 특혜, 여성 출산 독려.

나아가 젊은 세대들의 결혼까지 권장하고 나선 북한.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 다양한 대응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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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북한도 ‘저출산’ 위기…결혼·출산 장려
    • 입력 2024-03-30 08:22:43
    • 수정2024-03-30 09: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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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학생들은 보통 3월에 입학을 하죠.

그런데 북한에서는 한 달 늦은 4월 1일에 개학식이 열립니다.

곧 북한 전역의 학교와 유치원이 일제히 신입생을 받게 되는 거죠.

그런데 최근 북한이 학령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원인은 다름 아닌 출산율 저하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한데요.

특히나 동원 체제로 국가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에선 인구감소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 막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북한 당국이 결혼을 독려하고 나섰다는데요.

북한 저출산 문제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최대의 산부인과 전문 병원인 평양산원.

겉싸개로 싼 아기들의 퇴원 준비가 한창인데요.

세쌍둥이, 이 아기들은 지난해 12월 24일에 태어나 줄곧 평양산원에서 보살핌을 받아왔습니다.

[조선중앙TV /3월19일 : "현재 모두 몸무게가 4kg이 훨씬 넘고 건강 상태는 아주 좋다고 합니다."]

쌍둥이 형제는 물론 병원을 떠나는 산모까지 극진히 배웅 받는 모습.

아들을 받아 안은 아버지는 북한 당국의 출산 제도를 칭송하기 바쁩니다.

[오광혁/세쌍둥이 아버지 : "평범한 우리 군인 가정의 기쁨을 온 나라 경사로 내세워주고 사랑의 선물까지 안겨주는 이런 고마운 제도를 한목숨 바쳐 지켜야겠다는 결의가 더해집니다."]

북한은 여성권리보장법 50조에 세쌍둥이나 그 이상의 자녀를 낳은 여성에게 특별한 혜택과 보상을 준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평양산원 입원도 그중 하나입니다.

["세쌍둥이 임신부로 확정된 즉시 평양산원에 입원한 산모들은 갖가지 영양 음식들과 꿀을 비롯한 보약을 정상적으로 보장받으며 적극적인 의료상 방조를 받고 있으며 의료 일꾼들은 아기들의 건강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라 은장도와 금반지를 선물 받고 양육에 필요한 지원은 물론, 주택까지 우선 보급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방성진/세쌍둥이 아버지 : "부모들이 자식을 키우는 것은 응당한 일이지만 나라에서는 우리 부모들이 맡아야 할 모든 부담을 다 떠맡아 안고 평범한 노동자의 자식들인 우리 세쌍둥이들을 먹여주고 입혀주고 걸음마를 띄어주었으며 우리 아이들이 평양육아원을 졸업할 때는 이렇게 훌륭한 새집도 안겨주었습니다."]

여러 명의 아이를 낳은 여성도 비슷한 혜택을 받습니다.

열 번째 자녀를 출산한 박은정씨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모성 영웅 칭호를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박은정/모성영웅·자녀 10명 출산 : "옛날에는 우리 여성들이 자식을 많이 낳으면 고생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금 사회주의 조국의 품에선 자식 한 명 한 명을 낳을수록 당의 사랑과 배려가 커만 가고 있습니다."]

출산과 양육, 교육을 물론 주택보급까지.

북한의 선전대로라면 아이를 키우기 더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어쩐 일인지 북한의 출산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 3명에 가깝던 북한의 합계출산율은 1990년대 급격하게 감소해 최근엔 1.38명에 그치고 있는데요.

한국의 합계출산율 0.72명에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이긴 하지만,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계출산율인 2.1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1970년대 북한 당국이 산아제한 지침을 내렸고,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으로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한 것 역시 저출산 원인으로 꼽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고난의 행군 이후로 배급 체계가 붕괴했습니다. 그런데도 남성들은 계속 직장에 나가야 했고 그래서 여성들이 생계를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서 아이를 낳는 걸 기피하는. 통계적으로도 보면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인 진출이 늘어나고 거기에 따라 역량이 강화되면 확실히 출산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북한도 그런 추세가 인구 감소에 한몫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장마당에 나와 일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져온 여성들에게 출산과 양육은 부담이라는 건데요.

특히 젊은 여성들의 경우 많은 자녀를 국가의 지원으로 키우기보단, 한 두 명의 자녀를 본인의 소득으로 양육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여성들 자체가 내가 안 낳겠다. 사회가 살만해야 잘 살아야 애들을 많이 낳을 텐데 둘을 낳아서 굶으면서 키우느니 하나라도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겠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런 부모들이 매우 많았거든요. 특히 젊은 부모들이. 딸이든 아들이든 하나라도 낳아서 정말 남부러운 것 없이 키우고 싶다 이런 부모들이 꽤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그만큼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노동집약적 산업 비중이 크고 동원 경제가 바탕이 되는 북한에서 인구 감소는 곧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북한 같은 경우는 최빈곤국이고 식량 문제 해결이 가장 관건인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까지는 식량 문제, 농촌 문제, 농업 문제를 인력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하는 그런 방식을 이어 왔는데 전체적으로 인구 규모가 줄어든다면 무료로 값싸게 동원할 수 있는 노동력들이 상당히 줄어드니까 이것은 북한 체제 기반을 뒷받침 하는 그런 구조가 흔들린다고도 할 수 있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정은 위원장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모양새인데요.

["힘겨울수록 어린이들에게 정성을 더 쏟아붓고 그 사랑의 힘으로 공산주의의 미래를 향해서 완강하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 혁명의 전진 방식 발전 방식으로 되어야 한다고 하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

2022년엔 어린이들이 유제품 공급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육아법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아이들을 위해 영양식품 공급 기준까지 세워주고 그 보장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보살펴주셨으니, 그 따뜻한 사랑 속에서 부러울 것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의 양육 정책을 강조한 건데, 실제로는 유제품 공급이 평양 등의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의 치적 쌓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해엔 11년 만에 어머니날을 개최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고 호소까지 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 교양을 잘하는 문제도 모두 어머니들과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우리들 모두의 집안의 일입니다."]

급기야 눈물까지 보인 김정은 위원장.

그러나 여성들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출산율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여성들이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복지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는데 지금 국가가 정말 해줄 수 있는 건 거의 없잖아요. 인구 증가 정책 같은 경우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은 사람들을 영웅으로 내세우는 그런 정책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에요."]

한편으론 북한 젊은 세대들의 달라진 결혼관도 저출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은이/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 젊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혼이 많더라고요. 시대적인 흐름 같아요. 북한 사회도 변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혼인의 패턴 (변화가) 나타나고 그렇기 때문에 정책으로 억제한다고 해서 이게(출산 증가) 될 수 있을까."]

한류 등의 외부 문화를 접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 등 기존의 관례들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겁니다.

[류희진/2016년 탈북 : "한국 드라마의 열풍인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는. 30대 넘어서 결혼 안 하면 왜 결혼을 안 했지 이럴 정도로 신기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도 잘 안 낳고 결혼 안 하고 또 혼자 잘 살 수 있다. 이런 욜로족들도 많이 생겼고 많이 바뀌었죠. 정말 부모님 세대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동거나 연애 그런 게 바뀌었죠. 국가의 통제에 반발하는 그런 행위가 될 수도 있죠."]

최근 북한의 관영매체 노동신문엔 백두산 영웅 청년돌격대 대원 부부의 결혼식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는 돌격대 지휘관들이 부부의 결혼식은 물론 살림살이까지 모두 지원했다고 전하며 사내 결혼을 부추기는 분위기를 조성한 겁니다.

다자녀 특혜, 여성 출산 독려.

나아가 젊은 세대들의 결혼까지 권장하고 나선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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