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유가 보조금 ‘줄줄’ 샌다

입력 2005.11.14 (22:23)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2001년부터 유가 인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운수업체에 지급되고 있는 정부유가 보조금이 새고 있습니다.

개인택시들이 가스를 실제보다 많이 넣은 것으로 장부를 조작해 유가 보조금을 더 타내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윤영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LPG 충전소.

개인택시 한 대가 가스를 충전하러 들어갑니다.

<녹취> "20,000원 어치만, 카드로 해야하니까 20,000원 어치만요."

이 택시에 충전한 가스량은 20,000원 어치인 24ℓ, 그러나 충전소측은 충전카드에 두 배나 되는 48ℓ를 적어 넣었습니다.

하루 전 충전하지 않아 비어있던 윗 칸에도 55ℓ 를 충전했다고 써 줬습니다.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아무리 일을 안 해도 충전소에서 알아서 해 준다거나 거짓으로 충전 ℓ량을 올려주니까요."

현재 정부가 택시업체에 지급하는 유가 보조금은 1ℓ에 154원.

이 개인 택시 운전기사는 오늘 하루 충전소가 가짜로 79ℓ를 더 적어둔 덕에 앉은 자리에서 12,200원이란 공돈이 생겼습니다.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500~600ℓ 운행을 하면서 소비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1,100~1,200ℓ로 부풀려서..."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정상적으로 일 해서 정상적으로 타는 사람 보다 7,80%가 그렇다고 봐야죠. 비합리적으로 유류 보조금을 탄다고 봐야죠."

이렇게 가스 충전량을 부풀려 주고 있는 충전소 측은 만약 곧이곧대로 충전량을 적어 줄 경우 택시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녹취> LPG 충전소 소장 : "어차피 지금 다 하고 있는 와중에 저희가 '저희는 못 해 드립니다'하면 다 또 떠나버립니다. 기사들이..."

이같이 택시 가스 충전량이 엉터리로 기록되고 있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1년 이후 해당 관청의 단속이나 점검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경기도 수원시가 최근 실태조사를 벌여 택시가 쉬는 날에 충전한 경우나 연료탱크 용량인 70ℓ보다 더 넣은 것으로 기록된 경우만을 적발한 것이 전부입니다.

지난 2001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택시 유가보조금은 해마다 늘어 올해만도 4,910억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은 모두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얘깁니다.

현장추적, 윤영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유가 보조금 ‘줄줄’ 샌다
    • 입력 2005-11-14 21:22:4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1년부터 유가 인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운수업체에 지급되고 있는 정부유가 보조금이 새고 있습니다. 개인택시들이 가스를 실제보다 많이 넣은 것으로 장부를 조작해 유가 보조금을 더 타내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윤영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LPG 충전소. 개인택시 한 대가 가스를 충전하러 들어갑니다. <녹취> "20,000원 어치만, 카드로 해야하니까 20,000원 어치만요." 이 택시에 충전한 가스량은 20,000원 어치인 24ℓ, 그러나 충전소측은 충전카드에 두 배나 되는 48ℓ를 적어 넣었습니다. 하루 전 충전하지 않아 비어있던 윗 칸에도 55ℓ 를 충전했다고 써 줬습니다.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아무리 일을 안 해도 충전소에서 알아서 해 준다거나 거짓으로 충전 ℓ량을 올려주니까요." 현재 정부가 택시업체에 지급하는 유가 보조금은 1ℓ에 154원. 이 개인 택시 운전기사는 오늘 하루 충전소가 가짜로 79ℓ를 더 적어둔 덕에 앉은 자리에서 12,200원이란 공돈이 생겼습니다.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500~600ℓ 운행을 하면서 소비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1,100~1,200ℓ로 부풀려서..." <녹취> 개인 택시 기사 : "정상적으로 일 해서 정상적으로 타는 사람 보다 7,80%가 그렇다고 봐야죠. 비합리적으로 유류 보조금을 탄다고 봐야죠." 이렇게 가스 충전량을 부풀려 주고 있는 충전소 측은 만약 곧이곧대로 충전량을 적어 줄 경우 택시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녹취> LPG 충전소 소장 : "어차피 지금 다 하고 있는 와중에 저희가 '저희는 못 해 드립니다'하면 다 또 떠나버립니다. 기사들이..." 이같이 택시 가스 충전량이 엉터리로 기록되고 있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1년 이후 해당 관청의 단속이나 점검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경기도 수원시가 최근 실태조사를 벌여 택시가 쉬는 날에 충전한 경우나 연료탱크 용량인 70ℓ보다 더 넣은 것으로 기록된 경우만을 적발한 것이 전부입니다. 지난 2001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택시 유가보조금은 해마다 늘어 올해만도 4,910억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막대한 금액은 모두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얘깁니다. 현장추적, 윤영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