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 심리전 숨고르기…전단 단속 엇박자 외

입력 2024.06.15 (08:18) 수정 2024.06.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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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청을 수락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양국은 긴밀한 군사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방북을 통해 양국은 우주개발 협력 등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체결한 조약을 손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6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정부가 지난 9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 모습에 유명 아이돌 가수 노래까지, 북한 주민들의 이목을 끌 다양한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후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담화를 내보내고, 우리 군도 확성기 방송을 자제하면서 남북 간 심리전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무엇일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에서 육군 소속 부사관 두 명이 북한의 지뢰 도발로 크게 다쳤습니다.

[구홍모/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2015년 8월 :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엿새 뒤 우리 군은, 강력한 응징을 천명하며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포격 도발을 감행하고, 48시간 내 군사행동 최후통첩과 함께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5년 8월 : "모든 심리전 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거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최후통첩을 들이댄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군 청년 100만 명이 입대와 재입대를 신청하며 결의를 다졌고, 북한 잠수함 전력의 70%가 출정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전운이 짙게 깔렸습니다.

결국 최후통첩 2시간을 앞두고 남북 고위 당국자들이 접촉하면서 20일 동안의 대치 국면은 극적으로 해소됐습니다.

[김관진/청와대 국가안보실장/2015년 8월 :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하였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대북 확성기를 둘러싼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는 분위깁니다.

국내 탈북민 단체가 최근 대북 전단을 다시 날리자.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북한 인민이여, 일어나라!"]

북한은 또다시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내며 맞섰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9일 첫 방송에선 삼성전자의 휴대폰 출하량 전세계 1위 소식 등을 전했고, 중간중간 가수 방탄소년단의 노래도 틀었습니다.

[김수경/대통령실 대변인/6월 9일 :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이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 줄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자신들이 오물풍선으로 낮은 단계의 반사적 반응을 했을 뿐인데, 남한은 확성기로 도발했다며 새로운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인근 곳곳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며 구체적으로 맞대응했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확성기 같은 경우엔 북한을 괴롭게 만들겠다는 거라기보다는 북한이 비정상적인 행태를 계속하면 계속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과연 오물풍선과 비례적인 걸로 얘기하자면 우리도 그럼 오물풍선을 보내야 된다는 얘기인가요?"]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계기로 반복되는 남북 간 갈등.

한반도 안정과 평화가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 위에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북 모두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9일 이후 우리 군 당국은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췄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6월 10일 : "(확성기 방송은) 전략적, 작전적 상황을 고려해서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합니다."]

북한도 미묘하게나마 수위를 조절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여정이나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죠. 담화 같은 경우에 일단 대북전단에 대해서도 우리도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을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 일단 중지를 하고 다음에 또 (남한이) 한다면 (대응)하겠단 방식으로 단계를 설정한 부분도 있었고요. 또 한편에는 (전단 살포) 재발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발언도 있었고요."]

다만, 이번 국면이 진정되기 전에 탈북민 단체가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북 전단 살포를 단속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단 살포 예상지역에 특별사법경찰들을 투입했습니다.

[김동연/경기지사/6월 11일 :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면서 도민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반면 통일부는, 단속은 경찰이 현장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물풍선을 단순히 날리는 정도로 심각한 위협이라고 연결 짓기는 무리"이며, 전단살포를 제지할 근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전단을 보내거나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유입시키는 행위 자체 이건 어떻게 보면 북한 변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남북한 관계가 긴장되고 또 서로가 낯을 붉히는 일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된다' 이런 여론들 자체가 북한이 바라는 거라고 볼 수가 있어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니, 우리가 위협을 안 당하고 있다는 걸 경찰청장이 어떻게 판단할 수가 있어요? 주민들이 실제 생활현장 곳곳에서 떨어져서 더럽고 기분 나쁜 것도 느껴지지만 향후에 그게 뭐가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는데 경찰청장이 할 말이 아니잖아요, 이게. 과거 9.11테러 이후에 미국의 모든 법은 공동의 안전이에요. 공동의 안전이 담보 안 된다면 개인의 자유란 건 언제든지 법으로 제약 당할 수 있어요."]

전술핵 재배치 논란…불씨는 여전

[앵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정가에선 북한 도발에 맞서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최고위 인사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나라에 전술핵 배치가 가능한 건지, 배치된다면 북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건지 이어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로저 위커 상원의원.

중러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며, 2025년 국방 예산을 약 75조 원 가량 증액하자는 제안서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제안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외교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핵 공유 협정이나 미국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달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청문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했습니다.

[짐 리시/미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5월 15일 : "북한·이란과 같은 불량 국가들은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전력을 수정해 억지력을 재확인하고 동맹국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전술핵은 전략핵보다 위력은 작지만, 도시나 산업 시설, 핵미사일 기지 등 좁은 지역과 특정 대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195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들여와 한때 900기가 넘었는데, 냉전이 해체되자 1991년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프레드 플라이츠/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 : "특정한 상황에서 (미국)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는 건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공중 투하용 B61 전술핵폭탄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를 주한미군에 다시 배치하거나, 평상시엔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관리하다 유사시 우리 전투기에 장착해 운용하는 방식이 모두 거론됩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전술핵을 배치하면 북한의 핵사용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이 핵무기를 만약 사용할 경우 거의 실시간의 보복,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인은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 핵무기 제외하곤 없어요. 나머지는 실질적으로 실시간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의 시차가 생기거나..."]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결국 전쟁이 나면 전술핵이 배치돼 있는 한국도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거기 때문에 더 우리는 군사적으로도 위험성이 노출되는 부분이 생기는 거고..."]

또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시 중러 등 주변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러시아도 서방 영토 인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러시아도 지금 극동 지역이나 태평양 지역에 엄청난 핵전력을 배치하고 있어요. 그건 미국이 배치하는 만큼 똑같이 배치하겠다란 원리인. 그런데 중국이나 러시아의 코앞에 그것도 가장 가까운 곳인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 하면 더 사태는 악화되겠죠."]

미 국무부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한 전술핵 재배치라는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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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남북, 심리전 숨고르기…전단 단속 엇박자 외
    • 입력 2024-06-15 08:18:06
    • 수정2024-06-15 08:34:30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청을 수락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양국은 긴밀한 군사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번 방북을 통해 양국은 우주개발 협력 등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체결한 조약을 손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6월 셋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정부가 지난 9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발전 모습에 유명 아이돌 가수 노래까지, 북한 주민들의 이목을 끌 다양한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후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담화를 내보내고, 우리 군도 확성기 방송을 자제하면서 남북 간 심리전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무엇일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에서 육군 소속 부사관 두 명이 북한의 지뢰 도발로 크게 다쳤습니다.

[구홍모/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2015년 8월 :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대로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에 응당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엿새 뒤 우리 군은, 강력한 응징을 천명하며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포격 도발을 감행하고, 48시간 내 군사행동 최후통첩과 함께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5년 8월 : "모든 심리전 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거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최후통첩을 들이댄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군 청년 100만 명이 입대와 재입대를 신청하며 결의를 다졌고, 북한 잠수함 전력의 70%가 출정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며 전운이 짙게 깔렸습니다.

결국 최후통첩 2시간을 앞두고 남북 고위 당국자들이 접촉하면서 20일 동안의 대치 국면은 극적으로 해소됐습니다.

[김관진/청와대 국가안보실장/2015년 8월 :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하였다."]

그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대북 확성기를 둘러싼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는 분위깁니다.

국내 탈북민 단체가 최근 대북 전단을 다시 날리자.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북한 인민이여, 일어나라!"]

북한은 또다시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보내며 맞섰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9일 첫 방송에선 삼성전자의 휴대폰 출하량 전세계 1위 소식 등을 전했고, 중간중간 가수 방탄소년단의 노래도 틀었습니다.

[김수경/대통령실 대변인/6월 9일 :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이 북한 정권에게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 줄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자신들이 오물풍선으로 낮은 단계의 반사적 반응을 했을 뿐인데, 남한은 확성기로 도발했다며 새로운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인근 곳곳에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며 구체적으로 맞대응했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확성기 같은 경우엔 북한을 괴롭게 만들겠다는 거라기보다는 북한이 비정상적인 행태를 계속하면 계속할수록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과연 오물풍선과 비례적인 걸로 얘기하자면 우리도 그럼 오물풍선을 보내야 된다는 얘기인가요?"]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계기로 반복되는 남북 간 갈등.

한반도 안정과 평화가 얼마나 날카로운 칼날 위에 서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북 모두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9일 이후 우리 군 당국은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췄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6월 10일 : "(확성기 방송은) 전략적, 작전적 상황을 고려해서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합니다."]

북한도 미묘하게나마 수위를 조절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여정이나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죠. 담화 같은 경우에 일단 대북전단에 대해서도 우리도 동일한 방식으로 대응을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 일단 중지를 하고 다음에 또 (남한이) 한다면 (대응)하겠단 방식으로 단계를 설정한 부분도 있었고요. 또 한편에는 (전단 살포) 재발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발언도 있었고요."]

다만, 이번 국면이 진정되기 전에 탈북민 단체가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북 전단 살포를 단속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단 살포 예상지역에 특별사법경찰들을 투입했습니다.

[김동연/경기지사/6월 11일 :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면서 도민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반면 통일부는, 단속은 경찰이 현장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물풍선을 단순히 날리는 정도로 심각한 위협이라고 연결 짓기는 무리"이며, 전단살포를 제지할 근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전단을 보내거나 아니면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유입시키는 행위 자체 이건 어떻게 보면 북한 변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남북한 관계가 긴장되고 또 서로가 낯을 붉히는 일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된다' 이런 여론들 자체가 북한이 바라는 거라고 볼 수가 있어요."]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니, 우리가 위협을 안 당하고 있다는 걸 경찰청장이 어떻게 판단할 수가 있어요? 주민들이 실제 생활현장 곳곳에서 떨어져서 더럽고 기분 나쁜 것도 느껴지지만 향후에 그게 뭐가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는데 경찰청장이 할 말이 아니잖아요, 이게. 과거 9.11테러 이후에 미국의 모든 법은 공동의 안전이에요. 공동의 안전이 담보 안 된다면 개인의 자유란 건 언제든지 법으로 제약 당할 수 있어요."]

전술핵 재배치 논란…불씨는 여전

[앵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정가에선 북한 도발에 맞서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최고위 인사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나라에 전술핵 배치가 가능한 건지, 배치된다면 북핵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건지 이어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로저 위커 상원의원.

중러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며, 2025년 국방 예산을 약 75조 원 가량 증액하자는 제안서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제안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외교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핵 공유 협정이나 미국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달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청문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했습니다.

[짐 리시/미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5월 15일 : "북한·이란과 같은 불량 국가들은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핵전력을 수정해 억지력을 재확인하고 동맹국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전술핵은 전략핵보다 위력은 작지만, 도시나 산업 시설, 핵미사일 기지 등 좁은 지역과 특정 대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195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들여와 한때 900기가 넘었는데, 냉전이 해체되자 1991년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자,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프레드 플라이츠/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 : "특정한 상황에서 (미국)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는 건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진다면 공중 투하용 B61 전술핵폭탄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를 주한미군에 다시 배치하거나, 평상시엔 주한미군이 전술핵을 관리하다 유사시 우리 전투기에 장착해 운용하는 방식이 모두 거론됩니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전술핵을 배치하면 북한의 핵사용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차두현/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북한이 핵무기를 만약 사용할 경우 거의 실시간의 보복,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인은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 핵무기 제외하곤 없어요. 나머지는 실질적으로 실시간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의 시차가 생기거나..."]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결국 전쟁이 나면 전술핵이 배치돼 있는 한국도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거기 때문에 더 우리는 군사적으로도 위험성이 노출되는 부분이 생기는 거고..."]

또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시 중러 등 주변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합니다.

실제로 최근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언급하며, 러시아도 서방 영토 인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러시아도 지금 극동 지역이나 태평양 지역에 엄청난 핵전력을 배치하고 있어요. 그건 미국이 배치하는 만큼 똑같이 배치하겠다란 원리인. 그런데 중국이나 러시아의 코앞에 그것도 가장 가까운 곳인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 하면 더 사태는 악화되겠죠."]

미 국무부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한 전술핵 재배치라는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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