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담] 오월 영령 위로하는 1인극 ‘환생굿’

입력 2024.04.24 (19:57) 수정 2024.04.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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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사는 수많은 헌신과 희생 속에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이름조차 남기지 못합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이름을 남길 수 없었던 여성들을 조명한 연극이 있습니다.

이 극을 직접 쓰고 출연한 성우이자 배우 지정남 선생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 KBS에서는 굉장히 친근하게 자주 뵙습니다.

또 남도지오그래피를 통해서 항상 너무 친숙한 목소리예요.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뉴스 7, 저는 개인적으로 '뉴스칠' 이라고 읽는데요.

항상 애청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출연하게 돼서 너무 떨립니다.

[앵커]

최근에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계시고 또 실제로 하고 계셔서 그래서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내용을 직접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답변]

이것은 환생굿이라는 작품인데요.

원래 환생굿이라는 장르는 없어요.

창작 굿입니다.

그래서 3명의 여성이 나오는데 초짜 무당이 5.18 당시에 만났던 두 여성, 이름 없이 사라진 두 여성이 굿을 의뢰하고 또 망자가 됐는데 환생을 거부한다는 이야기예요.

[앵커]

벌써 매진된 회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광주에서 26, 27일 민들레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는데요.

감사하게도 다 매진입니다.

[앵커]

지금 특별히 1인극을 차용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우리가 80년 5.18 하면 역사적으로 굉장히 큰 이야기이고 다 아시긴 합니다마는 이게 개인적인 피부로 와닿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특히 시민군들 뒤에서 물떠다 나르고 김밥하고 시약 나르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조명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역사 안에 개인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이야기구나 할 것 같아서 개인의 서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굿을 소재로 한 연극 공연 그다음에 영화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80년 5월 망자들을 상대로 하는 굿이잖아요.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답변]

너무 국가폭력으로 인해서 진짜 말도 안 되게 돌아가셨는데 많은 굿은, 원래 굿은 이렇게 극락왕생을 바라는데요.

이번 환생굿에서는 극락왕생하시는 분들이 다시 우리 현 세계로 와서 함께 촛불을 들고 함께 외침을 하는 것이 환생 아니냐라는 생각에서 그 굿을 선택을 했습니다.

환생굿.

[앵커]

이번 환생굿을 위해서 특별하게 배우신 굿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화순 능주 씻김굿인데요.

씻김굿 하면 진도만 아실 거예요.

근데 전라도는 각 지역에 씻김굿이 있습니다.

가깝기도 하고 잘 모르는 분들도 계셔서 능주 씻김굿을 일년 정도 배웠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대목 중에 혹시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평상시에 제 호가 엿장수 목구멍(엿장시 목구녕)입니다.

소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많은 양해 부탁드리면서.

첫 소절이에요.

"사람이 돼야 오실라믄 성인군자가 돼야 오고 인간이 돼야 오실라믄 나라 충신이 돼야 오소사제 그제천나무아미타불"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이걸 마당극으로도 풀어내셨잖아요.

이 마당극의 장점은 이게 관객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답변]

예, 이번 작품에도 관객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다 함께 만들어 가는 거거든요.

관객이 쉴 틈이 없어요.

이렇게 보시는 걸로 되는 게 아니고, 뭣도 꽃도 만들어야 되고 같이 들어야 되고 그리고 여러 여성 혼백들이 환생하시는 데 함께 하셔야 돼요.

그래서 아마 계속 왔다 갔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셔야 되는 그런 공연입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보면 1인극이지만 어쩔 때는 20인극이 될 수도 있고,

[답변]

100인극이 될 수도 있고.

[앵커]

마당극의 장점이 그런 게 있네요.

[답변]

원래 마당극이 마당에서 하는 거잖아요.

무대가 없기 때문에 손잡고 바로 나가면 되는 형식이라서 제가 사랑하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앵커]

기대가 됩니다.

알겠습니다.

지정남 선생님께서는 사실 놀이패 '신명'을 비롯해서 30년 넘게 지금 배우로 활동을 해오고 계시죠.

그러면서도 사실 저희로서는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에서도 활동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5.18이 44주년을 앞둔 지금 배우 지정남에게 또 시민활동가, 시민운동가 지정남 씨께 세월호와 5.18을 기억하는 방식은 어떤 것이 궁금합니다.

[답변]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이고 하는데 그냥 한 발 떨어져 버리면 이게 계속 가슴 아픈 역사로만 남는데, 가까이 또 살아남은 생존자나 유가족분들과 가까이 어깨를 가까이 하다 보면 내 이야기가 되고 또 환생하신 분들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마는 환생하신 분들이랑 같이 걷다 걷는다 하면 훨씬 더 든든하지 않을까 '연대'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계속 기억해야 되는 투쟁을 환생으로 상정을 한 거고요.

그래서 함께 손잡고 갈 때 기억하는 방식은 더 또렷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 기억하고 연대를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 이 사회가 이 아픔들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십니까?

[답변]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을 봤을 때 동떨어진, 지금 혼자 너무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먼저 손내밀고 다 같이 사는 방법이거든요.

결국에는 손을 잡아야 됩니다.

연대가 가장 큰 기억의 방식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환생은 그야말로 생을 다시 사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억하고 연대해서 함께 살아가는 생이라는 그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꼭 다음 기회에 공연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환생굿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시간 마련해 주셨습니다.

지정남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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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대담] 오월 영령 위로하는 1인극 ‘환생굿’
    • 입력 2024-04-24 19:57:19
    • 수정2024-04-24 20:48:31
    뉴스7(광주)
[앵커]

역사는 수많은 헌신과 희생 속에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이름조차 남기지 못합니다.

80년 5월 광주에서 이름을 남길 수 없었던 여성들을 조명한 연극이 있습니다.

이 극을 직접 쓰고 출연한 성우이자 배우 지정남 선생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 KBS에서는 굉장히 친근하게 자주 뵙습니다.

또 남도지오그래피를 통해서 항상 너무 친숙한 목소리예요.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뉴스 7, 저는 개인적으로 '뉴스칠' 이라고 읽는데요.

항상 애청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출연하게 돼서 너무 떨립니다.

[앵커]

최근에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계시고 또 실제로 하고 계셔서 그래서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내용을 직접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답변]

이것은 환생굿이라는 작품인데요.

원래 환생굿이라는 장르는 없어요.

창작 굿입니다.

그래서 3명의 여성이 나오는데 초짜 무당이 5.18 당시에 만났던 두 여성, 이름 없이 사라진 두 여성이 굿을 의뢰하고 또 망자가 됐는데 환생을 거부한다는 이야기예요.

[앵커]

벌써 매진된 회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광주에서 26, 27일 민들레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는데요.

감사하게도 다 매진입니다.

[앵커]

지금 특별히 1인극을 차용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우리가 80년 5.18 하면 역사적으로 굉장히 큰 이야기이고 다 아시긴 합니다마는 이게 개인적인 피부로 와닿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특히 시민군들 뒤에서 물떠다 나르고 김밥하고 시약 나르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조명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역사 안에 개인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이야기구나 할 것 같아서 개인의 서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 굿을 소재로 한 연극 공연 그다음에 영화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80년 5월 망자들을 상대로 하는 굿이잖아요.

이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답변]

너무 국가폭력으로 인해서 진짜 말도 안 되게 돌아가셨는데 많은 굿은, 원래 굿은 이렇게 극락왕생을 바라는데요.

이번 환생굿에서는 극락왕생하시는 분들이 다시 우리 현 세계로 와서 함께 촛불을 들고 함께 외침을 하는 것이 환생 아니냐라는 생각에서 그 굿을 선택을 했습니다.

환생굿.

[앵커]

이번 환생굿을 위해서 특별하게 배우신 굿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화순 능주 씻김굿인데요.

씻김굿 하면 진도만 아실 거예요.

근데 전라도는 각 지역에 씻김굿이 있습니다.

가깝기도 하고 잘 모르는 분들도 계셔서 능주 씻김굿을 일년 정도 배웠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대목 중에 혹시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평상시에 제 호가 엿장수 목구멍(엿장시 목구녕)입니다.

소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많은 양해 부탁드리면서.

첫 소절이에요.

"사람이 돼야 오실라믄 성인군자가 돼야 오고 인간이 돼야 오실라믄 나라 충신이 돼야 오소사제 그제천나무아미타불"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이걸 마당극으로도 풀어내셨잖아요.

이 마당극의 장점은 이게 관객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답변]

예, 이번 작품에도 관객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다 함께 만들어 가는 거거든요.

관객이 쉴 틈이 없어요.

이렇게 보시는 걸로 되는 게 아니고, 뭣도 꽃도 만들어야 되고 같이 들어야 되고 그리고 여러 여성 혼백들이 환생하시는 데 함께 하셔야 돼요.

그래서 아마 계속 왔다 갔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셔야 되는 그런 공연입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보면 1인극이지만 어쩔 때는 20인극이 될 수도 있고,

[답변]

100인극이 될 수도 있고.

[앵커]

마당극의 장점이 그런 게 있네요.

[답변]

원래 마당극이 마당에서 하는 거잖아요.

무대가 없기 때문에 손잡고 바로 나가면 되는 형식이라서 제가 사랑하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앵커]

기대가 됩니다.

알겠습니다.

지정남 선생님께서는 사실 놀이패 '신명'을 비롯해서 30년 넘게 지금 배우로 활동을 해오고 계시죠.

그러면서도 사실 저희로서는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에서도 활동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5.18이 44주년을 앞둔 지금 배우 지정남에게 또 시민활동가, 시민운동가 지정남 씨께 세월호와 5.18을 기억하는 방식은 어떤 것이 궁금합니다.

[답변]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이고 하는데 그냥 한 발 떨어져 버리면 이게 계속 가슴 아픈 역사로만 남는데, 가까이 또 살아남은 생존자나 유가족분들과 가까이 어깨를 가까이 하다 보면 내 이야기가 되고 또 환생하신 분들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마는 환생하신 분들이랑 같이 걷다 걷는다 하면 훨씬 더 든든하지 않을까 '연대'를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계속 기억해야 되는 투쟁을 환생으로 상정을 한 거고요.

그래서 함께 손잡고 갈 때 기억하는 방식은 더 또렷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 기억하고 연대를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 이 사회가 이 아픔들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십니까?

[답변]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을 봤을 때 동떨어진, 지금 혼자 너무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먼저 손내밀고 다 같이 사는 방법이거든요.

결국에는 손을 잡아야 됩니다.

연대가 가장 큰 기억의 방식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환생은 그야말로 생을 다시 사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억하고 연대해서 함께 살아가는 생이라는 그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꼭 다음 기회에 공연 직접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환생굿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시간 마련해 주셨습니다.

지정남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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