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사 도중 갑자기 흉기 난동…충격에 빠진 호주

입력 2024.04.17 (20:46) 수정 2024.04.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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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주에서 대형 쇼핑센터 흉기 난동이 있은 지 이틀 만에 교회 흉기 난동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호주는 총과 흉기를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여서 이런 흉기 난동 사건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주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죠?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면서요?

[기자]

현지 시간으로 15일 저녁 7시쯤 호주 시드니의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 미사가 열리던 중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미사는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되고 있어서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주교를 향해 다가갑니다.

그리고 갑자기 흉기를 꺼내 드는데요.

주교가 쓰러지고 신도들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가해자는 열여섯 살의 소년이었는데, 종교적 동기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이 종교적 동기의 극단주의 행위라면서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흉기에 다친 주교와 신부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아시리아 동방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 퍼져 있는 교회로 박해와 전쟁을 피해 호주로 건너온 이 지역 이민자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교회 신도들이 가해자인 10대를 제압했는데 경찰에 넘겨지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면서요.

어떻게 된 거죠?

[기자]

당시 상황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퍼졌는데요.

가해자에게 직접 보복을 하겠다며 5백여 명이 교회 앞으로 몰려와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범인을 경찰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한건데요.

사건이 일어난 직후 아시리아 교회 바깥에는 벽돌과 병을 집어 든 수백 명의 군중이 모여들었습니다.

가해자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하면서 경찰 지원병력까지 급파됐었는데요.

결국, 경찰과 시민들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경찰차 스무대와 일부 주택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호주 당국은 사적 복수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경고했습니다.

[크리스 민스/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주지사 : "저는 호주에서 여러분이 스스로 법을 집행하는 그런 일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앵커]

호주에서는 쇼핑센터에서도 흉기 난동이 일어나 6명이 숨졌는데요.

호주는 이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일이 있었네요.

[기자]

앞서 시드니 교외의 한 쇼핑센터에서 대낮에 흉기 난동으로 쇼핑객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40대 남성이었는데 주로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지 시간 13일 시드니 교외 본다이정션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마흔살의 조엘 카우치가 30센티미터 길이의 흉기를 들고 나타나 시민들을 공격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쇼핑몰에 있던 여성 5명과 남성 1명이 숨졌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는데요.

현지 경찰은 가해자가 수년간 영어 과외교사로 일하다 최근에 시드니로 이사를 했고, 범죄 전력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어떤 특정한 동기나 이념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는데요.

가해자의 아버지는 인터뷰를 통해 아들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류 카우치/가해자 아버지 : "여러분들에게는 괴물이겠지만 저에게는 매우 아픈 아이예요. 믿어주세요. 제 아들은 매우 아픈 아이입니다."]

[앵커]

대낮 흉기 난동으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이때 용기를 내고 자신을 희생했던 소시민 영웅들이 주목받고 있죠?

[기자]

먼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는 38살의 아기 엄마 애슐리 굿이 있습니다.

사망 당시 애슐리는 9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있었는데요.

애슐리는 범인의 공격으로 흉기에 찔려 딸과 함께 크게 다쳤는데, 범인의 추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남성에게 딸을 던졌다고 합니다.

남성은 아기를 안고 피했지만, 애슐리는 결국 숨졌습니다.

중태에 빠졌던 아기는 수술을 받고 지금은 회복중이라고 합니다.

[앤서니 앨버니지/호주 총리 : "오늘 우리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젊은 엄마였던 애슐리 굿은 9개월 된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범인을 단숨에 제압한 에이미 스콧 경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이미 경위는 범인이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공격하려 돌아서자 망설이지 않고 총을 쐈습니다.

그 다음에는 근처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흉기를 든 범인을 홀로 막아선 남성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남성이 범인과 대치한 덕분에 다른 시민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는데요.

호주 총리는 이 남성에게 영주권을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끔찍했던 비극의 순간에 빛났던 소시민들의 영웅적인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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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미사 도중 갑자기 흉기 난동…충격에 빠진 호주
    • 입력 2024-04-17 20:46:48
    • 수정2024-04-17 2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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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대형 쇼핑센터 흉기 난동이 있은 지 이틀 만에 교회 흉기 난동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호주는 총과 흉기를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여서 이런 흉기 난동 사건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주교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있었죠?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됐다면서요?

[기자]

현지 시간으로 15일 저녁 7시쯤 호주 시드니의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 미사가 열리던 중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미사는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되고 있어서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주교를 향해 다가갑니다.

그리고 갑자기 흉기를 꺼내 드는데요.

주교가 쓰러지고 신도들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가해자는 열여섯 살의 소년이었는데, 종교적 동기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이 종교적 동기의 극단주의 행위라면서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흉기에 다친 주교와 신부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이 있었던 아시리아 동방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 퍼져 있는 교회로 박해와 전쟁을 피해 호주로 건너온 이 지역 이민자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교회 신도들이 가해자인 10대를 제압했는데 경찰에 넘겨지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다면서요.

어떻게 된 거죠?

[기자]

당시 상황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퍼졌는데요.

가해자에게 직접 보복을 하겠다며 5백여 명이 교회 앞으로 몰려와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범인을 경찰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한건데요.

사건이 일어난 직후 아시리아 교회 바깥에는 벽돌과 병을 집어 든 수백 명의 군중이 모여들었습니다.

가해자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시민들과 경찰이 대치하면서 경찰 지원병력까지 급파됐었는데요.

결국, 경찰과 시민들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경찰차 스무대와 일부 주택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호주 당국은 사적 복수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경고했습니다.

[크리스 민스/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주지사 : "저는 호주에서 여러분이 스스로 법을 집행하는 그런 일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앵커]

호주에서는 쇼핑센터에서도 흉기 난동이 일어나 6명이 숨졌는데요.

호주는 이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이런 일이 있었네요.

[기자]

앞서 시드니 교외의 한 쇼핑센터에서 대낮에 흉기 난동으로 쇼핑객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범인은 40대 남성이었는데 주로 여성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지 시간 13일 시드니 교외 본다이정션에 있는 쇼핑센터에서 마흔살의 조엘 카우치가 30센티미터 길이의 흉기를 들고 나타나 시민들을 공격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쇼핑몰에 있던 여성 5명과 남성 1명이 숨졌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는데요.

현지 경찰은 가해자가 수년간 영어 과외교사로 일하다 최근에 시드니로 이사를 했고, 범죄 전력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어떤 특정한 동기나 이념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는데요.

가해자의 아버지는 인터뷰를 통해 아들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류 카우치/가해자 아버지 : "여러분들에게는 괴물이겠지만 저에게는 매우 아픈 아이예요. 믿어주세요. 제 아들은 매우 아픈 아이입니다."]

[앵커]

대낮 흉기 난동으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이때 용기를 내고 자신을 희생했던 소시민 영웅들이 주목받고 있죠?

[기자]

먼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는데요.

사망자 가운데는 38살의 아기 엄마 애슐리 굿이 있습니다.

사망 당시 애슐리는 9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있었는데요.

애슐리는 범인의 공격으로 흉기에 찔려 딸과 함께 크게 다쳤는데, 범인의 추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남성에게 딸을 던졌다고 합니다.

남성은 아기를 안고 피했지만, 애슐리는 결국 숨졌습니다.

중태에 빠졌던 아기는 수술을 받고 지금은 회복중이라고 합니다.

[앤서니 앨버니지/호주 총리 : "오늘 우리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기억합니다. 젊은 엄마였던 애슐리 굿은 9개월 된 딸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범인을 단숨에 제압한 에이미 스콧 경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이미 경위는 범인이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공격하려 돌아서자 망설이지 않고 총을 쐈습니다.

그 다음에는 근처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흉기를 든 범인을 홀로 막아선 남성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남성이 범인과 대치한 덕분에 다른 시민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었는데요.

호주 총리는 이 남성에게 영주권을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끔찍했던 비극의 순간에 빛났던 소시민들의 영웅적인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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