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뉴스] 기둥 썩은 놀이터…어린이 숨져

입력 2005.11.04 (08:54) 수정 2005.11.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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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놀이터에서 자녀들이 놀 때마다 과연 저 시설물, 안전할까 하고 걱정하는 부모님들 종종 계시죠? 그런데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부산에서 그네를 타고 놀던 한 초등학생이 무너진 그네에 그만 깔려 숨지는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놀이터에 대해선 2년전부터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죠?

하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박지윤 아나운서 전해주시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페인트 칠로 가면을 쓴 듯 했던 그네 지지대.하지만 완전히 썩고 부서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지대와 연결돼 있는 구조물 조차 연결 부위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부산시내, 사고가 일어난 놀이터입니다. 아파트 분양과 동시에 7년째, 4미터 높이로 우뚝 서있던 그네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를 덮쳐버린 낡은 그네. 보시다시피 목재로 만들어진 지지대 밑둥은 완전히 썩어 부러져 있습니다. 손 쓸 틈 조차 없이 한 어린이의 생명을 앗아간 이번 사고,이미 예견됐지만 막지 못해 더욱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김무원 (초등학교 4학년):"삑삑 소리 났는데요. 계속 무너질 것 같아서 이제 안탔어요.?"

<인터뷰> 강형우(초등학교 4학년):"앞으로 넘어져서 머리 박아서 죽을거 같은 그런 것처럼 진짜 무서웠어요."

뿐만 아닙니다. 철봉 지지대 밑둥 역시 낡고 썩어 이미 부러진 상태인데요.놀이터에 있는 놀이시설 어느 것 하나, 멀쩡한 것이 없습니다. 언제 또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는 대부분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맡고 있습니다.관리사무소장에게 이처럼 놀이터가 방치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작년에 이제 일단 공사를 시작을 했더랬습니다. 근데 예산타령으로 우리 입주자측에서 보류를 한걸로 전 소장한테 얘기를 들었고."

이미 2년전부터 놀이터의 위험성에 대해 입주자측과 논의가 돼 왔던 상황.하지만 안전점검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그냥 기록 유지에는 안전 점검 이상 무 이렇게 돼있으니까 그냥 그렇게 지나쳤던거죠. 안전기록 이상 무. 이렇게 써있었어요? 네. 양호라고 동그라미 돼있고."

이처럼 낡고 부실한 놀이터 시설이 안전에 이상이 없다...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경고문이라도 설치했어야 할텐데요.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그래 했어야 되는데 저는 이번에 터지고 조사하니까 그렇더라는 얘기를 하더란 얘기죠.그런 경고문 하나 설치하는게 힘든 일인가요? 그러니까 그거를 심각하다는거를 저는 몰랐다는 말씀이죠." "관리가 제대로 안된거네요 한마디로? 그렇죠? 여러 가지로 좀 복합적이죠 뭐."

부산시내 놀이터 안전사고, 지난달 말에도 있었습니다.놀이 시설에 녹슨 채 튀어나온 못에 눈 부위를 찔리는가 하면, 신경까지 손상되는 큰 상처를 입었는데요.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이같은 안전사고가 특정 지역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서울시내 한 아파트 놀이터입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목재로 만든 지지대 밑둥이 낡고 썩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뿐만 아닙니다. 손잡이 역할을 해야 할 난간은 허물어지고, 아이들이 발을 딛는 발판 곳곳이 파손된 것은 예사.

또 연결 고리 하나 제대로 조여져 있지 않아 아이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노혜윤(초등학교 4학년):"이 철봉이요 이 쇠가 흔들리구요 막 빠져요. 그래서 내려가면 떨어져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모님들도 마음 편히 아이들을 놀이터에 보낼 수 없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주민):"솔직히 말해서 안 내보내요. 많이 노후된 곳이 많으니까 그렇게 많이 편치는 않아요. 항상 지켜봐야 되고."

한국 생활안전 연합에서 실시한 아파트 놀이터 안전실태 조사에 따르면,놀이터를 이용한 어린이의 54% 이상이 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 방치할 문제가 아닌데요.

<인터뷰> 윤선화(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아파트 단지는 관리 주체가 불명확하고 보상체계 자체도 미흡합니다. 따라서 이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법적으로 근거조항을 마련해서 아이들이 다치거나 했을 때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가장 안전한 시설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 하지만 도심속 아이들의 쉼터 역할을해야 할 놀이터가, 지금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주민):"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죠 애들한테.?"

<인터뷰> 한지현(초등학교 4학년):"맨날 고쳐준다고 하긴 하는데요. 언제 고쳐줄지는 모르겠어요."

<앵커 멘트>
여성과 모성을 조금 더 이해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됐음 좋겠습니다 남성분들도 조금 더 배려해 주시구요~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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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 뉴스] 기둥 썩은 놀이터…어린이 숨져
    • 입력 2005-11-04 08:34:39
    • 수정2005-11-04 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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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놀이터에서 자녀들이 놀 때마다 과연 저 시설물, 안전할까 하고 걱정하는 부모님들 종종 계시죠? 그런데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부산에서 그네를 타고 놀던 한 초등학생이 무너진 그네에 그만 깔려 숨지는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놀이터에 대해선 2년전부터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죠? 하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박지윤 아나운서 전해주시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페인트 칠로 가면을 쓴 듯 했던 그네 지지대.하지만 완전히 썩고 부서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지대와 연결돼 있는 구조물 조차 연결 부위가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아,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부산시내, 사고가 일어난 놀이터입니다. 아파트 분양과 동시에 7년째, 4미터 높이로 우뚝 서있던 그네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를 덮쳐버린 낡은 그네. 보시다시피 목재로 만들어진 지지대 밑둥은 완전히 썩어 부러져 있습니다. 손 쓸 틈 조차 없이 한 어린이의 생명을 앗아간 이번 사고,이미 예견됐지만 막지 못해 더욱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김무원 (초등학교 4학년):"삑삑 소리 났는데요. 계속 무너질 것 같아서 이제 안탔어요.?" <인터뷰> 강형우(초등학교 4학년):"앞으로 넘어져서 머리 박아서 죽을거 같은 그런 것처럼 진짜 무서웠어요." 뿐만 아닙니다. 철봉 지지대 밑둥 역시 낡고 썩어 이미 부러진 상태인데요.놀이터에 있는 놀이시설 어느 것 하나, 멀쩡한 것이 없습니다. 언제 또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는 대부분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맡고 있습니다.관리사무소장에게 이처럼 놀이터가 방치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작년에 이제 일단 공사를 시작을 했더랬습니다. 근데 예산타령으로 우리 입주자측에서 보류를 한걸로 전 소장한테 얘기를 들었고." 이미 2년전부터 놀이터의 위험성에 대해 입주자측과 논의가 돼 왔던 상황.하지만 안전점검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그냥 기록 유지에는 안전 점검 이상 무 이렇게 돼있으니까 그냥 그렇게 지나쳤던거죠. 안전기록 이상 무. 이렇게 써있었어요? 네. 양호라고 동그라미 돼있고." 이처럼 낡고 부실한 놀이터 시설이 안전에 이상이 없다... 정말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경고문이라도 설치했어야 할텐데요. <인터뷰> ○○ 아파트 관리소장:"그래 했어야 되는데 저는 이번에 터지고 조사하니까 그렇더라는 얘기를 하더란 얘기죠.그런 경고문 하나 설치하는게 힘든 일인가요? 그러니까 그거를 심각하다는거를 저는 몰랐다는 말씀이죠." "관리가 제대로 안된거네요 한마디로? 그렇죠? 여러 가지로 좀 복합적이죠 뭐." 부산시내 놀이터 안전사고, 지난달 말에도 있었습니다.놀이 시설에 녹슨 채 튀어나온 못에 눈 부위를 찔리는가 하면, 신경까지 손상되는 큰 상처를 입었는데요.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이같은 안전사고가 특정 지역에만 해당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서울시내 한 아파트 놀이터입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목재로 만든 지지대 밑둥이 낡고 썩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뿐만 아닙니다. 손잡이 역할을 해야 할 난간은 허물어지고, 아이들이 발을 딛는 발판 곳곳이 파손된 것은 예사. 또 연결 고리 하나 제대로 조여져 있지 않아 아이들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노혜윤(초등학교 4학년):"이 철봉이요 이 쇠가 흔들리구요 막 빠져요. 그래서 내려가면 떨어져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모님들도 마음 편히 아이들을 놀이터에 보낼 수 없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주민):"솔직히 말해서 안 내보내요. 많이 노후된 곳이 많으니까 그렇게 많이 편치는 않아요. 항상 지켜봐야 되고." 한국 생활안전 연합에서 실시한 아파트 놀이터 안전실태 조사에 따르면,놀이터를 이용한 어린이의 54% 이상이 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이상 방치할 문제가 아닌데요. <인터뷰> 윤선화(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아파트 단지는 관리 주체가 불명확하고 보상체계 자체도 미흡합니다. 따라서 이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법적으로 근거조항을 마련해서 아이들이 다치거나 했을 때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가장 안전한 시설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는 아이들. 하지만 도심속 아이들의 쉼터 역할을해야 할 놀이터가, 지금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아파트 주민):"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죠 애들한테.?" <인터뷰> 한지현(초등학교 4학년):"맨날 고쳐준다고 하긴 하는데요. 언제 고쳐줄지는 모르겠어요." <앵커 멘트> 여성과 모성을 조금 더 이해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확산됐음 좋겠습니다 남성분들도 조금 더 배려해 주시구요~ 지금까지 고민정 아나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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