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기록적 엔저…‘잃어버린 30년’ 벗어나나?
입력 2024.05.20 (20:42)
수정 2024.05.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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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 속에서 일본 증시도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엔화가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50엔대에서 횡보를 하는 모습인데요.
엔저 현상이 이렇게 계속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엔저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미국 달러와 엔의 금리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 금리가 0% 수준인데 달러 금리는 5.5%로 지속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엔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둘째, 경상 수지라는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적자가 엔저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10년 가까운 무역 적자행진 외에도 디지털 부문의 적자, 즉 넷플릭스 등의 사용료, 디지털 기술 자문료 지급 등으로 달러 유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서 얻은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재투자나 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게 약 35조엔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투자가 늘고 또 미국에 60퍼센트 이상 집중되면서 달러의 방출이 엔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셋째, 엔화가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습니다.
엔화가 최근 30년간 GDP의 15배가량 팽창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달러는 2.5배가량 팽창했습니다.
이 같은 화폐량의 극적인 차이가 더 치명적인 엔저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엔저와 함께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주가 상승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엔저로 인해 주가가 싸졌다는 것과 조만간 엔고로 회귀하면 환율 차익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는 외국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엔저로 인해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이익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주식이 급등했습니다.
셋째,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이라고 하죠, 주가 대비 자산비율을 의미하는데, 해외투자자들에게 PBR 1 이하인 일본 기업 주식매입을 유도한 부분이 있습니다.
넷째, 중국의 주식시장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자 중국 주식에 투자했던 자본 중 많은 부분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온 것도 한 이유입니다.
다만 최근의 일본 주식시장이 뜨거워졌다고는 하지만, 이상의 이유를 살펴보면 주식 투자금액의 60% 이상이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 비중이 작아서 일본의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의 열매가 돌아가는 구조는 아직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엔저로 수출은 호황이겠지만 수입업체들은 힘들 수 있을 텐데요.
엔저가 일본 경제에 의미 있는 청신호가 아니라면,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엔저로 인한 수입 원자재의 폭등으로 중소기업의 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물가는 2~3%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률로 사실상 마이어스 임금이 2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내수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편입니다.
또한, 엔저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여행객들은 일본 전역에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나가기 힘든 상황이라, 일반 서민들의 불만은 상당히 쌓여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되는 엔저 불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꿈꾸며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면서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을 일본 국내로 유치하면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미국의 '오픈 AI'가 아시아 거점으로 도쿄를 선택했단 보도도 있었는데요.
AI의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필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일본이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일본 정부는 디지털 지체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침체하였던 일본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AI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오래전부터 AI에 투자를 확대해 오면서 꼭 필요했던 것이 데이터였을 테고, 일본에는 광범위한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플랫폼이 없어서 AI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으니 네이버 라인의 데이터가 너무나 간절했을 겁니다.
라인과 합작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봅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앞서 보신대로,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 속에서 일본 증시도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엔화가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50엔대에서 횡보를 하는 모습인데요.
엔저 현상이 이렇게 계속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엔저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미국 달러와 엔의 금리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 금리가 0% 수준인데 달러 금리는 5.5%로 지속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엔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둘째, 경상 수지라는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적자가 엔저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10년 가까운 무역 적자행진 외에도 디지털 부문의 적자, 즉 넷플릭스 등의 사용료, 디지털 기술 자문료 지급 등으로 달러 유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서 얻은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재투자나 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게 약 35조엔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투자가 늘고 또 미국에 60퍼센트 이상 집중되면서 달러의 방출이 엔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셋째, 엔화가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습니다.
엔화가 최근 30년간 GDP의 15배가량 팽창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달러는 2.5배가량 팽창했습니다.
이 같은 화폐량의 극적인 차이가 더 치명적인 엔저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엔저와 함께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주가 상승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엔저로 인해 주가가 싸졌다는 것과 조만간 엔고로 회귀하면 환율 차익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는 외국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엔저로 인해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이익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주식이 급등했습니다.
셋째,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이라고 하죠, 주가 대비 자산비율을 의미하는데, 해외투자자들에게 PBR 1 이하인 일본 기업 주식매입을 유도한 부분이 있습니다.
넷째, 중국의 주식시장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자 중국 주식에 투자했던 자본 중 많은 부분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온 것도 한 이유입니다.
다만 최근의 일본 주식시장이 뜨거워졌다고는 하지만, 이상의 이유를 살펴보면 주식 투자금액의 60% 이상이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 비중이 작아서 일본의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의 열매가 돌아가는 구조는 아직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엔저로 수출은 호황이겠지만 수입업체들은 힘들 수 있을 텐데요.
엔저가 일본 경제에 의미 있는 청신호가 아니라면,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엔저로 인한 수입 원자재의 폭등으로 중소기업의 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물가는 2~3%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률로 사실상 마이어스 임금이 2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내수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편입니다.
또한, 엔저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여행객들은 일본 전역에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나가기 힘든 상황이라, 일반 서민들의 불만은 상당히 쌓여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되는 엔저 불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꿈꾸며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면서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을 일본 국내로 유치하면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미국의 '오픈 AI'가 아시아 거점으로 도쿄를 선택했단 보도도 있었는데요.
AI의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필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일본이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일본 정부는 디지털 지체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침체하였던 일본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AI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오래전부터 AI에 투자를 확대해 오면서 꼭 필요했던 것이 데이터였을 테고, 일본에는 광범위한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플랫폼이 없어서 AI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으니 네이버 라인의 데이터가 너무나 간절했을 겁니다.
라인과 합작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봅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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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5-20 20:42:31
- 수정2024-05-20 20:53:15
[앵커]
앞서 보신대로,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 속에서 일본 증시도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엔화가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50엔대에서 횡보를 하는 모습인데요.
엔저 현상이 이렇게 계속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엔저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미국 달러와 엔의 금리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 금리가 0% 수준인데 달러 금리는 5.5%로 지속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엔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둘째, 경상 수지라는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적자가 엔저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10년 가까운 무역 적자행진 외에도 디지털 부문의 적자, 즉 넷플릭스 등의 사용료, 디지털 기술 자문료 지급 등으로 달러 유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서 얻은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재투자나 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게 약 35조엔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투자가 늘고 또 미국에 60퍼센트 이상 집중되면서 달러의 방출이 엔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셋째, 엔화가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습니다.
엔화가 최근 30년간 GDP의 15배가량 팽창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달러는 2.5배가량 팽창했습니다.
이 같은 화폐량의 극적인 차이가 더 치명적인 엔저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엔저와 함께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주가 상승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엔저로 인해 주가가 싸졌다는 것과 조만간 엔고로 회귀하면 환율 차익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는 외국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엔저로 인해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이익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주식이 급등했습니다.
셋째,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이라고 하죠, 주가 대비 자산비율을 의미하는데, 해외투자자들에게 PBR 1 이하인 일본 기업 주식매입을 유도한 부분이 있습니다.
넷째, 중국의 주식시장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자 중국 주식에 투자했던 자본 중 많은 부분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온 것도 한 이유입니다.
다만 최근의 일본 주식시장이 뜨거워졌다고는 하지만, 이상의 이유를 살펴보면 주식 투자금액의 60% 이상이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 비중이 작아서 일본의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의 열매가 돌아가는 구조는 아직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엔저로 수출은 호황이겠지만 수입업체들은 힘들 수 있을 텐데요.
엔저가 일본 경제에 의미 있는 청신호가 아니라면,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답변]
엔저로 인한 수입 원자재의 폭등으로 중소기업의 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물가는 2~3%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률로 사실상 마이어스 임금이 2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내수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편입니다.
또한, 엔저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여행객들은 일본 전역에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나가기 힘든 상황이라, 일반 서민들의 불만은 상당히 쌓여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되는 엔저 불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꿈꾸며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면서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을 일본 국내로 유치하면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미국의 '오픈 AI'가 아시아 거점으로 도쿄를 선택했단 보도도 있었는데요.
AI의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필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일본이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일본 정부는 디지털 지체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침체하였던 일본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AI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오래전부터 AI에 투자를 확대해 오면서 꼭 필요했던 것이 데이터였을 테고, 일본에는 광범위한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플랫폼이 없어서 AI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으니 네이버 라인의 데이터가 너무나 간절했을 겁니다.
라인과 합작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봅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앞서 보신대로,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 속에서 일본 증시도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선 '잃어버린 30년'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엔저 현상의 장기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엔화가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50엔대에서 횡보를 하는 모습인데요.
엔저 현상이 이렇게 계속되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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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미국 달러와 엔의 금리 차이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엔 금리가 0% 수준인데 달러 금리는 5.5%로 지속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엔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둘째, 경상 수지라는 수출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적자가 엔저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최근 10년 가까운 무역 적자행진 외에도 디지털 부문의 적자, 즉 넷플릭스 등의 사용료, 디지털 기술 자문료 지급 등으로 달러 유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서 얻은 이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재투자나 유보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이게 약 35조엔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투자가 늘고 또 미국에 60퍼센트 이상 집중되면서 달러의 방출이 엔저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셋째, 엔화가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습니다.
엔화가 최근 30년간 GDP의 15배가량 팽창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달러는 2.5배가량 팽창했습니다.
이 같은 화폐량의 극적인 차이가 더 치명적인 엔저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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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와 함께 일본 주식시장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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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엔저로 인해 주가가 싸졌다는 것과 조만간 엔고로 회귀하면 환율 차익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는 외국 투자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엔저로 인해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이익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련 주식이 급등했습니다.
셋째,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이라고 하죠, 주가 대비 자산비율을 의미하는데, 해외투자자들에게 PBR 1 이하인 일본 기업 주식매입을 유도한 부분이 있습니다.
넷째, 중국의 주식시장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연일 하락을 면치 못하자 중국 주식에 투자했던 자본 중 많은 부분이 일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온 것도 한 이유입니다.
다만 최근의 일본 주식시장이 뜨거워졌다고는 하지만, 이상의 이유를 살펴보면 주식 투자금액의 60% 이상이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 비중이 작아서 일본의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의 열매가 돌아가는 구조는 아직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엔저로 수출은 호황이겠지만 수입업체들은 힘들 수 있을 텐데요.
엔저가 일본 경제에 의미 있는 청신호가 아니라면,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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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인한 수입 원자재의 폭등으로 중소기업의 제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물가는 2~3%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률로 사실상 마이어스 임금이 2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내수시장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편입니다.
또한, 엔저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여행객들은 일본 전역에 넘쳐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을 나가기 힘든 상황이라, 일반 서민들의 불만은 상당히 쌓여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되는 엔저 불안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본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꿈꾸며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면서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을 일본 국내로 유치하면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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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픈 AI'가 아시아 거점으로 도쿄를 선택했단 보도도 있었는데요.
AI의 발전을 위해선 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필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일본이 네이버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변]
일본 정부는 디지털 지체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침체하였던 일본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AI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오래전부터 AI에 투자를 확대해 오면서 꼭 필요했던 것이 데이터였을 테고, 일본에는 광범위한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플랫폼이 없어서 AI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으니 네이버 라인의 데이터가 너무나 간절했을 겁니다.
라인과 합작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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