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선 사고 발생 더 일찍 알려줘야”

입력 2024.04.07 (07:16) 수정 2024.04.0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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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지하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많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지하고속도로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죠.

하지만 사고가 나면 대처가 쉽지 않단 지적도 있습니다.

안전한 지하고속도로가 되려면 사고 발생 시 이를 지상보다 더 빨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윤양균 기자가 실험으로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3년 전 건설된 서울 서부간선 지하도로입니다.

총연장 10.3km로 별도의 출구가 없고 지하 80 미터 깊이에 만들어진 대심도 터널입니다.

터널 안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김연홍/택시기사 : "그리고 난 겁이 나. 사실 만약에 무슨 일이 있었을 경우에 꼼짝 못 한다 이거지. 그런 불안감이..."]

지하도로가 운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의 운전 장치를 이용해 실험해 봤습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같은 풍경이 반복되면 폐쇄감을 느낀 운전자의 동공은 평소보다 23%가량 더 커집니다.

돌발 상황의 반응은 0.8초 늦어지고, 감속 시에도 지상보다 25% 더 강하게 감속하는 등 불안하게 반응합니다.

'차로 변경'이나 '차량 정지'에 필요한 거리도 지상보다 각각 42%, 31%씩 늘어납니다.

[이동민/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지하인 경우는 지상보다 전방의 교통혼잡이나 사고 발생들을 빨리 안내해줘야 하고 멀리부터 안내해 줘야 한다는 거예요."]

지하 고속도로 설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고속도로 나들목, 분기점도 모두 지하 공간에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차량 흐름이 달라지는 구간인 만큼, 사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현석/도로교통연구원 도로주행시뮬레이터 센터장 : "폐쇄된 공간에서 속도를 제어하면서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서로 만난다는 건 상당히 도로의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분석이 필요한 것입니다."]

지하 공간에서 사고가 났을 때 피해가 더 크다는 점에서 다양한 유형의 점검과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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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에선 사고 발생 더 일찍 알려줘야”
    • 입력 2024-04-07 07:16:37
    • 수정2024-04-07 07: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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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지하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많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지하고속도로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죠.

하지만 사고가 나면 대처가 쉽지 않단 지적도 있습니다.

안전한 지하고속도로가 되려면 사고 발생 시 이를 지상보다 더 빨리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윤양균 기자가 실험으로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3년 전 건설된 서울 서부간선 지하도로입니다.

총연장 10.3km로 별도의 출구가 없고 지하 80 미터 깊이에 만들어진 대심도 터널입니다.

터널 안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김연홍/택시기사 : "그리고 난 겁이 나. 사실 만약에 무슨 일이 있었을 경우에 꼼짝 못 한다 이거지. 그런 불안감이..."]

지하도로가 운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의 운전 장치를 이용해 실험해 봤습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같은 풍경이 반복되면 폐쇄감을 느낀 운전자의 동공은 평소보다 23%가량 더 커집니다.

돌발 상황의 반응은 0.8초 늦어지고, 감속 시에도 지상보다 25% 더 강하게 감속하는 등 불안하게 반응합니다.

'차로 변경'이나 '차량 정지'에 필요한 거리도 지상보다 각각 42%, 31%씩 늘어납니다.

[이동민/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지하인 경우는 지상보다 전방의 교통혼잡이나 사고 발생들을 빨리 안내해줘야 하고 멀리부터 안내해 줘야 한다는 거예요."]

지하 고속도로 설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고속도로 나들목, 분기점도 모두 지하 공간에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차량 흐름이 달라지는 구간인 만큼, 사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현석/도로교통연구원 도로주행시뮬레이터 센터장 : "폐쇄된 공간에서 속도를 제어하면서 고속도로와 고속도로가 서로 만난다는 건 상당히 도로의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분석이 필요한 것입니다."]

지하 공간에서 사고가 났을 때 피해가 더 크다는 점에서 다양한 유형의 점검과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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