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사패산터널 누굴 위한 보상이었나?

입력 2005.11.02 (22:2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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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환경문제로 큰 논란끝에 공사가 재개된 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의 피해 보상금이 환경 보호활동이 아닌 다른곳에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성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공사시작 4년만에 마침내 사패산터널이 뚫렸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처음부터 난항이었습니다.

공사시작 다섯달만에 인근 사찰과 환경단체가 환경보호를 위해 반대시위에 나서면서 2년동안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국책사업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지난해 9월 어렵사리 공사재개가 합의됐습니다.

당시 사찰과 시행사측이 작성한 합의문입니다.

사찰주변의 환경보전과 관련해 보상금 이십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녹취>시행사 관계자 : "환경대체 시설과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해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보상금 대부분은 환경활동과는 거리가 먼 곳에 쓰여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상금의 사용 내역서입니다.

먼저, 환경파괴로 문제가 된 사찰에 이억원이 지급됐지만 나머지 8억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변의 다른 사찰 몫으로 넘겨졌습니다.

주지에겐 5천만원, 그리고 일반 승려들에게도 1억원이 나눠 지급됐습니다.

또 5억원은 사찰 운영경비와 장학회비 명목으로 사용됐습니다.

<녹취>00스님(00사찰) : "판공비로 받은거죠, 주지스님이 공사 합의 이루면서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판공비로 쓰셨거든요."

보상금 대부분을 넘겨받은 사찰측은 넓은 의미에서 환경 보호에 쓰였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불교계 내부에서조차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3월 관련된 사찰들과 환경단체는 이미 사용한 돈을 다시 반납하기로 합의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의혹은 당시 사패산 터널 반대에 앞장섰던 한 승려가 보상금의 유용과 횡령혐의로 해당 사찰들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인터뷰>보성 스님 : "환경 운동 하면 돈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난일 일까 두려워 지금까지 참아왔습니다. 앞으로 무슨 얼굴로 불교 운동을 하겠습니까..."

사업 시행사측은 터널 공사의 중단으로 5천 2백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거래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사중단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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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11-02 21:26:06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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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환경문제로 큰 논란끝에 공사가 재개된 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의 피해 보상금이 환경 보호활동이 아닌 다른곳에 쓰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조성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공사시작 4년만에 마침내 사패산터널이 뚫렸습니다. 하지만 공사는 처음부터 난항이었습니다. 공사시작 다섯달만에 인근 사찰과 환경단체가 환경보호를 위해 반대시위에 나서면서 2년동안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국책사업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지난해 9월 어렵사리 공사재개가 합의됐습니다. 당시 사찰과 시행사측이 작성한 합의문입니다. 사찰주변의 환경보전과 관련해 보상금 이십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녹취>시행사 관계자 : "환경대체 시설과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해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보상금 대부분은 환경활동과는 거리가 먼 곳에 쓰여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보상금의 사용 내역서입니다. 먼저, 환경파괴로 문제가 된 사찰에 이억원이 지급됐지만 나머지 8억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변의 다른 사찰 몫으로 넘겨졌습니다. 주지에겐 5천만원, 그리고 일반 승려들에게도 1억원이 나눠 지급됐습니다. 또 5억원은 사찰 운영경비와 장학회비 명목으로 사용됐습니다. <녹취>00스님(00사찰) : "판공비로 받은거죠, 주지스님이 공사 합의 이루면서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판공비로 쓰셨거든요." 보상금 대부분을 넘겨받은 사찰측은 넓은 의미에서 환경 보호에 쓰였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불교계 내부에서조차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3월 관련된 사찰들과 환경단체는 이미 사용한 돈을 다시 반납하기로 합의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의혹은 당시 사패산 터널 반대에 앞장섰던 한 승려가 보상금의 유용과 횡령혐의로 해당 사찰들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인터뷰>보성 스님 : "환경 운동 하면 돈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라는 비난일 일까 두려워 지금까지 참아왔습니다. 앞으로 무슨 얼굴로 불교 운동을 하겠습니까..." 사업 시행사측은 터널 공사의 중단으로 5천 2백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거래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사중단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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