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아침] 직장 여성의 임신은 죄?

입력 2005.11.04 (08:54) 수정 2005.11.04 (08: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아무리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성이라면 비껴갈 수 없는 공통된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출산과 양육, 그리고 일을 병행하는 문젠데요. 주변에서 아이를 가지면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 많이 보시죠?

학력과 능력을 불문하고 말입니다 한편으론 이런 형편이 또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돼온지 오랜데, 고민정 아나운서~ 일하는 여성들, 출산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구요?

네, 최근 10년 사이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터에서 겪는 출산관련 갈등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법적으로는 90일의 출산 휴가가 보장되어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지키지 않는 업체가 상당수입니다. 일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모성보호의 현주소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습지 교사로 근무하던 이모씨. 이씨는 출산 이후 회사에 복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 퇴사당했다고 합니다. 회사측에서 이씨에게 배정한 지역은 출산전 근무하던 지역보다 훨씬 노동강도가 높은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이씨는 회사에 지역 조정을 요청했지만 사측에서는 못하겠으면 그만 두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 (前학습지교사) : "시장하고 공장을 끼고 있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주택가였거든요. 그 지역을 제가 못하겠다고 ?겨나고 나서 세명의 교사가 그걸 나눠서 관리를 했어요. 그런 거를 저한테 혼자 하라 그 런거에요. 그건 말이 안되는 거죠 "

당시 출산 이후 100일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몸이었지만 ,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복직을 신청했던 이씨. 3년 6개월간 몸담았던 회사였기에 , 어느 정도의 배려는 해주리라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사측에서는 이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 (前학습지교사) : "회원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사랑하면서 관리해라..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정작 학습지 회사에서는 그 교사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고. 이런 아무런 보장을 안해주는거에요."

현재 이씨는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입니다. 이씨가 근무하던 학습지 회사를 찾아가봤는데요. 회사측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학습지 회사 관계자 : "갑자기 펜을 놓았으니 누군가 지도해야될거 아니에요. 이미 다른 업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조금씩 준거에요. 조금씩 나누어준건데 그걸 세명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죠."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시대. 하지만 모성 보호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훨씬 많은 현실입니다. 이곳에서는 출산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데요."

<인터뷰> 황현숙 ('평등의 전화' 소장) : "(출산휴가를) 회사에서는 안주겠다 못준다 다른 사람도 준 사람 없다. 계약직같은 경우 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안하겠다 아예 지금 그만둬라..이런 상담을 오늘도 세건을 받았거든요."

출산휴가나 복직문제를 비롯한 모성보호에 관한 상담은 최근 10년간 크게 늘고 있는데요. 출산으로 인해 퇴사 압력을 받고 있는 여성들은 대개 직원수 100명이하 사업장에서 근무하거나 계약직 혹은 파견직 근로자들입니다.

<인터뷰> 중소업체 근무 여직원 : "애 낳은 친구들도 있는데 복직 안되는 친구들도 많고. 임신한 언니들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올해 출산율은 1.22명. 전세계 평균인 2.6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인데요. 어떻게든 아이를 낳아 키워보겠다는 여성들에게 혜택은커녕, 압력이 가해지는 현실을 감안해볼때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출산 장려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시급한데요. 이곳은 올해 3월 개원한 정부청사의 보육시설입니다. 중앙청사에서 일하는 여성공무원이 아이들을 맡기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인데요. 대부분의 민간보육시설에서 기피하는 0세 영아반을 운영하고 있어 여성공무원들에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직장을 다니면서 저희 큰애는 아예 저희랑 같이 못살았으니까요. 할머니한테 전적으로 맡겨 놓고 저희가 주말에만 찾아가서 보고 그랬거든요. 시설이 생기면서 애들을 둘 다 맡기고 걱정없이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교사 1명이 세 명의 영아를 맡고 있는데요. 아이를 이곳에 맡기기 위해 일부러 근처로 이사를 오기도 할정도로 공무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너무 안심되고 좋죠...저렇게 조그만 애를 맡기는게 굉장히 불안했었는데..."

한편 은행권에서는 불임휴직제도를 도입해서 여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식 (W은행 대외협력본부장) : "저희 은행에서는 총 여섯명의 여직원이 신청을 해서 그 중에서 두명이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모성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모성보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성은 소수에 불과한데요. 법으로 보장된 출산 휴가권리마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밀려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터뷰> 황현숙 ('평등의 전화' 소장) : "어떤 기업에서는 불임휴가를 주기도 하고 아직 법으로 만들어주지 않은 임신중 정기 검진휴가를 준다든지 이렇게 한 사업장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봐서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요.

행복한 임신과 출산! 법과 제도로서의 보장만으로는 부족한데요. 모성 보호를 존중하는 기업 내부의 문화가 보다 빨리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여성과 모성을 조금 더 이해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됐음 좋겠습니다. 남성분들도 조금 더 배려해 주시구요.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자의 아침] 직장 여성의 임신은 죄?
    • 입력 2005-11-04 08:10:10
    • 수정2005-11-04 08:58:5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아무리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성이라면 비껴갈 수 없는 공통된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출산과 양육, 그리고 일을 병행하는 문젠데요. 주변에서 아이를 가지면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 많이 보시죠? 학력과 능력을 불문하고 말입니다 한편으론 이런 형편이 또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돼온지 오랜데, 고민정 아나운서~ 일하는 여성들, 출산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구요? 네, 최근 10년 사이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터에서 겪는 출산관련 갈등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법적으로는 90일의 출산 휴가가 보장되어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지키지 않는 업체가 상당수입니다. 일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모성보호의 현주소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습지 교사로 근무하던 이모씨. 이씨는 출산 이후 회사에 복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 퇴사당했다고 합니다. 회사측에서 이씨에게 배정한 지역은 출산전 근무하던 지역보다 훨씬 노동강도가 높은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이씨는 회사에 지역 조정을 요청했지만 사측에서는 못하겠으면 그만 두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 (前학습지교사) : "시장하고 공장을 끼고 있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주택가였거든요. 그 지역을 제가 못하겠다고 ?겨나고 나서 세명의 교사가 그걸 나눠서 관리를 했어요. 그런 거를 저한테 혼자 하라 그 런거에요. 그건 말이 안되는 거죠 " 당시 출산 이후 100일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몸이었지만 ,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복직을 신청했던 이씨. 3년 6개월간 몸담았던 회사였기에 , 어느 정도의 배려는 해주리라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사측에서는 이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 (前학습지교사) : "회원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사랑하면서 관리해라..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정작 학습지 회사에서는 그 교사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우고. 이런 아무런 보장을 안해주는거에요." 현재 이씨는 이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입니다. 이씨가 근무하던 학습지 회사를 찾아가봤는데요. 회사측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인터뷰> 학습지 회사 관계자 : "갑자기 펜을 놓았으니 누군가 지도해야될거 아니에요. 이미 다른 업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조금씩 준거에요. 조금씩 나누어준건데 그걸 세명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죠."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시대. 하지만 모성 보호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훨씬 많은 현실입니다. 이곳에서는 출산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데요." <인터뷰> 황현숙 ('평등의 전화' 소장) : "(출산휴가를) 회사에서는 안주겠다 못준다 다른 사람도 준 사람 없다. 계약직같은 경우 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계약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안하겠다 아예 지금 그만둬라..이런 상담을 오늘도 세건을 받았거든요." 출산휴가나 복직문제를 비롯한 모성보호에 관한 상담은 최근 10년간 크게 늘고 있는데요. 출산으로 인해 퇴사 압력을 받고 있는 여성들은 대개 직원수 100명이하 사업장에서 근무하거나 계약직 혹은 파견직 근로자들입니다. <인터뷰> 중소업체 근무 여직원 : "애 낳은 친구들도 있는데 복직 안되는 친구들도 많고. 임신한 언니들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올해 출산율은 1.22명. 전세계 평균인 2.6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인데요. 어떻게든 아이를 낳아 키워보겠다는 여성들에게 혜택은커녕, 압력이 가해지는 현실을 감안해볼때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출산 장려를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시급한데요. 이곳은 올해 3월 개원한 정부청사의 보육시설입니다. 중앙청사에서 일하는 여성공무원이 아이들을 맡기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인데요. 대부분의 민간보육시설에서 기피하는 0세 영아반을 운영하고 있어 여성공무원들에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직장을 다니면서 저희 큰애는 아예 저희랑 같이 못살았으니까요. 할머니한테 전적으로 맡겨 놓고 저희가 주말에만 찾아가서 보고 그랬거든요. 시설이 생기면서 애들을 둘 다 맡기고 걱정없이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교사 1명이 세 명의 영아를 맡고 있는데요. 아이를 이곳에 맡기기 위해 일부러 근처로 이사를 오기도 할정도로 공무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너무 안심되고 좋죠...저렇게 조그만 애를 맡기는게 굉장히 불안했었는데..." 한편 은행권에서는 불임휴직제도를 도입해서 여직원들의 출산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식 (W은행 대외협력본부장) : "저희 은행에서는 총 여섯명의 여직원이 신청을 해서 그 중에서 두명이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모성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모성보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성은 소수에 불과한데요. 법으로 보장된 출산 휴가권리마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관행에 밀려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터뷰> 황현숙 ('평등의 전화' 소장) : "어떤 기업에서는 불임휴가를 주기도 하고 아직 법으로 만들어주지 않은 임신중 정기 검진휴가를 준다든지 이렇게 한 사업장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봐서는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요. 행복한 임신과 출산! 법과 제도로서의 보장만으로는 부족한데요. 모성 보호를 존중하는 기업 내부의 문화가 보다 빨리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여성과 모성을 조금 더 이해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됐음 좋겠습니다. 남성분들도 조금 더 배려해 주시구요.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