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울산탈출’-청년을 잃어버린 도시

입력 2024.05.31 (16:42) 수정 2024.05.3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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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05월 31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서영민 / KBS 기자


https://www.youtube.com/live/stb0SLTXXmI

◎송영석: 지금 들으시는 노래는 울산큰애기라는 곡인데요. 울산 여성인 울산큰애기가 서울에 간 남자친구 삼돌이를 생각하면서 부른 노래입니다. 이촌향도 시절의 풍경을 담았는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풍부한 일자리를 자랑해온 울산마저도 이제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가 돼버렸습니다. 이 문제 심층 취재한 KBS 서영민 기자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 기자 노래가 흥겹네요. 울산큰애기

▼서영민: 사실 노래 내용을 가사 말을 들어보면 울산에 남은 여자친구 이름이 울산큰애기고요. 남자친구는 삼돌이인데 서울에 갔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발표된 해가 69년 이촌향도 시절이고 울산이 아직 공업도시가 되기 전인데 그러니까 일을 하러 간 남자친구를 울산에서 기다리는 여성 이촌향도 시절의 한 풍경이죠.

◎송영석: 어차피 서울에 갔어도 돌아온다는 게 확실한...

▼서영민: 돌아올 거로 믿는다. 서울의 여자친구들이 예쁜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나를 기억할 걸로 믿는다. 이런 가사인데 그런데 사실 지금 현실은 완전히 반대가 됐다. 이런 상황을 표현하려고 저는 다큐멘터리에서 사용했는데 뭐냐하면 지금 울산에는 여성이 없습니다. 여성의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일을 하려고 하는 여성은 울산 밖으로 떠나야 하고 특히 서울 수도권으로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울산큰애기가 서울로 갔다는 얘기죠. 삼돌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울산에 있다면 아마도
떠난 큰 애기가 돌아오길 바라겠죠. 그러나 돌아오지 않을 거다라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울산에는 여성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울산의 현실을 보여줄 수 있다 역으로 그래서 이 노래를 좀 사용했었습니다.

▼서영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거죠. 과거하고는 그렇다면 울산큰애기. 큰 애기 일자리도 없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남자 젊은 남성들 일자리도 많이 빠져나간 건가요? 그러면

▼서영민: 맞습니다. 지금 울산 저는 울산 탈출이라는 표현을 쓰고 청년을 잃어버린 도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하는데...

◎송영석: 재무만 보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

▼서영민: 한 세 가지 측면에서 왜 청년이 울산을 떠나느냐 설명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생산직 일자리 문제입니다. 생산직 일자리에서 정규직이 굉장히 많이 줄고 있고 그래서 이 생산직이 비정규화되면서 이쪽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면 울산의 현대중공업 10년 전에 한 1만 7천 명 정도의 정규직 조합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7,500명 1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줄어도 공장은 돌아가는 겁니다. 비정규직 혹은 이주 노동자들을 사용해서 현대차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최근 5년 동안 퇴직자가 한 8,500명, 8,500명 정도의 퇴직자가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신규 채용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 지난해 현대차가 생산직을 신규 채용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 그때 300명 400명 올해까지 다 포함한다고 해도 한 800명 정도 수준인데 지금 최근 5년 동안 8,500명이 떠났는데 한 7~800명 고용했다. 그러면 극히 적게 고용을 하는 거죠. 앞으로도 이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생산직 정규직 일자리가 없는 이게 첫 번째 문제인데 좋은 일자리일수록 먼저 사라지고 있는 겁니까? 그러면 그렇습니다. 좋은 일자리 R&D 현대차 같은 경우는 R&D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고 중공업도 마찬가지인데 이 일자리들이 다 수도권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금 가장 핵심적인 R&D 센터라고 하면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소가 한 100만 평 정도 되는 굉장히 넓은 부지라고 하는데 여기서 설계부터 시험 생산 그리고 문제 해결 그리고 최종 양산 전에 점검까지 다 여기서 다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울산은 생산기지화되는 거죠. R&D는 수도권에서 하고 현대중공업도 현대중공업은 사실
배를 만드는 공장이고 이런 공장들은 배를 만드는 곳을 벗어나서 R&D를 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과거에는 지금은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중공업도 역시 중간 지주사를 수도권으로 옮겨오고

◎송영석: 집약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서영민: 맞습니다. 그래서 R&D 센터가 수도권으로 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떤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냐하면 수도권에 있는 좋은 일자리에 취직하고자 하는 인력들이 울산으로 내려가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좋은 일자리들이 다 수도권에 모여서 그런 걸 수도 있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긴 하지만 분명한 건 좋은 일자리가 울산을 떠나고 있다. 이건 분명하다는 겁니다.

◎송영석: 두 가지 다 울산에는 안 좋은 거네요.

▼서영민: 그렇죠. 마지막 세 번째가 여성입니다. 여성 문제는 좀 전에도 얘기했고 앞으로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송영석: 이렇게 일자리가 줄고 사라지고 그러면 결국은 인구가 감소하는 것인데 그렇죠. 떠나니까 젊은 사람들이 그러면 광역시 타이틀에는 문제는 없는 겁니까?

▼서영민: 지금 110만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근데 제일 많을 때가 2015년 117만이었습니다. 7만이 준 겁니다. 그런데 2015년이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굉장히 중요한 해인데 인구적으로 아니면 지방에 있어서도 왜냐하면 이때부터 울산 인구가 줄었고요.
사실 이때 울산의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맞으면서 그때부터 울산 경기가 좀 안 좋아지기도 했고 출생률도 이때부터 급격히 떨어집니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그러니까 2015년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나라는 굉장히 어떤 출생률 측면에서도 인구학적인 측면에서도 안 좋은데 결국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울산에서는 여성들이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전반적으로 울산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한 7만 명 정도가 줄었는데 한 70% 4만 7천 명 8천 명 정도가 떠난 청년의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청년 떠나서 준 게 70%라는 거예요. 울산에. 그런데 이게 거의 대부분의 지역 도시들의 현실이긴 한데 이렇게 되면 청년이 떠나기 때문에 여성이 떠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니 출생률도 떨어지고 출생률도 떨어지고 그리고 이게 울산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이 떠난 분들이 대부분 대도시 특히 수도권 서울 지역에 많이 가거든요. 그렇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경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좀 더 높은 청년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경쟁하다 보면 결혼이나 아니면 출산 같은 행사를 아니면 해야 할 일들을 미루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출생률은 더 떨어지는 거고요. 실제로...

◎송영석 :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군요.

▼서영민 : 네. 서울은 한 0.5 정도 되는 합계 출산율인데 점점 더 청년이 지방을 떠나서 수도권으로 가면 갈수록 출생률은 더 떨어지고 우리나라는 재생산이 어려운 나라가 되는거죠.

◎송영석 : 심각하군요. 그런데 이제 울산큰애기 아까 앞서 얘기할 때 젊은 층이 다 수도권으로 많이 가고 있는데 여성들 얘기를 먼저 하셨어요. 여성들 일자리도 많이 좀 더 사라지고 있나요?

▼서영민 : 이게 울산 고용의 성격이 원래 그렇긴 했습니다만, 이 부분을 한번 점검을 해봐야 됩니다. 그런데 고용률이라는 수치를 보면 인구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울산의 경우에는 남성의 경우에는 한 10년 전에는 압도적인 1등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정도 지나가면서 17개 자치단체 가운데 지금 지난해 10위 중하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니까 남성의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군요. 그런데 여성은요 변치 않습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심지어 23년 전에도 여성의 고용률은 울산은 17개 자치단체 가운데 꼴등입니다.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별로 없는데 이거 대기업들의 고용하고 있는 성비를 한번 살펴보시면 아, 이게 왜 그런지 쉽게 납득 하실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97대 3, 현대차 94대 6, 롯데케미칼 85대 15, SK 93 대 7.

◎송영석 : 저 정도로 심한가요?

▼서영민 : 생산직이 많은 도시다 보니 남성을 좀 많이 고용을 했고 사실은 요즘은 조금은 여성을 고용할 수도 있는 생산의 노동의 강도가 그렇게 강해지지 않아서 여성을 고용할 수도 있는 직종도 많다고는 하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남성들을 많이 고용해 오다 보니까 그리고 여성들이 아무래도 생산직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구가 좀 적은 측면도 있으니까 결국 저런 상황이 고착화돼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 혹은 일자리가 없는데 좀 더 늘리려는 노력을 했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부족했고 그리고 효과가 많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은 지금 상황에 여성이 울산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건데 과거 같으면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그 남자가 정규직인 사람이 잘 벌어온다면 여성이 집에서 살림을 하는 그런 식의 분업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더 이상 우리 사회가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여성들도 대학을 나오고 교육을 많이 받고 오히려 남성보다 교육을 많이 받기 때문에 좀 더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데,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여성일수록 울산에서 살기는 너무 어려운 겁니다.

◎송영석 : 그러니까 울산큰애기로 불렸던 울산의 젊은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는 애초부터 부족했다 그런 말씀이신데.

▼서영민 : 맞습니다.

◎송영석 : 자, 그런 상황에서 이제 20대 남성이 아직도 더 많은 건가요? 성비가 불균형이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서영민 : 성비 그래프를 한번 보시면 20대 남자와 여자의 성비를 보시면 이 변화하는 추이를 보면 아, 이게 상황이 보통 상황이 아니구나 느끼실 겁니다. 처음에 사실 광역시가 되던 해가 1997년입니다. 울산이요. 이때는 남녀 성비가 거의 1 대 1입니다. 50대 50 정도 되는데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래프 한번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광역시 승격 직후에는 50.9%였는데 이게 지난해 43.3%까지 떨어집니다. 무슨 말이냐면 여자 4명에 남자 5명인 도시라는 뜻입니다.

◎송영석 : 아니 아까 이제 서 기자가 이제 인구가 줄고 하면 일자리가 줄고 하면 출생률도 낮아지고 한다 그런 문제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렇게 되면 남자들은 있는데 여성이 없으니까 결혼할 짝이 없는 거잖아요.

▼서영민 : 서울대 조영태 교수 말을 들어보면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인데 여성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는 겁니다. 일단 남성도 같이 떠난다는 측면에서 그래서 청년 인구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그렇고 그리고 여성이 떠나기 때문에 미래 세대가 더 적어집니다. 출생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깐요. 이런 경우에 이 도시의 미래는 굉장히 어두워진다라고들 얘기들을 합니다. 뭐 그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울산만의 문제인가.

◎송영석 :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고 울산마저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심각하게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서영민 : 우리 나라 GRDP 지역 총생산이 1인당으로 따졌을 때 압도적인 1위, 지금도 1위인 게 울산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도 1위이냐 소득이 왜 높으냐. 아버지 세대는 여전히 정규직이고 아버지 세대는 여전히 고연봉을 받는데, 아들 세대, 딸 세대의 경우에는 그런 직장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래가 어둡다는 것이고 이런 경우 청년들이 다 수도권으로 몰려가는데 이 상황을 설명 아까 설명해 드렸듯 출생률이 줄고 출생률이 준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적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겁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연구한 걸 보면 인구가 1% 줄어들면 GDP가 0.59% 준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한 2050년에 생산가능 인구가 35% 주는데 이때 저출생 고령화 효과를 고려하면 GDP는 30%가 준다는 겁니다. 성장이 아니고 GDP가 3분의 1 가까이가 사라진다는 겁니다. 결국, 울산이 아니면 지역의 산업도시가 움츠러든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점점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 속도가, 가속도가 붙는다는 얘기고 그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속도가 붙는다면 대한민국 전체 경제의 미래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결코, 울산만의 문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이거를 강조해야 된다.

◎송영석:그렇기 때문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의 위기가 온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군요.

▼서영민: 예. 맞습니다. 마강래 교수께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면 좋겠는데요. 들어보죠.

마강래: 왜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가 지역에서 사라지고 있는가 이건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자체에 너무나 많은 투자를 통해서 수도권에 페이버를 줬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청년 인구가 방법이 없는 거죠.

▼서영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얘기고요.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역에 좀 더 집중적인 투자를 하자는 것이 마 교수 주장인데 메가시티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지역에 투자를 하자는 얘기가 늘 반대에 부딪히는 바로 그 지점은 그렇게 해서 투자 효과가 나겠느냐.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것들도 있고 교통망을 필요 하느냐라는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고 특히 R&D가 지역에서 계속해서 산업도시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R&D에서도 우리가 좀 더 지역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줄 필요가 있고 그리고 지역에서 더 일할 수 있게 젊은이들이 내려갈 수 있게 하는 어떤 제도적인 장치 마련도 필요할 텐데 또 다른 한편에서 취재 과정에서 들어보면 금융지원이 스타트업을 하려는 젊은이가 봤을 때는 서울에는 자금이 많고 조금만 있어도 투자자금을 모집하기가 쉬운데 지역은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도 정부가 돌아볼 측면이 있는데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까부터 계속 말씀드렸지만, 결코 이게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고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게 청년의 울산 탈출 혹은 지역 탈출이거든요. 이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바라보는 게 가장 지혜로운 해법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영석: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 아주 중요한 말씀해 주셨습니다. 청년을 잃어버린 도시라는 제목에서도 제가 심각성을 느꼈습니다만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를 잃어버린 도시까지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참 걱정이네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오늘 사사건건이 준비한 소식 모두 전해드렸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월요일 오후 4시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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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울산탈출’-청년을 잃어버린 도시
    • 입력 2024-05-31 16:42:55
    • 수정2024-05-31 17:58:54
    사사건건
■ 방송시간 : 05월 31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서영민 / KBS 기자


https://www.youtube.com/live/stb0SLTXXmI

◎송영석: 지금 들으시는 노래는 울산큰애기라는 곡인데요. 울산 여성인 울산큰애기가 서울에 간 남자친구 삼돌이를 생각하면서 부른 노래입니다. 이촌향도 시절의 풍경을 담았는데요. 이렇게 오랫동안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풍부한 일자리를 자랑해온 울산마저도 이제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가 돼버렸습니다. 이 문제 심층 취재한 KBS 서영민 기자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 기자 노래가 흥겹네요. 울산큰애기

▼서영민: 사실 노래 내용을 가사 말을 들어보면 울산에 남은 여자친구 이름이 울산큰애기고요. 남자친구는 삼돌이인데 서울에 갔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발표된 해가 69년 이촌향도 시절이고 울산이 아직 공업도시가 되기 전인데 그러니까 일을 하러 간 남자친구를 울산에서 기다리는 여성 이촌향도 시절의 한 풍경이죠.

◎송영석: 어차피 서울에 갔어도 돌아온다는 게 확실한...

▼서영민: 돌아올 거로 믿는다. 서울의 여자친구들이 예쁜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나를 기억할 걸로 믿는다. 이런 가사인데 그런데 사실 지금 현실은 완전히 반대가 됐다. 이런 상황을 표현하려고 저는 다큐멘터리에서 사용했는데 뭐냐하면 지금 울산에는 여성이 없습니다. 여성의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일을 하려고 하는 여성은 울산 밖으로 떠나야 하고 특히 서울 수도권으로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울산큰애기가 서울로 갔다는 얘기죠. 삼돌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울산에 있다면 아마도
떠난 큰 애기가 돌아오길 바라겠죠. 그러나 돌아오지 않을 거다라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울산에는 여성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울산의 현실을 보여줄 수 있다 역으로 그래서 이 노래를 좀 사용했었습니다.

▼서영민: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거죠. 과거하고는 그렇다면 울산큰애기. 큰 애기 일자리도 없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남자 젊은 남성들 일자리도 많이 빠져나간 건가요? 그러면

▼서영민: 맞습니다. 지금 울산 저는 울산 탈출이라는 표현을 쓰고 청년을 잃어버린 도시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고도 생각을 하는데...

◎송영석: 재무만 보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

▼서영민: 한 세 가지 측면에서 왜 청년이 울산을 떠나느냐 설명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생산직 일자리 문제입니다. 생산직 일자리에서 정규직이 굉장히 많이 줄고 있고 그래서 이 생산직이 비정규화되면서 이쪽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면 울산의 현대중공업 10년 전에 한 1만 7천 명 정도의 정규직 조합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7,500명 1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줄어도 공장은 돌아가는 겁니다. 비정규직 혹은 이주 노동자들을 사용해서 현대차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최근 5년 동안 퇴직자가 한 8,500명, 8,500명 정도의 퇴직자가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신규 채용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 지난해 현대차가 생산직을 신규 채용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 그때 300명 400명 올해까지 다 포함한다고 해도 한 800명 정도 수준인데 지금 최근 5년 동안 8,500명이 떠났는데 한 7~800명 고용했다. 그러면 극히 적게 고용을 하는 거죠. 앞으로도 이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생산직 정규직 일자리가 없는 이게 첫 번째 문제인데 좋은 일자리일수록 먼저 사라지고 있는 겁니까? 그러면 그렇습니다. 좋은 일자리 R&D 현대차 같은 경우는 R&D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고 중공업도 마찬가지인데 이 일자리들이 다 수도권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지금 가장 핵심적인 R&D 센터라고 하면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소가 한 100만 평 정도 되는 굉장히 넓은 부지라고 하는데 여기서 설계부터 시험 생산 그리고 문제 해결 그리고 최종 양산 전에 점검까지 다 여기서 다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울산은 생산기지화되는 거죠. R&D는 수도권에서 하고 현대중공업도 현대중공업은 사실
배를 만드는 공장이고 이런 공장들은 배를 만드는 곳을 벗어나서 R&D를 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과거에는 지금은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중공업도 역시 중간 지주사를 수도권으로 옮겨오고

◎송영석: 집약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서영민: 맞습니다. 그래서 R&D 센터가 수도권으로 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떤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냐하면 수도권에 있는 좋은 일자리에 취직하고자 하는 인력들이 울산으로 내려가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좋은 일자리들이 다 수도권에 모여서 그런 걸 수도 있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긴 하지만 분명한 건 좋은 일자리가 울산을 떠나고 있다. 이건 분명하다는 겁니다.

◎송영석: 두 가지 다 울산에는 안 좋은 거네요.

▼서영민: 그렇죠. 마지막 세 번째가 여성입니다. 여성 문제는 좀 전에도 얘기했고 앞으로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송영석: 이렇게 일자리가 줄고 사라지고 그러면 결국은 인구가 감소하는 것인데 그렇죠. 떠나니까 젊은 사람들이 그러면 광역시 타이틀에는 문제는 없는 겁니까?

▼서영민: 지금 110만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근데 제일 많을 때가 2015년 117만이었습니다. 7만이 준 겁니다. 그런데 2015년이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굉장히 중요한 해인데 인구적으로 아니면 지방에 있어서도 왜냐하면 이때부터 울산 인구가 줄었고요.
사실 이때 울산의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맞으면서 그때부터 울산 경기가 좀 안 좋아지기도 했고 출생률도 이때부터 급격히 떨어집니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그러니까 2015년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나라는 굉장히 어떤 출생률 측면에서도 인구학적인 측면에서도 안 좋은데 결국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울산에서는 여성들이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전반적으로 울산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한 7만 명 정도가 줄었는데 한 70% 4만 7천 명 8천 명 정도가 떠난 청년의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청년 떠나서 준 게 70%라는 거예요. 울산에. 그런데 이게 거의 대부분의 지역 도시들의 현실이긴 한데 이렇게 되면 청년이 떠나기 때문에 여성이 떠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니 출생률도 떨어지고 출생률도 떨어지고 그리고 이게 울산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이 떠난 분들이 대부분 대도시 특히 수도권 서울 지역에 많이 가거든요. 그렇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이 경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좀 더 높은 청년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 경쟁하다 보면 결혼이나 아니면 출산 같은 행사를 아니면 해야 할 일들을 미루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출생률은 더 떨어지는 거고요. 실제로...

◎송영석 :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군요.

▼서영민 : 네. 서울은 한 0.5 정도 되는 합계 출산율인데 점점 더 청년이 지방을 떠나서 수도권으로 가면 갈수록 출생률은 더 떨어지고 우리나라는 재생산이 어려운 나라가 되는거죠.

◎송영석 : 심각하군요. 그런데 이제 울산큰애기 아까 앞서 얘기할 때 젊은 층이 다 수도권으로 많이 가고 있는데 여성들 얘기를 먼저 하셨어요. 여성들 일자리도 많이 좀 더 사라지고 있나요?

▼서영민 : 이게 울산 고용의 성격이 원래 그렇긴 했습니다만, 이 부분을 한번 점검을 해봐야 됩니다. 그런데 고용률이라는 수치를 보면 인구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울산의 경우에는 남성의 경우에는 한 10년 전에는 압도적인 1등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정도 지나가면서 17개 자치단체 가운데 지금 지난해 10위 중하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니까 남성의 고용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군요. 그런데 여성은요 변치 않습니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심지어 23년 전에도 여성의 고용률은 울산은 17개 자치단체 가운데 꼴등입니다.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별로 없는데 이거 대기업들의 고용하고 있는 성비를 한번 살펴보시면 아, 이게 왜 그런지 쉽게 납득 하실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97대 3, 현대차 94대 6, 롯데케미칼 85대 15, SK 93 대 7.

◎송영석 : 저 정도로 심한가요?

▼서영민 : 생산직이 많은 도시다 보니 남성을 좀 많이 고용을 했고 사실은 요즘은 조금은 여성을 고용할 수도 있는 생산의 노동의 강도가 그렇게 강해지지 않아서 여성을 고용할 수도 있는 직종도 많다고는 하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남성들을 많이 고용해 오다 보니까 그리고 여성들이 아무래도 생산직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구가 좀 적은 측면도 있으니까 결국 저런 상황이 고착화돼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직장 혹은 일자리가 없는데 좀 더 늘리려는 노력을 했었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부족했고 그리고 효과가 많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은 지금 상황에 여성이 울산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는 건데 과거 같으면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그 남자가 정규직인 사람이 잘 벌어온다면 여성이 집에서 살림을 하는 그런 식의 분업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더 이상 우리 사회가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여성들도 대학을 나오고 교육을 많이 받고 오히려 남성보다 교육을 많이 받기 때문에 좀 더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은데,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여성일수록 울산에서 살기는 너무 어려운 겁니다.

◎송영석 : 그러니까 울산큰애기로 불렸던 울산의 젊은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는 애초부터 부족했다 그런 말씀이신데.

▼서영민 : 맞습니다.

◎송영석 : 자, 그런 상황에서 이제 20대 남성이 아직도 더 많은 건가요? 성비가 불균형이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에요?

▼서영민 : 성비 그래프를 한번 보시면 20대 남자와 여자의 성비를 보시면 이 변화하는 추이를 보면 아, 이게 상황이 보통 상황이 아니구나 느끼실 겁니다. 처음에 사실 광역시가 되던 해가 1997년입니다. 울산이요. 이때는 남녀 성비가 거의 1 대 1입니다. 50대 50 정도 되는데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래프 한번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광역시 승격 직후에는 50.9%였는데 이게 지난해 43.3%까지 떨어집니다. 무슨 말이냐면 여자 4명에 남자 5명인 도시라는 뜻입니다.

◎송영석 : 아니 아까 이제 서 기자가 이제 인구가 줄고 하면 일자리가 줄고 하면 출생률도 낮아지고 한다 그런 문제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이렇게 되면 남자들은 있는데 여성이 없으니까 결혼할 짝이 없는 거잖아요.

▼서영민 : 서울대 조영태 교수 말을 들어보면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인데 여성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는 겁니다. 일단 남성도 같이 떠난다는 측면에서 그래서 청년 인구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그렇고 그리고 여성이 떠나기 때문에 미래 세대가 더 적어집니다. 출생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깐요. 이런 경우에 이 도시의 미래는 굉장히 어두워진다라고들 얘기들을 합니다. 뭐 그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게 울산만의 문제인가.

◎송영석 :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고 울산마저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심각하게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서영민 : 우리 나라 GRDP 지역 총생산이 1인당으로 따졌을 때 압도적인 1위, 지금도 1위인 게 울산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도 1위이냐 소득이 왜 높으냐. 아버지 세대는 여전히 정규직이고 아버지 세대는 여전히 고연봉을 받는데, 아들 세대, 딸 세대의 경우에는 그런 직장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래가 어둡다는 것이고 이런 경우 청년들이 다 수도권으로 몰려가는데 이 상황을 설명 아까 설명해 드렸듯 출생률이 줄고 출생률이 준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적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겁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연구한 걸 보면 인구가 1% 줄어들면 GDP가 0.59% 준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한 2050년에 생산가능 인구가 35% 주는데 이때 저출생 고령화 효과를 고려하면 GDP는 30%가 준다는 겁니다. 성장이 아니고 GDP가 3분의 1 가까이가 사라진다는 겁니다. 결국, 울산이 아니면 지역의 산업도시가 움츠러든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점점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 속도가, 가속도가 붙는다는 얘기고 그렇게 인구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속도가 붙는다면 대한민국 전체 경제의 미래는 점점 더 어두워진다. 결코, 울산만의 문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이거를 강조해야 된다.

◎송영석:그렇기 때문에 이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의 위기가 온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군요.

▼서영민: 예. 맞습니다. 마강래 교수께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면 좋겠는데요. 들어보죠.

마강래: 왜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가 지역에서 사라지고 있는가 이건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자체에 너무나 많은 투자를 통해서 수도권에 페이버를 줬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청년 인구가 방법이 없는 거죠.

▼서영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얘기고요.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역에 좀 더 집중적인 투자를 하자는 것이 마 교수 주장인데 메가시티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지역에 투자를 하자는 얘기가 늘 반대에 부딪히는 바로 그 지점은 그렇게 해서 투자 효과가 나겠느냐.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것들도 있고 교통망을 필요 하느냐라는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라는 것이고 특히 R&D가 지역에서 계속해서 산업도시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R&D에서도 우리가 좀 더 지역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줄 필요가 있고 그리고 지역에서 더 일할 수 있게 젊은이들이 내려갈 수 있게 하는 어떤 제도적인 장치 마련도 필요할 텐데 또 다른 한편에서 취재 과정에서 들어보면 금융지원이 스타트업을 하려는 젊은이가 봤을 때는 서울에는 자금이 많고 조금만 있어도 투자자금을 모집하기가 쉬운데 지역은 어렵다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도 정부가 돌아볼 측면이 있는데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까부터 계속 말씀드렸지만, 결코 이게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고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게 청년의 울산 탈출 혹은 지역 탈출이거든요. 이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바라보는 게 가장 지혜로운 해법의 시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영석: 우리 모두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 아주 중요한 말씀해 주셨습니다. 청년을 잃어버린 도시라는 제목에서도 제가 심각성을 느꼈습니다만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를 잃어버린 도시까지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참 걱정이네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오늘 사사건건이 준비한 소식 모두 전해드렸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월요일 오후 4시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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