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기고, 넘치고”… 다시 여름 맞은 참사 현장은? [현장K]①

입력 2024.06.19 (07:01) 수정 2024.06.19 (07: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진입 중인 차량 블랙박스 영상. 호우에 넘친 강물이 지하차도로  밀려들고 있다.지난해 7월,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진입 중인 차량 블랙박스 영상. 호우에 넘친 강물이 지하차도로 밀려들고 있다.

■ 30명 사상자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입 막는 사람도, 시설도 없었어."

충북 지역에 사흘째 장맛비가 쏟아지던 지난해 7월 15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에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흘간 400mm가 넘는 폭우에 근처 미호강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400m나 떨어진 지하차도까지 강물이 급격히 흘러 들어간 겁니다.

하지만 지하차도에는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사람도, 진입 차단 시설도 없었습니다.

지하차도로 강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지 불과 10분만인 오전 8시 40분.

총 길이 680m의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강물 6만 톤에 잠겨버렸습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튿날,  지하차도 안에서 발견된 시내버스가 견인되고 있다.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튿날, 지하차도 안에서 발견된 시내버스가 견인되고 있다.

지하차도 침수 이후,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지하차도에 가득 들어찬 수만 톤의 강물을 빼내는 작업만 12시간이 넘게 걸렸기 때문입니다.

강물을 모두 빼낸 뒤에도, 내부가 뻘과 진흙으로 뒤엉킨 탓에 제대로 된 수색 작업은 사고 이튿날 밤 9시가 넘어서야 진행됐습니다.

수색 결과, 지하차도 안에서는 시내버스와 승용차, 화물차 등 무려 차량 17대가 발견됐습니다.

지하차도 안에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우리나라 최악의 집중 호우 참사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됐습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무너진 미호강 임시 제방(왼쪽)과 현재 성토 작업 중인 신설 제방(오른쪽) 모습.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무너진 미호강 임시 제방(왼쪽)과 현재 성토 작업 중인 신설 제방(오른쪽) 모습.

■ 참사 이후 1년… 재개통 앞둔 오송 지하차도, 지금은?

다시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다음 달이면 벌써 1년입니다.

이달 말부터는 참사 직후 막혔던 지하차도 차량 통행도 재개됩니다.

참사 이후 맞는 첫 장마철을 앞두고,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현재 오송 궁평2지하차도 진입로. 비가 많이 오면 차량 통행을 자동으로 막는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현재 오송 궁평2지하차도 진입로. 비가 많이 오면 차량 통행을 자동으로 막는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안팎에서는 안전 보강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지하차도 진입 차단 시설입니다.

참사 당시엔 아무런 통제 시설이 없었던 지하차도 양 방향 입구에 설치됐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차도 안에 물이 15cm 이상 차오르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해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면 왼쪽 오송 궁평2지하차도 옆에 6m 높이의 제방 성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화면 왼쪽 오송 궁평2지하차도 옆에 6m 높이의 제방 성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하차도 바깥, 미호강 일대에는 제방을 쌓고 있었습니다.

미호강을 따라 1.68km의 제방을 새로 만들어 강 폭을 기존보다 최대 260m 넓히고, 호우에 강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겁니다.

다만, 공사 관계자는 "올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6m 높이의 '성토' 작업만 완료될 예정"이라며 "제방 아스팔트 포장과 배수 공사 등은 내년 상반기에야 끝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흙으로 된 제방이, 당장 장마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충청북도는 "올해는 미호강의 기존 제방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성토한 제방은 강물이 기존 제방을 넘어 범람할 때, 이를 차단하는 '임시 이중 제방'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올 여름 장마철엔 흙으로 만든 임시 제방이 제 역할을 다 해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해 7월, 괴산댐이 수문을 모두 열고 방류하고 있다.지난해 7월, 괴산댐이 수문을 모두 열고 방류하고 있다.

■ 물 넘친 괴산댐 … 1,700명 긴급 대피· 471억 원 피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난 날, 충북 괴산에도 이른 새벽부터 시간당 최대 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에서는 오전 6시 반부터 가둬 놓은 물이 댐 밖으로 흘러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월류 현상'으로, 1957년 댐 건설 이후 1980년 7월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괴산댐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수문 7개를 모두 열고, 댐 최대 방류량인 초당 2,699톤의 물을 하류로 쏟아냈습니다.

집중 호우에 이은 댐 방류로 하류 주민 1,7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마을과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하는 등 47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7월, 월류 당시 괴산댐에는 초당 최대 방류량보다 50톤 가까이 많은 빗물이 유입됐다.  (그래픽: 김선영)지난해 7월, 월류 당시 괴산댐에는 초당 최대 방류량보다 50톤 가까이 많은 빗물이 유입됐다. (그래픽: 김선영)

■ "댐 수위 조절로 수해 예방" vs "불안 여전"

올 여름엔 괜찮을까요?

환경부와 충청북도, 괴산군 등 관계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수해 예방 대책은 '댐 수위' 조절입니다.

홍수기인 이달 말부터 석 달 동안 괴산댐 수위를 기존 133m에서 3m 낮춘 130m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에 호우 특보가 발효되면 댐 수위를 1.3m 더 낮추고, 필요할 경우 수문 아래에 있는 점검 터널까지 개방해 수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댐 하류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한강홍수통제소 자료를 보면 괴산댐 월류가 확인된 지난해 7월 15일 오전 7시 30분, 댐에서는 1초에 2,699톤의 물을 내보냈습니다.

괴산댐이 방류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괴산댐으로 유입된 빗물은 초당 최대 방류량보다 50톤 가까이 많은 2,745톤이나 됐습니다.

이 당시, 댐 홍수위에서 월류까지 불과 한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은 만큼, 괴산댐 수위를 낮춰 운영해도 비슷한 수준의 폭우가 또 내리면 피해가 반복될 수 있는 겁니다.

지난해 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겪은 한 주민은 "댐에 물을 더 담아봐야 얼마나 더 담겠느냐"며 "또 그렇게 비가 온다면 (수위 조절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괴산댐 방류에 대비한) 저류지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히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부의 하천범람지도. 미호강 왼쪽 궁평2지하차도는 ‘5m 이상 침수심’ (붉은색)으로 분류됐다.환경부의 하천범람지도. 미호강 왼쪽 궁평2지하차도는 ‘5m 이상 침수심’ (붉은색)으로 분류됐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 해도…"이번엔 제대로"

환경부가 만든 하천범람 위험지도입니다.

집중 호우 시 하천 범람에 따른 침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도로, 환경부의 '도시침수지도' 누리집 (https://www.floodmap.go.kr/natreg/natregList.do)에서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참사 발생 전부터 최고 5m 이상 침수될 수 있는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있었습니다.

재난 당국이 이 정보를 토대로, 지하차도에 진입하는 차량을 빠르게 차단하고 우회하도록 조치했거나, 사전에 차량 진입 자동 차단 시설을 설치했더라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1957년 준공된 괴산댐 전경.1957년 준공된 괴산댐 전경.

괴산댐은 어떨까요?

괴산댐 역시,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유역 면적보다 댐 저수 용량이 너무 적어 집중 호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괴산댐 유역 면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의 1/4이나 되지만, 저수용량은 1/190에 불과합니다.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 정치권까지 나서 '발전용'으로 운영되는 괴산댐을 홍수 조절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댐'으로 전환하자고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바뀐 건 없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 수습해도 소용이 없음을 비꼬는 말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 재난에 대비하는 일은,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반드시 제대로 된 수습이 필요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모두가 우려하는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현장K] 수마 할퀴고 간 재난 현장…충북 현재 상황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79226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잠기고, 넘치고”… 다시 여름 맞은 참사 현장은? [현장K]①
    • 입력 2024-06-19 07:01:50
    • 수정2024-06-19 07:03:53
    심층K
지난해 7월,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진입 중인 차량 블랙박스 영상. 호우에 넘친 강물이 지하차도로  밀려들고 있다.
■ 30명 사상자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입 막는 사람도, 시설도 없었어."

충북 지역에 사흘째 장맛비가 쏟아지던 지난해 7월 15일 토요일.

오전 8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에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흘간 400mm가 넘는 폭우에 근처 미호강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400m나 떨어진 지하차도까지 강물이 급격히 흘러 들어간 겁니다.

하지만 지하차도에는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사람도, 진입 차단 시설도 없었습니다.

지하차도로 강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지 불과 10분만인 오전 8시 40분.

총 길이 680m의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강물 6만 톤에 잠겨버렸습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튿날,  지하차도 안에서 발견된 시내버스가 견인되고 있다.
지하차도 침수 이후,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지하차도에 가득 들어찬 수만 톤의 강물을 빼내는 작업만 12시간이 넘게 걸렸기 때문입니다.

강물을 모두 빼낸 뒤에도, 내부가 뻘과 진흙으로 뒤엉킨 탓에 제대로 된 수색 작업은 사고 이튿날 밤 9시가 넘어서야 진행됐습니다.

수색 결과, 지하차도 안에서는 시내버스와 승용차, 화물차 등 무려 차량 17대가 발견됐습니다.

지하차도 안에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우리나라 최악의 집중 호우 참사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됐습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무너진 미호강 임시 제방(왼쪽)과 현재 성토 작업 중인 신설 제방(오른쪽) 모습.
■ 참사 이후 1년… 재개통 앞둔 오송 지하차도, 지금은?

다시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다음 달이면 벌써 1년입니다.

이달 말부터는 참사 직후 막혔던 지하차도 차량 통행도 재개됩니다.

참사 이후 맞는 첫 장마철을 앞두고,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현재 오송 궁평2지하차도 진입로. 비가 많이 오면 차량 통행을 자동으로 막는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안팎에서는 안전 보강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지하차도 진입 차단 시설입니다.

참사 당시엔 아무런 통제 시설이 없었던 지하차도 양 방향 입구에 설치됐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차도 안에 물이 15cm 이상 차오르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해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면 왼쪽 오송 궁평2지하차도 옆에 6m 높이의 제방 성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하차도 바깥, 미호강 일대에는 제방을 쌓고 있었습니다.

미호강을 따라 1.68km의 제방을 새로 만들어 강 폭을 기존보다 최대 260m 넓히고, 호우에 강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겁니다.

다만, 공사 관계자는 "올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6m 높이의 '성토' 작업만 완료될 예정"이라며 "제방 아스팔트 포장과 배수 공사 등은 내년 상반기에야 끝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흙으로 된 제방이, 당장 장마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충청북도는 "올해는 미호강의 기존 제방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성토한 제방은 강물이 기존 제방을 넘어 범람할 때, 이를 차단하는 '임시 이중 제방'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결국, 올 여름 장마철엔 흙으로 만든 임시 제방이 제 역할을 다 해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해 7월, 괴산댐이 수문을 모두 열고 방류하고 있다.
■ 물 넘친 괴산댐 … 1,700명 긴급 대피· 471억 원 피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난 날, 충북 괴산에도 이른 새벽부터 시간당 최대 8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에서는 오전 6시 반부터 가둬 놓은 물이 댐 밖으로 흘러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월류 현상'으로, 1957년 댐 건설 이후 1980년 7월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괴산댐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수문 7개를 모두 열고, 댐 최대 방류량인 초당 2,699톤의 물을 하류로 쏟아냈습니다.

집중 호우에 이은 댐 방류로 하류 주민 1,70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마을과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하는 등 47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7월, 월류 당시 괴산댐에는 초당 최대 방류량보다 50톤 가까이 많은 빗물이 유입됐다.  (그래픽: 김선영)
■ "댐 수위 조절로 수해 예방" vs "불안 여전"

올 여름엔 괜찮을까요?

환경부와 충청북도, 괴산군 등 관계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수해 예방 대책은 '댐 수위' 조절입니다.

홍수기인 이달 말부터 석 달 동안 괴산댐 수위를 기존 133m에서 3m 낮춘 130m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간에 호우 특보가 발효되면 댐 수위를 1.3m 더 낮추고, 필요할 경우 수문 아래에 있는 점검 터널까지 개방해 수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댐 하류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한강홍수통제소 자료를 보면 괴산댐 월류가 확인된 지난해 7월 15일 오전 7시 30분, 댐에서는 1초에 2,699톤의 물을 내보냈습니다.

괴산댐이 방류할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각, 괴산댐으로 유입된 빗물은 초당 최대 방류량보다 50톤 가까이 많은 2,745톤이나 됐습니다.

이 당시, 댐 홍수위에서 월류까지 불과 한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은 만큼, 괴산댐 수위를 낮춰 운영해도 비슷한 수준의 폭우가 또 내리면 피해가 반복될 수 있는 겁니다.

지난해 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겪은 한 주민은 "댐에 물을 더 담아봐야 얼마나 더 담겠느냐"며 "또 그렇게 비가 온다면 (수위 조절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역시 "(괴산댐 방류에 대비한) 저류지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히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부의 하천범람지도. 미호강 왼쪽 궁평2지하차도는 ‘5m 이상 침수심’ (붉은색)으로 분류됐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 해도…"이번엔 제대로"

환경부가 만든 하천범람 위험지도입니다.

집중 호우 시 하천 범람에 따른 침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도로, 환경부의 '도시침수지도' 누리집 (https://www.floodmap.go.kr/natreg/natregList.do)에서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이 자료를 보면,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참사 발생 전부터 최고 5m 이상 침수될 수 있는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있었습니다.

재난 당국이 이 정보를 토대로, 지하차도에 진입하는 차량을 빠르게 차단하고 우회하도록 조치했거나, 사전에 차량 진입 자동 차단 시설을 설치했더라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1957년 준공된 괴산댐 전경.
괴산댐은 어떨까요?

괴산댐 역시,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유역 면적보다 댐 저수 용량이 너무 적어 집중 호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괴산댐 유역 면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의 1/4이나 되지만, 저수용량은 1/190에 불과합니다.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 정치권까지 나서 '발전용'으로 운영되는 괴산댐을 홍수 조절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댐'으로 전환하자고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바뀐 건 없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미 일이 잘못된 뒤에 수습해도 소용이 없음을 비꼬는 말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 재난에 대비하는 일은,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반드시 제대로 된 수습이 필요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모두가 우려하는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현장K] 수마 할퀴고 간 재난 현장…충북 현재 상황은?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79226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