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야생동물 ‘생존 경쟁’

입력 2005.11.04 (22:2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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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 가슴곰 한마리가 또 멧돼지 습격을 막기 위해 농민들이 쳐놓은 올무에 걸려 죽었습니다.

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지리산에 방사된 북한산 수컷 반달가슴곰 '장강 21'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올무에 걸린 채 3~4일을 고통스럽게 돌아다니다 발견된 반달 가슴곰은 극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 숨졌습니다.

<인터뷰> 정동혁(반달가슴곰팀) : "우리가 지금은 봉합을 했는데 가져올 당시에는 (가죽이) 벗겨져 가지고, 구더기가 이미 여기를 덮고 있었거든요."

국립공원 반달가슴곰팀이 방사한 곰 20마리 가운데 지난 8월 주민이 쳐 놓은 올무에 걸려 죽은 '랑림 32'에 이어 두 번째 사곱니다.

올무로 인한 반달가슴곰의 잇따른 폐사는 농민들이 멧돼지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 노력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안팎에서는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헤쳐도 국립 공원법에 묶여 수렵이 금지돼 농민들이 불법으로 올무를 놓는 것입니다.

기본 식량마저 야생동물에 빼앗기고 있는 농민들은 사람 사는 게 우선이지 않느냐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국립공원 안 거주 주민 : "(국립)공원법이 특별법이 돼 가지고 일반 법 위에 (국립)공원법이 있습니다. (유해조수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놓고 있습니까?) 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오늘도 경남 하동에서는 농작물 파헤치는 멧돼지를 올무로 잡은 38살 신 모씨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지리산 국립공원 안팎에서는 주민과 야생동물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식량 확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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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야생동물 ‘생존 경쟁’
    • 입력 2005-11-04 21:24:26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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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 가슴곰 한마리가 또 멧돼지 습격을 막기 위해 농민들이 쳐놓은 올무에 걸려 죽었습니다. 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지리산에 방사된 북한산 수컷 반달가슴곰 '장강 21'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 올무에 걸린 채 3~4일을 고통스럽게 돌아다니다 발견된 반달 가슴곰은 극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오늘 새벽 숨졌습니다. <인터뷰> 정동혁(반달가슴곰팀) : "우리가 지금은 봉합을 했는데 가져올 당시에는 (가죽이) 벗겨져 가지고, 구더기가 이미 여기를 덮고 있었거든요." 국립공원 반달가슴곰팀이 방사한 곰 20마리 가운데 지난 8월 주민이 쳐 놓은 올무에 걸려 죽은 '랑림 32'에 이어 두 번째 사곱니다. 올무로 인한 반달가슴곰의 잇따른 폐사는 농민들이 멧돼지 피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 노력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안팎에서는 멧돼지가 농작물을 파헤쳐도 국립 공원법에 묶여 수렵이 금지돼 농민들이 불법으로 올무를 놓는 것입니다. 기본 식량마저 야생동물에 빼앗기고 있는 농민들은 사람 사는 게 우선이지 않느냐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국립공원 안 거주 주민 : "(국립)공원법이 특별법이 돼 가지고 일반 법 위에 (국립)공원법이 있습니다. (유해조수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놓고 있습니까?) 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오늘도 경남 하동에서는 농작물 파헤치는 멧돼지를 올무로 잡은 38살 신 모씨가 경찰에 붙잡히는 등 지리산 국립공원 안팎에서는 주민과 야생동물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식량 확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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