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남과 북의 토종닭…‘통일닭’으로 날다
입력 2024.04.13 (08:22)
수정 2024.04.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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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가 오늘은 작은 알을 하나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일반 달걀인데, 비교해 보면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달걀은 이른바 통일닭이 낳은 알입니다.
통일닭은 북한 토종닭과 남쪽의 토종닭을 합사해 만든 품종인데요.
이렇게 알이 작은 이유는 북한 토종닭의 유전적 특징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닭과 남한닭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남북의 토종닭과 통일닭을 기르는 농가를 김옥영 리포터가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도심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의 어느 농가에 도착했습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들이 마중을 나온 듯한데요.
이 농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닭들도 봄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 닭들을 키우고 있는 이경용 대표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안녕하세요.)"]
농장에선 과연 어떤 닭들을 키우고 있을까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여기는 어디인가요?) 북한 닭하고 남한 닭하고 합사해서 '통일닭'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 농장에는 북한 닭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남한의 토종닭은 200마리, 북한의 토종닭은 300마리, 통일닭은 200마리가 있습니다."]
북한 닭들은 대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었을까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북한 토종닭을 보존하는 이유는 남북한 회담을 2000년도에 했는데 그 기념으로 북한에서 개마고원에 있는 토종닭이라고 해서 답례품으로 이 토종닭을 우리나라에 선물로 줬습니다."]
2000년 남한에 자리 잡은 이 닭들은 꾸준히 번식해 현재 이 농장에는 300마리 정도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토종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닭은 외형 면에서도 남쪽 토종닭과 구분된다고 합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건 완전히 우리나라 닭이에요. (이건 완전 대한민국 100% 닭. 그럼 100% 북한 닭도 있나요?) 저기 저거. 검은색 꼬리에 등허리에 빨갛고."]
이곳에선 이 닭들을 '개마고원 닭'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하루에 한 번 양계장의 문이 열리는 시간.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제 방사시키려고 문을 여는 거예요. (방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 건가요?) 하루에 한 번씩 (방사)하면 (닭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해요. 문 열어 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닭들이 우르르 야외로 나옵니다.
어느새 지붕 위에 올라간 녀석부터 거침없이 날갯짓을 하는 닭까지.
자유분방한 닭들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북한 닭의 특성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얘네가 한국에서 키우는 닭들에 비해서 야생성이 강하죠. 야생에 있는 다른 천적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강해서 뛰는 거 보다 날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탈북민이자 북한의 농축산 전문가인 조충희 박사가 북한 닭을 한눈에 알아보았는데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북한에서 이 닭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그렇죠. 북한에서는 이 닭 자주 봤고요. 제가 양강도나 함경도 쪽에 출장 가면 농촌에 가면 우정이라고 이 닭 한 마리씩 잡아먹고."]
이곳에서 조 박사가 확인한 북한 닭은 모두 두 종류입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제가 봤을 때는 양강도 신파 지역에서 사육되는 '신파닭'과 그다음에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역에서 사육되는 '함주조선닭'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함주조선닭과 신파닭은 모두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이곳의 함주조선닭은 얼룩지거나 붉은 갈색 털과, 작고 곧추선 볏을 가진 게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신파닭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저게 신파닭. 푸른빛을 띤 검은색. 볏도 약간 거무스레하고 약간 검은색 바탕이 나오는 애들이 저거고 특히 (신파닭은) 많이 날기는 하는데 깃이 짧아요. 날개가 크지 않고 좀 짧지만 많이 나는 그런 특징들도 있고."]
작은 몸집에 부리도 검은 빛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파닭은 개마고원에 위치한 양강도의 김정숙군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길러오던 토종닭이라고 합니다.
탄력 있는 육질로 고기의 맛이 좋고 추위를 잘 견디는 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우선 추위에 강하고요. 그다음에 열악한 환경에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낮은 온도에서 특히 겨울에도 계속 알을 낳는 그런 특징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질병 저항성도 강하고…"]
마침, 풀밭에 떨어진 달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알 아닌가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 달걀.
북한 닭의 체구만큼 알의 크기도 작았는데요.
["북한 토종닭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사이즈(크기)가 작은 게요?) 네, 사이즈가 작은 게. "]
4월부터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은 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될 텐데요.
이경용 대표는 남북의 닭들이 한민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동물이기에, 보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이 한 번 꼬끼오하면 새벽이 오지 않습니까. 우리 이 한반도에 그런 평화가 깃들 수 있는 상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용 대표는 30여 년 동안 남한 재래 토종닭을 보존시켜 왔는데요.
이 대표는 남과 북의 닭으로 통일닭을 탄생시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사육 환경과 먹이에 정성을 들여 토종닭을 보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사료에는 뭐가 들어가는 거예요?) 우선 배합사료, 난황분, 쌀가루, 미생물. (냄새가 안 나네요?) 이렇게 맡으면 향긋한 냄새가 나요. 미생물이 들어가서, 유산균, 효모, 바실러스균 세 가지 균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이걸 먹이면 닭장에도 냄새가 안 나요."]
특히, 남북한의 토종닭을 합사해 '통일닭'을 만드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거는 통일닭이에요. 통일닭은 남북한 닭이 교잡돼서 만들어진 닭. 말 자체로 통일닭이라 이겁니다."]
통일닭에 거는 양계 농가의 기대감은 남다른데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유전자원을 같이 교잡을 하게 되면 중간이 나옵니다. 그래서 추위에도 강하고 닭고기에 영양성분도 많이 있고 그렇게 되면 농장도 소득이 창출되고 또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더 드릴 수 있는 이런 품종으로 통일닭을 육성시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통일닭에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평화와 함께 남북한이 하나 되는 바람을 갖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땅에서 커가는 통일닭이 남과 북의 토종닭들과 함께, 한반도의 내일을 여는 힘찬 울림을 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제가 오늘은 작은 알을 하나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일반 달걀인데, 비교해 보면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달걀은 이른바 통일닭이 낳은 알입니다.
통일닭은 북한 토종닭과 남쪽의 토종닭을 합사해 만든 품종인데요.
이렇게 알이 작은 이유는 북한 토종닭의 유전적 특징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닭과 남한닭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남북의 토종닭과 통일닭을 기르는 농가를 김옥영 리포터가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도심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의 어느 농가에 도착했습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들이 마중을 나온 듯한데요.
이 농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닭들도 봄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 닭들을 키우고 있는 이경용 대표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안녕하세요.)"]
농장에선 과연 어떤 닭들을 키우고 있을까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여기는 어디인가요?) 북한 닭하고 남한 닭하고 합사해서 '통일닭'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 농장에는 북한 닭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남한의 토종닭은 200마리, 북한의 토종닭은 300마리, 통일닭은 200마리가 있습니다."]
북한 닭들은 대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었을까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북한 토종닭을 보존하는 이유는 남북한 회담을 2000년도에 했는데 그 기념으로 북한에서 개마고원에 있는 토종닭이라고 해서 답례품으로 이 토종닭을 우리나라에 선물로 줬습니다."]
2000년 남한에 자리 잡은 이 닭들은 꾸준히 번식해 현재 이 농장에는 300마리 정도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토종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닭은 외형 면에서도 남쪽 토종닭과 구분된다고 합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건 완전히 우리나라 닭이에요. (이건 완전 대한민국 100% 닭. 그럼 100% 북한 닭도 있나요?) 저기 저거. 검은색 꼬리에 등허리에 빨갛고."]
이곳에선 이 닭들을 '개마고원 닭'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하루에 한 번 양계장의 문이 열리는 시간.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제 방사시키려고 문을 여는 거예요. (방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 건가요?) 하루에 한 번씩 (방사)하면 (닭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해요. 문 열어 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닭들이 우르르 야외로 나옵니다.
어느새 지붕 위에 올라간 녀석부터 거침없이 날갯짓을 하는 닭까지.
자유분방한 닭들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북한 닭의 특성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얘네가 한국에서 키우는 닭들에 비해서 야생성이 강하죠. 야생에 있는 다른 천적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강해서 뛰는 거 보다 날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탈북민이자 북한의 농축산 전문가인 조충희 박사가 북한 닭을 한눈에 알아보았는데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북한에서 이 닭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그렇죠. 북한에서는 이 닭 자주 봤고요. 제가 양강도나 함경도 쪽에 출장 가면 농촌에 가면 우정이라고 이 닭 한 마리씩 잡아먹고."]
이곳에서 조 박사가 확인한 북한 닭은 모두 두 종류입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제가 봤을 때는 양강도 신파 지역에서 사육되는 '신파닭'과 그다음에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역에서 사육되는 '함주조선닭'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함주조선닭과 신파닭은 모두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이곳의 함주조선닭은 얼룩지거나 붉은 갈색 털과, 작고 곧추선 볏을 가진 게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신파닭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저게 신파닭. 푸른빛을 띤 검은색. 볏도 약간 거무스레하고 약간 검은색 바탕이 나오는 애들이 저거고 특히 (신파닭은) 많이 날기는 하는데 깃이 짧아요. 날개가 크지 않고 좀 짧지만 많이 나는 그런 특징들도 있고."]
작은 몸집에 부리도 검은 빛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파닭은 개마고원에 위치한 양강도의 김정숙군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길러오던 토종닭이라고 합니다.
탄력 있는 육질로 고기의 맛이 좋고 추위를 잘 견디는 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우선 추위에 강하고요. 그다음에 열악한 환경에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낮은 온도에서 특히 겨울에도 계속 알을 낳는 그런 특징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질병 저항성도 강하고…"]
마침, 풀밭에 떨어진 달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알 아닌가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 달걀.
북한 닭의 체구만큼 알의 크기도 작았는데요.
["북한 토종닭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사이즈(크기)가 작은 게요?) 네, 사이즈가 작은 게. "]
4월부터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은 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될 텐데요.
이경용 대표는 남북의 닭들이 한민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동물이기에, 보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이 한 번 꼬끼오하면 새벽이 오지 않습니까. 우리 이 한반도에 그런 평화가 깃들 수 있는 상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용 대표는 30여 년 동안 남한 재래 토종닭을 보존시켜 왔는데요.
이 대표는 남과 북의 닭으로 통일닭을 탄생시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사육 환경과 먹이에 정성을 들여 토종닭을 보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사료에는 뭐가 들어가는 거예요?) 우선 배합사료, 난황분, 쌀가루, 미생물. (냄새가 안 나네요?) 이렇게 맡으면 향긋한 냄새가 나요. 미생물이 들어가서, 유산균, 효모, 바실러스균 세 가지 균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이걸 먹이면 닭장에도 냄새가 안 나요."]
특히, 남북한의 토종닭을 합사해 '통일닭'을 만드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거는 통일닭이에요. 통일닭은 남북한 닭이 교잡돼서 만들어진 닭. 말 자체로 통일닭이라 이겁니다."]
통일닭에 거는 양계 농가의 기대감은 남다른데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유전자원을 같이 교잡을 하게 되면 중간이 나옵니다. 그래서 추위에도 강하고 닭고기에 영양성분도 많이 있고 그렇게 되면 농장도 소득이 창출되고 또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더 드릴 수 있는 이런 품종으로 통일닭을 육성시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통일닭에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평화와 함께 남북한이 하나 되는 바람을 갖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땅에서 커가는 통일닭이 남과 북의 토종닭들과 함께, 한반도의 내일을 여는 힘찬 울림을 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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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4-04-13 10: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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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은 작은 알을 하나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일반 달걀인데, 비교해 보면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달걀은 이른바 통일닭이 낳은 알입니다.
통일닭은 북한 토종닭과 남쪽의 토종닭을 합사해 만든 품종인데요.
이렇게 알이 작은 이유는 북한 토종닭의 유전적 특징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닭과 남한닭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남북의 토종닭과 통일닭을 기르는 농가를 김옥영 리포터가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도심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의 어느 농가에 도착했습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들이 마중을 나온 듯한데요.
이 농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닭들도 봄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 닭들을 키우고 있는 이경용 대표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안녕하세요.)"]
농장에선 과연 어떤 닭들을 키우고 있을까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여기는 어디인가요?) 북한 닭하고 남한 닭하고 합사해서 '통일닭'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 농장에는 북한 닭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남한의 토종닭은 200마리, 북한의 토종닭은 300마리, 통일닭은 200마리가 있습니다."]
북한 닭들은 대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었을까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북한 토종닭을 보존하는 이유는 남북한 회담을 2000년도에 했는데 그 기념으로 북한에서 개마고원에 있는 토종닭이라고 해서 답례품으로 이 토종닭을 우리나라에 선물로 줬습니다."]
2000년 남한에 자리 잡은 이 닭들은 꾸준히 번식해 현재 이 농장에는 300마리 정도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토종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닭은 외형 면에서도 남쪽 토종닭과 구분된다고 합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건 완전히 우리나라 닭이에요. (이건 완전 대한민국 100% 닭. 그럼 100% 북한 닭도 있나요?) 저기 저거. 검은색 꼬리에 등허리에 빨갛고."]
이곳에선 이 닭들을 '개마고원 닭'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하루에 한 번 양계장의 문이 열리는 시간.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제 방사시키려고 문을 여는 거예요. (방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 건가요?) 하루에 한 번씩 (방사)하면 (닭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해요. 문 열어 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닭들이 우르르 야외로 나옵니다.
어느새 지붕 위에 올라간 녀석부터 거침없이 날갯짓을 하는 닭까지.
자유분방한 닭들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북한 닭의 특성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얘네가 한국에서 키우는 닭들에 비해서 야생성이 강하죠. 야생에 있는 다른 천적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강해서 뛰는 거 보다 날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탈북민이자 북한의 농축산 전문가인 조충희 박사가 북한 닭을 한눈에 알아보았는데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북한에서 이 닭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그렇죠. 북한에서는 이 닭 자주 봤고요. 제가 양강도나 함경도 쪽에 출장 가면 농촌에 가면 우정이라고 이 닭 한 마리씩 잡아먹고."]
이곳에서 조 박사가 확인한 북한 닭은 모두 두 종류입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제가 봤을 때는 양강도 신파 지역에서 사육되는 '신파닭'과 그다음에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역에서 사육되는 '함주조선닭'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함주조선닭과 신파닭은 모두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이곳의 함주조선닭은 얼룩지거나 붉은 갈색 털과, 작고 곧추선 볏을 가진 게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신파닭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저게 신파닭. 푸른빛을 띤 검은색. 볏도 약간 거무스레하고 약간 검은색 바탕이 나오는 애들이 저거고 특히 (신파닭은) 많이 날기는 하는데 깃이 짧아요. 날개가 크지 않고 좀 짧지만 많이 나는 그런 특징들도 있고."]
작은 몸집에 부리도 검은 빛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파닭은 개마고원에 위치한 양강도의 김정숙군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길러오던 토종닭이라고 합니다.
탄력 있는 육질로 고기의 맛이 좋고 추위를 잘 견디는 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우선 추위에 강하고요. 그다음에 열악한 환경에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낮은 온도에서 특히 겨울에도 계속 알을 낳는 그런 특징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질병 저항성도 강하고…"]
마침, 풀밭에 떨어진 달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알 아닌가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 달걀.
북한 닭의 체구만큼 알의 크기도 작았는데요.
["북한 토종닭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사이즈(크기)가 작은 게요?) 네, 사이즈가 작은 게. "]
4월부터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은 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될 텐데요.
이경용 대표는 남북의 닭들이 한민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동물이기에, 보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이 한 번 꼬끼오하면 새벽이 오지 않습니까. 우리 이 한반도에 그런 평화가 깃들 수 있는 상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용 대표는 30여 년 동안 남한 재래 토종닭을 보존시켜 왔는데요.
이 대표는 남과 북의 닭으로 통일닭을 탄생시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사육 환경과 먹이에 정성을 들여 토종닭을 보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사료에는 뭐가 들어가는 거예요?) 우선 배합사료, 난황분, 쌀가루, 미생물. (냄새가 안 나네요?) 이렇게 맡으면 향긋한 냄새가 나요. 미생물이 들어가서, 유산균, 효모, 바실러스균 세 가지 균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이걸 먹이면 닭장에도 냄새가 안 나요."]
특히, 남북한의 토종닭을 합사해 '통일닭'을 만드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거는 통일닭이에요. 통일닭은 남북한 닭이 교잡돼서 만들어진 닭. 말 자체로 통일닭이라 이겁니다."]
통일닭에 거는 양계 농가의 기대감은 남다른데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유전자원을 같이 교잡을 하게 되면 중간이 나옵니다. 그래서 추위에도 강하고 닭고기에 영양성분도 많이 있고 그렇게 되면 농장도 소득이 창출되고 또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더 드릴 수 있는 이런 품종으로 통일닭을 육성시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통일닭에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평화와 함께 남북한이 하나 되는 바람을 갖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땅에서 커가는 통일닭이 남과 북의 토종닭들과 함께, 한반도의 내일을 여는 힘찬 울림을 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제가 오늘은 작은 알을 하나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게 일반 달걀인데, 비교해 보면 크기가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달걀은 이른바 통일닭이 낳은 알입니다.
통일닭은 북한 토종닭과 남쪽의 토종닭을 합사해 만든 품종인데요.
이렇게 알이 작은 이유는 북한 토종닭의 유전적 특징 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닭과 남한닭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남북의 토종닭과 통일닭을 기르는 농가를 김옥영 리포터가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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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벗어나 경기도 남양주의 어느 농가에 도착했습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들이 마중을 나온 듯한데요.
이 농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닭들도 봄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 닭들을 키우고 있는 이경용 대표를 만났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안녕하세요.)"]
농장에선 과연 어떤 닭들을 키우고 있을까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여기는 어디인가요?) 북한 닭하고 남한 닭하고 합사해서 '통일닭'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 농장에는 북한 닭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남한의 토종닭은 200마리, 북한의 토종닭은 300마리, 통일닭은 200마리가 있습니다."]
북한 닭들은 대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었을까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북한 토종닭을 보존하는 이유는 남북한 회담을 2000년도에 했는데 그 기념으로 북한에서 개마고원에 있는 토종닭이라고 해서 답례품으로 이 토종닭을 우리나라에 선물로 줬습니다."]
2000년 남한에 자리 잡은 이 닭들은 꾸준히 번식해 현재 이 농장에는 300마리 정도 기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토종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닭은 외형 면에서도 남쪽 토종닭과 구분된다고 합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건 완전히 우리나라 닭이에요. (이건 완전 대한민국 100% 닭. 그럼 100% 북한 닭도 있나요?) 저기 저거. 검은색 꼬리에 등허리에 빨갛고."]
이곳에선 이 닭들을 '개마고원 닭'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요.
하루에 한 번 양계장의 문이 열리는 시간.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제 방사시키려고 문을 여는 거예요. (방사를 얼마나 자주 하는 건가요?) 하루에 한 번씩 (방사)하면 (닭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해요. 문 열어 놓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닭들이 우르르 야외로 나옵니다.
어느새 지붕 위에 올라간 녀석부터 거침없이 날갯짓을 하는 닭까지.
자유분방한 닭들의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북한 닭의 특성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얘네가 한국에서 키우는 닭들에 비해서 야생성이 강하죠. 야생에 있는 다른 천적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강해서 뛰는 거 보다 날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특징들이 있습니다."]
탈북민이자 북한의 농축산 전문가인 조충희 박사가 북한 닭을 한눈에 알아보았는데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북한에서 이 닭들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그렇죠. 북한에서는 이 닭 자주 봤고요. 제가 양강도나 함경도 쪽에 출장 가면 농촌에 가면 우정이라고 이 닭 한 마리씩 잡아먹고."]
이곳에서 조 박사가 확인한 북한 닭은 모두 두 종류입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제가 봤을 때는 양강도 신파 지역에서 사육되는 '신파닭'과 그다음에 함경북도, 함경남도 지역에서 사육되는 '함주조선닭'하고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함주조선닭과 신파닭은 모두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데요.
이곳의 함주조선닭은 얼룩지거나 붉은 갈색 털과, 작고 곧추선 볏을 가진 게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신파닭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저게 신파닭. 푸른빛을 띤 검은색. 볏도 약간 거무스레하고 약간 검은색 바탕이 나오는 애들이 저거고 특히 (신파닭은) 많이 날기는 하는데 깃이 짧아요. 날개가 크지 않고 좀 짧지만 많이 나는 그런 특징들도 있고."]
작은 몸집에 부리도 검은 빛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파닭은 개마고원에 위치한 양강도의 김정숙군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길러오던 토종닭이라고 합니다.
탄력 있는 육질로 고기의 맛이 좋고 추위를 잘 견디는 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충희/북한학 박사/탈북민 : "우선 추위에 강하고요. 그다음에 열악한 환경에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낮은 온도에서 특히 겨울에도 계속 알을 낳는 그런 특징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질병 저항성도 강하고…"]
마침, 풀밭에 떨어진 달걀 하나를 발견합니다.
["알 아닌가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이 달걀.
북한 닭의 체구만큼 알의 크기도 작았는데요.
["북한 토종닭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사이즈(크기)가 작은 게요?) 네, 사이즈가 작은 게. "]
4월부터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은 농장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 될 텐데요.
이경용 대표는 남북의 닭들이 한민족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동물이기에, 보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이 한 번 꼬끼오하면 새벽이 오지 않습니까. 우리 이 한반도에 그런 평화가 깃들 수 있는 상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용 대표는 30여 년 동안 남한 재래 토종닭을 보존시켜 왔는데요.
이 대표는 남과 북의 닭으로 통일닭을 탄생시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사육 환경과 먹이에 정성을 들여 토종닭을 보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사료에는 뭐가 들어가는 거예요?) 우선 배합사료, 난황분, 쌀가루, 미생물. (냄새가 안 나네요?) 이렇게 맡으면 향긋한 냄새가 나요. 미생물이 들어가서, 유산균, 효모, 바실러스균 세 가지 균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이걸 먹이면 닭장에도 냄새가 안 나요."]
특히, 남북한의 토종닭을 합사해 '통일닭'을 만드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송재문/양계장 부장 : "이거는 통일닭이에요. 통일닭은 남북한 닭이 교잡돼서 만들어진 닭. 말 자체로 통일닭이라 이겁니다."]
통일닭에 거는 양계 농가의 기대감은 남다른데요.
[문정진/한국토종닭협회장 : "유전자원을 같이 교잡을 하게 되면 중간이 나옵니다. 그래서 추위에도 강하고 닭고기에 영양성분도 많이 있고 그렇게 되면 농장도 소득이 창출되고 또 소비자에게는 즐거움을 더 드릴 수 있는 이런 품종으로 통일닭을 육성시키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통일닭에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이경용/양계장 대표 : "닭의 울음소리가 우리의 평화와 함께 남북한이 하나 되는 바람을 갖고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땅에서 커가는 통일닭이 남과 북의 토종닭들과 함께, 한반도의 내일을 여는 힘찬 울림을 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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